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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환 曰] ‘한국호’ 균형추는 중도층

한경환 총괄 에디터

한경환 총괄 에디터

최근의 여론조사 흐름을 보면 중도층의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4~6일 조사한 결과,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중도층에서 긍정평가(35.0%)보다 부정평가(62.8%)가 높게 나타났다. 지지정당이 없다는 무당층에서도 긍정평가가 24.7%, 부정평가가 64.8%로 조사됐다. 한국갤럽이 5~7일 조사한 바에 따르면 중도층은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대해 33%가 긍정적으로, 61%가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한국리서치가 한국일보 의뢰로 조사(12월 28~30일)한 결과, 중도층에서 잘함이 41.3%, 못함이 56.7%였다. 다른 여론조사들에서도 비슷한 추이를 보이고 있다.
 

한쪽으로 치우칠 때마다 중도가 견제
극단주의 의존 정치는 실패 지름길

조선일보·TV조선의 조사(12월 27~29일)에선 중도층의 대통령 국정운영지지도가 잘함이 35.4%, 못함이 61.1%로 나왔다. 내년 3월 대선과 관련해 중도층에선 정권 교체론(50.4%)이 정권 유지론(32.5%)을 큰 차이로 앞섰다.
 
굳이 이런 각종 여론조사 사례를 장황하게 들먹거리지 않아도 현대 정치와 선거에 있어서 중도층의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은 없을 것이다. 극단주의에 의존하고 ‘집토끼’에만 집착한다면 확장성이 약해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은 이제 상식이 됐다.
 
문제는 현실이 꼭 그렇게 돌아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정부·여당 쪽에선 ‘친문 극단 세력’의 입김이 절대적으로 강하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최근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면론을 흘리며 중도층 공략에 나설 태세지만 내부 극단 세력의 거센 반발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촛불로 무너진 박근혜 대통령 정부에서도 ‘친박 극단 세력’의 전횡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좌파가 됐건 우파가 됐건 결국 극단 세력이 오래 갈 수 없다는 건 이미 증명됐다고 봐야 한다. 어느 사회나 극단 세력은 있게 마련이지만 이제 한국에선 설 자리가 약화됐다.
 
한국의 현대 정치사에선 극단 세력의 등장과 퇴조가 반복됐다. 지금은 정치·경제·사회적으로 상대적 안정기에 들었다. 물론 그동안 초단축 성장에 따른 빈부 격차의 심화, 여전히 사회 곳곳에 숨어 있는 인권 사각지대, 서울과 지방의 격차 같은 문제들이 많긴 하지만 이는 정치적 대화와 협상을 통해 얼마든지 고쳐나갈 여지가 있다. 꼭 혁명적인 급진 개혁에 매달리지 않아도 해법을 찾을 수 있을 만큼 우리 사회는 매우 성숙해져 있다. 정치권만 이런 사실을 아직 잘 모르는 것 같다.
 
한국에선 여전히 극단주의 세력이 판을 치고 있다. 그들은 정국을 주도하고 국민을 이끌어 나가고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건 오판이다. 좌로 또는 우로 극단적으로 기울 때마다, 역사의 고비마다 균형추 역할을 한 국민은 중도층이다. 이들은 ‘한국호’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칠 때마다 냉철하게 매를 들었다.
 
174석의 압도적 과반을 가진 여당이 의석수만 믿고 입법폭주를 하고 있는 지금 중도층은 준엄한 경고를 날리고 있다. 정부·여당의 잇따른 실정에도 야당인 국민의힘이 반사이익을 누리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도 그들이 집권 시절 제멋대로 극단적인 정치를 한 데 따른 중도층의 뿌리 깊은 반감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은 이제 더는 극단주의 세력이 제 마음대로 휘두를 수 없는 나라가 됐다. 정치든 선거든 정책이든 합리적이고 온건한 다수의 국민을 무시하고 권력이 마치 제 호주머니 것인 양 행동했다가는 철퇴를 맞을 것이다. 이럴 때 협치는 국민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정당이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도 하다. 난폭 운전의 대가는 명백하다. 속도와 신호, 차로를 잘 지켜 안전운행하는 길이 희망찬 새해를 맞는 첩경이다.
 
한경환 총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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