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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가족 해체의 그늘…스스로 최후 준비하는 日독거 노인

기자
이형종 사진 이형종

[더,오래] 이형종의 초고령사회 일본에서 배운다(66)

“내가 죽을 때는 15만엔밖에 없습니다. 화장과 무연고 사망자로 처리해주세요. 나를 맡아 줄 사람이 없습니다.” 가나가와현 요코스카(横須賀)시에서 70대 독신 남성이 이런 유서를 남기고 사망했다.
 
이렇게 고령의 독신 세대는 고독사를 맞이하거나 의지할 데 없는 유골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인생 후반을 독신으로 살다가 사망하는 사람이 갈수록 늘고 있다. 2035년에는 도쿄에 사는 65세 이상의 세대 중에 독신 세대가 44%까지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65세 이상 고령자가 있는 세대 중의 3세대 동거 가족이 차지하는 비율이 1980년에는 50.1%였지만, 2018년에는 약 10%로 크게 감소했다. 또한 2019년 한 해 동안 일본인 사망자 수는 약 138만명이었지만, 반면에 새로 태어난 출생자 수는 약 86만명이다. 매년 사망자는 계속 늘어나는 다사(多死) 사회가 도래한 것이다.
 
다사사회에서 어떻게 인생을 마무리할 것인지 죽음을 둘러싼 사회적 담론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사진 pixabay]

다사사회에서 어떻게 인생을 마무리할 것인지 죽음을 둘러싼 사회적 담론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사진 pixabay]

 
다사 사회에서 어떻게 인생을 마무리할 것인지 죽음을 둘러싼 사회적 담론도 활발하다. 이런 현상을 대표하는 키워드가 있다면 단연 ‘슈우카츠(終活)’일 것이다. 종활이란 인생의 마지막을 위한 활동이라는 말이다. 사람이 자기다운 죽음을 의식하고, 인생의 마지막을 맞이하기 위한 다양한 준비, 즉 인생의 총괄적 마무리를 의미한다.
 
실제로 조사결과를 보면 많은 일본인은 노후에 독신으로 살 것을 예상하고,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 고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의 10~60대 성인 1000명에게 물었더니 60%가 노후에 독신으로 살아갈 것 같다고 대답했다.
 
40세 이상 독신 남녀 44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종활을 하는 이유로서 ‘주변에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서(33%)’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그다음으로 ‘자기 일은 자신이 결정해두고 싶어서(22.1%)’, ‘자신을 최후까지 돌봐줄 사람이 없어서(21.6%)’ 순이었다. 자녀가 없는 대다수의 독신 세대가 최후기를 불안해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인생에서 자립할 수 없을 때는 누군가의 힘을 빌려야 한다. 지금까지 인생 종말기부터 사후까지의 절차와 지원은 가족과 친척이 담당해왔다. 그러나 가족 형태와 거주방식이 다양화해 가족과 자손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가족형태와 가족개념이 바뀌면서 가족이 부모의 노후, 질병, 죽음을 돌보는 것이 사실상 어렵게 되었다. 결국 스스로 건강할 때 노후생활 전반을 어떻게 살아갈지 생각해 두어야 한다. [사진 pixabay]

가족형태와 가족개념이 바뀌면서 가족이 부모의 노후, 질병, 죽음을 돌보는 것이 사실상 어렵게 되었다. 결국 스스로 건강할 때 노후생활 전반을 어떻게 살아갈지 생각해 두어야 한다. [사진 pixabay]

 
무엇보다 가족 형태의 변화는 노후의 독신 세대의 증가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이혼과 사별, 그리고 미혼으로 배우자가 없는 사람이 독신 세대를 구성한다. 50세 시점에서 한 번도 결혼경험이 없는 사람의 비율을 생애 미혼율이라고 한다. 이 생애 미혼율은 2020년 남성 26.7%, 여성 17.5%다. 2030년에는 남성 30%, 여성 23%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50세 이후 이혼하는 사람도 크게 늘고 있다. 황혼이혼은 1990년부터 2000년까지 10년간 약 300% 급증했고, 이후에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요인으로 고령자의 독신 세대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장래에 부부 두 사람 또는 독신 고령자는 별거 자녀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거나 의존할 가족이 없는 등으로 여러 가지 문제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경향이 더욱 커지면 ‘노후독신사회’가 될 것이다.
 
동거자가 있다고 해도 동거자도 고령화해 간병을 받기가 어려워진다. 간병 환자와 동거 중인 주요 간병인은 배우자(23.8%), 자녀(20.7%), 자녀의 배우자(7.5%)였다. 70대의 간병환자를 70대가 간병하는 비율은 56.0%, 80대의 간병환자를 50대의 간병인이 간병하는 비율이 31.6%였다. 간병이 필요한 사람이 75세 이상 중에 간병하는 사람도 75세 이상의 비율은 2001년 18.7%에서 2019년에 33.1%로 대폭 증가하고 있다. 주된 간병인이 배우자이고, 그 배우자와 자녀도 고령화했기 때문에 가족의 부담은 커지고 있다(2019년 국민생활기초조사).
 
