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국제음악재단의 이용민 신임 대표. [사진 통영국제음악재단]](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101/07/01158366-16bc-4f6b-ab85-a2e6bf95ac50.jpg)
통영국제음악재단의 이용민 신임 대표. [사진 통영국제음악재단]
이용민 통영국제음악재단 신임 대표
본지와 전화 인터뷰에서 그는 “이제는 더 이상 남의 손을 빌릴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1994년부터 통영중고등학교에서 음악을 가르치고 통영시립소년소녀합창단, 여성합창단의 지휘를 맡았던 그는 2002년 통영국제음악제 출범 당시 운영위원을 맡았다. 처음에는 아마추어 음악인도 참여 가능한 프린지를 책임졌다. “당시 사무국장이었던 김승근 현 서울대 교수가 사임하게 되면서 나에게 후임 역할을 부탁했다. 두 번 정도 거절했는데, 더 시간을 끌면 안된다 싶어 학교와 합창단에 사표를 쓰고 사무국장을 맡았다.” 통영 출신으로 재독 중 동백림 간첩 사건에 휘말린 윤이상을 기리는 음악제에 대한 전망이 당시엔 밝지 않았다. “지역의 어른들은 많이 만류하셨다. 음악제 얼마 못 간다고…. 그런데 서울 사람들이 와서 이 정도로 열심히 씨를 뿌려놨는데 통영 사람들이 그냥 지켜보고만 있는 건 말이 안됐다.”
통영국제음악제는 음악학자인 김승근이 초대 사무국장을 맡아 일궜고, 2002년 고(故) 박성용 금호아시아나그룹 명예회장이 초대 이사장, 2005년~2013년 이홍구 전 국무총리가 2대 이사장을 맡으며 기틀을 다졌다. 이 대표는 “2002년 당시에는 일반적이지 않던 재단을 설립하면서 박성용-이홍구 이사장의 리더십을 구축한 것이 일종의 준거를 만들어 자치단체장의 정치색과 상관 없는 재단 활동이 가능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통영을 고향으로 평생 그리워 하며 독일에서 세상을 떠난 윤이상에 대한 이 대표의 관심도 각별하다. “통영 충렬 초등학교를 졸업했는데 음악시범학교였다. 전교생 2000여명이 매주 음악 조회를 하면 뒷산에 노래가 울렸다. 통영 태생의 전혁림, 유치환, 유치진, 김춘수, 김상옥, 박경리의 이야기는 내가 예술가가 된 듯한 느낌을 줬다.” 그는 경남대학교 사범대 음악교육과에 진학했고 윤이상의 초기 가곡 분석으로 석사논문을 썼다.
이 신임 대표는 “20여년 조직에서 많이 배웠다. 애정과 열정을 책임과 성과로 바꾸는 일에 도전하려 한다”고 했다. 또 “음악만 놓고 보면 서울에 수준 높은 공연이 즐비하다. 하지만 통영에는 거기에 더해 환상 같은 게 있다. 콘텐트와 공간을 결합할 수 있는 매력적 도시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임 대표의 임기는 3년이다. 더불어 통영국제음악제는 진은숙(60) 작곡가를 차기 예술감독으로 선임한 상태다. 진 감독의 임기는 2022년부터 2026년까지 5년이다.
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