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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무시한 인사 불통 분노" 이랬던 文, 26번째 임명강행

29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신임 국무위원 임명장 수여식에서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29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신임 국무위원 임명장 수여식에서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9일 청와대에서 변창흠 신임 국토교통부 장관 등 4명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변 장관은 문 대통령이 야당의 반대에도 임명을 강행한 26번째 장관·장관급 인사가 됐다. 특히 이번 변 장관 임명은 문 대통령이 그간 내세웠던 가치와 변 장관의 발언이 상충된다는 점에서 비판이 크다. 
 
변 장관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2016년 SH 사장 재직 당시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사고에 대해 “업체 직원이 실수로 죽은 것”이라고 말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문 대통령은 사고 당시 “이윤 중심의 사회, 탐욕의 나라가 만든 사고”라며 구조적 문제를 지적해 변 장관과는 전혀 다른 인식을 보였다.
 
문 대통령도 이를 의식한 듯 이날 임명장 수여식에서 변 장관에게 “청문회에서 따갑게 질책을 받았고, 본인도 여러 차례 사과를 했지만, 구의역 김 군과 관련한 발언은 안전-인권 문제라든지 비정규직 젊은이가 꿈을 잃게 된 점 등을 감안하면 충분히 비판받을 만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에 변 장관은 “부덕의 소치로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답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으로 전했다.
  
야당 동의없이 임명된 문재인 정부 장관ㆍ장관급 인사. 29일 문재인 대통령이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을 임명하면서 '민주당 단독 채택'이 1명 추가돼 26명이 됐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야당 동의없이 임명된 문재인 정부 장관ㆍ장관급 인사. 29일 문재인 대통령이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을 임명하면서 '민주당 단독 채택'이 1명 추가돼 26명이 됐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야당 동의와 관계없는 장관 임명이 계속 이어지자 정치권에선 “이러려면 인사청문회를 왜 하냐”도 비판이 나온다. 야당 동의 없이 장관·장관급 임명을 강행한 경우는 노무현 정부 3명, 이명박 정부 17명, 박근혜 정부 10명이었다. 
 
현 정부에서 이런 식의 장관 임명은 2017년 6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때부터 시작됐다. 김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가 발표한 첫 장관·장관급 인사였다. 당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은 김 전 위원장 부인의 교사 특혜 채용 의혹을 제기하며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을 거부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임명장을 수여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 첫 해에만 국회의 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5명의 장관·장관급 인사를 임명했다. 
 
이후에도 위장전입, 청문회 위증 의혹 등이 있어도 문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하는 사례는 이어졌다. 윤석열 검찰총장도 야당 동의 없이 임명했다. 이재묵 한국외대 교수(정치학)는 “인사청문회법이 존재하는 것은 '장관 등의 임명은 행정부가 하더라도 그 견제 역할을 입법부에 둔다'는 의미”라며 “대통령 입장에서는 야당의 발목잡기로 보이겠지만, 상대의 목소리를 듣는 것도 중요한데 문 대통령은 그런 노력이 적었다”고 지적했다.
 
각종 논란에도 임명된 장관급 인사.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각종 논란에도 임명된 장관급 인사.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문 대통령은 야당 시절엔 대통령의 임명 강행에 대한 입장이 지금과 달랐다. 2015년 6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명한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는 병역기피 의혹 등으로 야당의 반대를 받았다.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였던 문 대통령은 당시 “야당과 국민을 무시하고 황교안 총리 후보자 인준을 밀어붙이는 박 대통령과 여당의 오만, 불통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취임 이후엔 오히려 인사청문회를 가볍게 보는 듯한 발언을 했다. 2018년 10월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주면선 “인사청문회 때 많이 시달린 분들이 오히려 일을 더 잘한다라는 전설 같은 이야기가 있다”고 했다. 유 부총리는 딸 위장전입, 피감기관 건물 입주 의혹 등으로 국회에서 청문보고서 채택이 안 됐는데 임명이 강행됐다.   
  
문 대통령은 역시 각종 의혹으로 청문보고서 채택이 안 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지난해 9월 임명하면서는 “개혁성이 강한 인사일수록 청문회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다”고 했다.
 하지만 최근 법원은 조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하면서, 딸의 인턴십 확인서를 위조한 공범으로 조 전 장관을 지목했다. 인사청문회 당시 제기된 의혹이 법원에서 사실로 드러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오전 청와대에서 전해철 신임 행정안전부 장관 등 4명의 신임장관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환담장으로 향하고 있다. 왼쪽부터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뒤편), 문 대통령 ,정영애(뒤편)여성가족부 장관,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오전 청와대에서 전해철 신임 행정안전부 장관 등 4명의 신임장관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환담장으로 향하고 있다. 왼쪽부터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뒤편), 문 대통령 ,정영애(뒤편)여성가족부 장관,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청와대사진기자단]

손호철 서강대 명예교수는 인사청문회 제도에 대해 “청문회 과정에서 의혹이 제기됐는데 그대로 임명하는 문제는 문재인 정부뿐 아니라 시스템적으로 계속된 문제라고 본다"며 "시니컬하게 얘기하면, 국민의 스트레스만 유발하는 청문회를 아예 하지 말거나 아니면 제대로 하는 쪽으로 제도를 바꿔야 한다.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임명 못하도록 견제 장치를 더 강하게 만드는 방향도 정치권에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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