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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고민끝 발탁한 '윤석열 동기' 박범계,평화인가 또 갈등인가

'국정농단' 사태 당시 박근혜 대통령 퇴진운동을 선언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박범계 의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국정농단' 사태 당시 박근혜 대통령 퇴진운동을 선언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박범계 의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후임으로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지명했다.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 후보자로는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을 선택했다.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검찰개혁을 이끌 ‘투 톱’으로 모두 판사 출신이 낙점됐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서울·전주·대전지법 판사로 일한 뒤 노무현 청와대에서 민정2비서관과 법무비서관을 지냈다. 19∼21대 국회의원에 당선돼 법제사법위위원회와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간사를 맡았다. 정만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인사 발표 브리핑에서 박 후보자를 “우리 사회 각종 부조리 해결과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해 왔다”고 소개했다.  
 
박 후보자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여 검찰개혁을 완수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법조계에선 내년부터 시행될 개정 수사권 조정을 잡음 없이 안착시키는 것이 박 후보자가 당장 맡아야 할 과제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민주당이 수사권과 기소권을 완전히 분리하는 ‘검찰개혁 시즌2’을 주장하고 있어, 박 후보자가 이를 조율하는 역할도 맡아야 한다.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된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0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오종택 기자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된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0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오종택 기자

추 장관 때 감정골이 깊어진 검찰과 관계 개선도 과제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박 후보자와 사법시험(33회)·사법연수원(23기) 동기다. 나이는 윤 총장이 세 살 많다. 박 후보자는 ‘윤 총장과 관계를 어떻게 맺을 것이냐’는 질문에 “추후 말씀드리겠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문 대통령이 법무부와 검찰은 안정적인 협조 관계가 돼야 하고, 그걸 통해 검찰개혁을 이루라고 말씀하셨다. 그것이 저에게 주신 지침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발표 당일까지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누구를 택할지 고민했다고 한다. 전날 오후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법무부 장관은 최종적으로 두 장의 카드를 들고 갔다”고 했다. 그 중 유력했던 카드가 박 후보자였다. 특히 민주당에서 박 후보자를 추천하는 기류가 강했다. 청와대 주변에서 '박범계 카드'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지만 결국 문 대통령의 선택은 박 후보자였다. 
 
민주당에선 “이제 검찰 개혁의 입법 과제는 대체로 마무리된 상태라 안정적으로 수습할 인물을 문 대통령이 고른 것 같다”는 말이 많이 나왔다. 또 “추 장관이 박 후보자를 적극 추천했다고 알고 있다. 당내에서 ‘타협론자’라는 얘기를 들는 만큼 추 장관 때와 달리 감정 싸움 없이 검찰개혁을 풀어가지 않겠느냐"(민주당 최고위원)는 기대감도 표출됐다. 하지만 박 후보자는 최근 국정감사에서 윤 총장에게 호통을 치며 뚜렷한 대립각을 세웠다. 또 윤 총장을 극성스럽게 비판하는 친문 지지자들의 영향력 때문에라도 그와 윤 총장과의 관계를 속단하기 어렵다는 얘기가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에 판사 출신인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을 지명했다. 사진은 이날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이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로 출근하는 모습.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에 판사 출신인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을 지명했다. 사진은 이날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이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로 출근하는 모습.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초대 공수처장 후보자로 국회가 추천한 판사 출신 김진욱 연구관과 검사 출신 이건리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중 김 연구관을 택했다. 공수처 출범 취지가 검찰 견제에 방점이 찍힌 만큼 ‘비(非) 검찰’ 지명은 정해진 수순이었다는 분석이다.
 
김 후보자는 입장문을 내고 “공수처 출범에 대한 여러분들의 기대와 걱정을 잘 알고 있다”며 “인사청문회를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서울지방법원 판사와 법무법인 김앤장 소속 변호사 등으로 일했다. 초대 특검이었던 1990년 ‘조폐검사 파업유도’ 사건에서 특별수사관을 맡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신임 환경부 장관에는 한정애 민주당 의원을, 국가보훈처장에는 황기철 전 해군참모총장을 내정했다. 법무부 장관외에 2개 부처가 개각 대상에 포함된 걸 두고는 추 장관 경질 개각으로 비쳐지지 않도록 배려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3개 부처에 대한 장관급 인사를 단행했다.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는 박범계 국회의원(왼쪽부터), 환경부 장관 후보자에는 한정애 국회의원, 국가보훈처장에는 황기철 전 해군참모총장을 내정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3개 부처에 대한 장관급 인사를 단행했다.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는 박범계 국회의원(왼쪽부터), 환경부 장관 후보자에는 한정애 국회의원, 국가보훈처장에는 황기철 전 해군참모총장을 내정했다. [청와대 제공]

한정애 후보자는 노동운동가 출신의 3선 국회의원이다. 당에서 정책위원회 의장을 역임하는 등 ‘정책통’으로 불렸다. 특히 노동 문제에 전문성이 있는 한 후보자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고용노동부가 아닌 환경부 장관으로 지명된 데 대해 “탄소중립 등 환경부에 현안이 많아 할 일이 많다며 제안이 왔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황 신임 처장에 대해선 “아덴만 여명 작전을 성공적으로 지휘했으며, 해군 유자녀 지원, 고엽제 피해자 보상 등 보훈 풍토 조성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후보자와 한 후보자는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된다. 추 장관은 박 후보자가 임명될 때까지 법무부 장관직을 맡는다. 인사청문회가 필요 없는 황 처장은 31일 임명된다.
 
윤성민·하준호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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