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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정부 “한국 정부가 70억 달러를 인질로 잡고 있다”

이란 군대인 혁명수비대가 지난 4일 페르시아만(아라비아만)에서 한국 선적의 화학운반선인 한국케미호를 나포한 것과 관련, 이란 정부 대변인이 5일 “한국 정부가 70억 달러(약 7조6000억원)를 인질로 잡고 있다”고 말해 의도가 주목된다. 알리 라비에이 대변인은 이날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한국 선박 나포가 인질극에 해당한다’는 주장에 반박하며 “만약 인질극이 존재한다면 그것은 우리 자금 70억 달러를 근거 없이 동결한 한국 정부일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한국의 우리은행과 IBK기업은행은 미국의 대이란 경제제재로 이란산 석유 수입대금 약 70억 달러를 넘겨주지 못하고 동결하고 있다.
 

석유대금 70억 달러 동결된 상태
외교가선 “이란이 미국과 충돌 대비
한국 선박을 사실상 인질로 잡아”
양측 대립 속 한국을 희생양 평가

이번 사건에 대해 외교가에선 “이란이 미국과의 충돌 가능성에 대비해 한국 선박을 사실상 ‘인질’로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이 서로 대립 중인 미국과 이란 사이에 끼였다는 설명이다. CNN도 한국이 양국 대립의 “애먼 피해자(neutral victim)”가 됐다고 평가했다.
 
지난 4일 아랍에미리트 를 향하던 중 이란 혁명수비대에 나포된 한국케미호(9797t). 사진은 이란 국영 방송 IRIB가 공개한 현장 모습. [뉴시스]

지난 4일 아랍에미리트 를 향하던 중 이란 혁명수비대에 나포된 한국케미호(9797t). 사진은 이란 국영 방송 IRIB가 공개한 현장 모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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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한국 선박을 나포한 것은 미국의 현재와 차기 행정부 양측에 각각 ‘경고’와 ‘압박’의 메시지를 동시에 던지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임기 마지막까지 대이란 군사행동 가능성을 계속 시사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향해선 “공격은 용납하지 않겠다”는 ‘경고’ 메시지가 될 수 있다. 오는 20일 취임을 앞둔 조 바이든 당선인에겐 이란 핵합의(JCPOA) 재협상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압박’으로 풀이된다.
 
이란은 지난해 11월 핵과학자 암살과 지난 3일 거셈 솔레이마니 사령관 사망 1주기를 계기로 대미 보복도 다짐해 왔다. 4일 우라늄 농축 농도를 20%로 높이기 시작한 바로 그날 한국 선박을 돌연 나포한 것은 미국을 직접 건드리는 대신 동맹국 중 하나를 골라 우회적인 경고를 보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다만 미국과 이란 양측 모두 확전은 자제하며 대응 수위를 조절하고 있다. 이란은 이번 사건에 대해 “완전히 기술적 사안”이라며 “정치적 목적이 아닌 환경오염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미국도 국무부 차원의 원칙적 입장만 냈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4일 “이란에 억류한 한국 선적 유조선을 즉시 풀어줄 것을 요구한다”며 “(나포는) 국제사회의 제재 압력을 완화하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미국과 이란이 트럼프 임기 말 ‘강 대 강’ 충돌은 피하더라도 이란은 한국 선박 나포로 향후 소기의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현재 이란엔 차기 바이든 행정부를 상대로 핵 협상과 제재 완화 논의를 할 때를 대비한 지렛대가 필요하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란이 핵 합의에 복귀해야 미국도 그렇게 하겠다는 입장을 꾸준히 밝혀 왔다. 이란은 “탄도미사일을 의제에 추가하는 협상은 불가”라는 주장을 계속하고 있지만 내심 오는 6월 자국의 대통령 선거 전에 대미 협상을 매듭짓기를 바라는 눈치다. 이런 상황에서 이란 정부가 나포 한국 선박을 이용해 미국의 제재 완화를 노릴 경우 억류자 석방 협상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외교부는 고경석 아프리카·중동국장을 비롯한 대표단을 이란으로 파견해 나포 선박과 관련한 교섭을 진행할 예정이다. 최종건 외교부 1차관도 사전에 예정됐던 오는 10일 이란 방문을 그대로 추진한다. 
 
이유정·박현주 기자 park.hyun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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