가족에 대한 개념도 크게 바뀌고 있다. 현실적으로 가족의 범위를 명확하게 정의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사람들은 간병이 필요할 때 자녀보다 간병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을 더 선호한다. 별거하는 자녀나 형제에게 의존하지 않으려는 고령자가 많다. 자녀가 없는 고령자가 그 형제마저 가족으로 생각하지 않으면 고립무원이 된다.
 
이렇게 가족형태와 가족개념이 바뀌면서 가족이 부모의 노후, 질병, 죽음을 돌보는 것이 사실상 어렵게 되었다. 결국 스스로 건강할 때 노후생활 전반을 어떻게 살아갈지 생각해 두어야 한다. 스스로 사전에 인생 종말기를 생각하고, 대비해야 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그렇다고 건강할 때 노후를 대비한다 해도 죽음 전후에 일어나는 일을 혼자서 준비할 수는 없다. 마지막 죽음을 대비하는데 분명히 한계가 있다.
 
자립할 수 없을 때의 인생을 누구에게 의지할 것인지는 중요한 문제다. 가까운 가족과 친척이 없다면 자신의 최후기와 사후의 대책을 누구에게 위탁할 것인지 불안하게 느끼는 고령자가 많다.
 
일본의 지자체는 가족의 세대구조 변화에 따라 지역주민의 인생 최후기를 지원하는 사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 pixabay]

일본의 지자체는 가족의 세대구조 변화에 따라 지역주민의 인생 최후기를 지원하는 사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 pixabay]

 
최근 이런 불안을 가진 독신 고령자를 지원하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일본 지자체가 지역주민을 위한 종활 서비스를 제공하고, 민간기업도 나서기 시작했다. 돌봄과 안부, 장례와 납골 등 사후 절차를 패키지로 제공하는 서비스도 등장하고 있다. 주변에 폐를 끼치지 않고 안심하고 살다가 최후기를 맞이하고 싶어하는 많은 고령자의 니즈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요코스카시는 종활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표적인 지자체다. 시에 의탁할 데가 없는 유골이 2000년 이전에는 연간 10구 정도였지만, 2014년에는 60구까지 늘어났다. 사망자 중에는 소득이 적어도 자신의 공양 비용으로 20만~30만엔을 남기고 사망하는 사람이 많았다. 대부분 사망자는 독신이었다. 납골당도 이미 꽉 차 있는 상태였고, 시의 경제적 부담은 점점 커졌다.
 
이에 요코스카시는 2015년 저소득 독신 고령자가 사전에 비용을 내고, 사망할 때 원하는 장례와 납골당을 제공받는 ‘엔딩플랜 서포트 사업’을 실시했다. 월 소득 18만엔 미만, 자산 225만엔 이하로 의지할 가족이 없는 사람을 대상으로 긴급 연락처와 연명 치료의 여부, 장례와 납골 등 희망 사항을 파악해둔다. 그리고 장례회사를 소개하고, 25만엔에 생전계약을 체결한다.
 
장례와 납골은 민간 사업자와 자유롭게 계약하고, 그 결과와 정보만 시에 등록할 수 있다. 지역사회의 10개 장례회사가 협력을 신청했다. 사업 초기에 사전 비용을 지불하고 계약하는 사람이 있을지 확신하지 못했지만, 많은 고령자가 문의했다. 2019년 4월 말까지는 40명이 등록하고 9명은 이미 장례와 납골을 마친 상태다.
 
또한 요코스카시는 2018년부터 ‘종활정보등록전달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긴급 연락처, 엔딩노트와 유언보관장소, 묘지 등 11개 항목을 자유롭게 등록하고, 병원과 경찰에서 문의하면 시에서 즉시 답변한다. 등록 문의는 계속 증가하고 있고, 현재 120건이 등록되었다. 2018년에 처음으로 등록자가 사망했다.
 
65세 이상의 고령자가 있는 세대는 전체 세대의 49.4%를 차지하고 있다. 그중에 독신 세대는 28.8%에 이르고 있다(2019년 국민생활기초조사). 독신 세대의 예비군이라는 고령 부부세대를 포함하면 전체의 61.1%에 이른다. 이전에 전형적인 주류 세대였던 3세대 동거는 10%도 되지 않는다. 일본의 지자체는 가족의 세대구조 변화에 따라 지역주민의 인생 최후기를 지원하는 사업을 벌이고 있다.
 
커리어넷 커리어 전직개발 연구소장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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