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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안 소송 남았지만, 윤석열 남은 임기 다 채운다

법원의 정직 징계 효력 정지 판단을 받은 윤석열 검찰총장이 25일 관용차를 타고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법원의 정직 징계 효력 정지 판단을 받은 윤석열 검찰총장이 25일 관용차를 타고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법원의 ‘2개월 정직’ 처분 정지 결정으로 직무에 복귀한 윤석열 검찰총장이 25일 성탄절 휴일임에도 대검찰청에 출근했다. 징계 확정 후 9일 만이다. 윤 총장은 이날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한 뒤 ‘코로나19 관련 대책 회의’를 주재하고 대검과 전국 검찰청에 3가지 준수 사항을 지시했다. 먼저 윤 총장은 형사사법 시설의 방역과 안전 확보를 위해 각급 검찰청이 법원, 법무부 교정국 등과 긴밀한 정보 공유를 주문했다. 또 형사법 집행의 우선순위를 정해 중대 범죄 사건을 먼저 수사하라고 했다. 접촉을 피하기 위해 소환조사를 줄이고, 휴대전화와 이메일을 등을 통한 화상 및 온라인 조사를 적극 활용할 것을 당부했다. 하루 소환자 수를 줄이기 위해 지청장 및 차장검사의 사전 승인을 받고 소환을 하라는 지시도 나왔다.
 

법원, 절차의 정당성에 결함 판단
판사 문건 등 징계 사유 일부 인정

윤 총장, 정직 결정 9일만에 출근
코로나19 관련 대책 회의 주재

원전·펀드 의혹 윗선 수사 탄력
전·현직 정관계 인사 곧 소환할 듯

이 밖에 변호인과의 접견교통권은 헌법상 기본권이므로, 각급 검찰청과 수용시설에 화상 및 전화부스 등을 마련해 최대한 보장하도록 했다.
 
앞서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는 지난 16일 윤 총장에게 2개월 정직 처분을 의결했다. 하지만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홍순욱 재판장)는 지난 24일 윤 총장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신청한 징계처분 효력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하면서 “본안 소송의 판결 선고일로부터 30일이 되는 날까지 효력을 정지한다”고 밝혔다. 본안 판결이 윤 총장의 임기가 끝나는 내년 7월까지 내려지기 어려운 점을 감안하면 윤 총장의 징계는 사실상 무산됐다. 윤 총장은 법원 결정이 내려지자 “사법부의 판단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헌법정신과 법치주의, 그리고 상식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윤 총장이 특히 ‘상식’이라는 단어를 꺼내 든 것에 대해 검찰 안팎에서는 “징계 과정이 상식 밖의 일이었고, 이를 알아봐 준 법원에 메시지를 보낸 것 아니겠나”는 해석이 나온다.
 
법조계 안팎에선 징계 사유 절반이 인정되지 않았고, 절차적 정당성에도 하자가 있다는 점이 드러났으므로 본안 소송에서 윤 총장이 승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한다. 홍순욱 재판장도 결정문에 “윤 총장이 본안 청구 승소 가능성이 없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적었다. 다만 재판부는 윤 총장의 채널A 사건 관련 ‘감찰 방해’ 징계사유는 소명됐다고 밝혔다. 윤 총장이 대검 감찰부장의 감찰 개시 조치가 현저히 부당하다는 등의 이유 없이 감찰 중단을 지시했기 때문이다. 또 “주요 사건 재판부 판사들의 출신, 세평 등을 정리해 문건화한 것은 매우 부적절하고 차후 이와 같은 종류의 문건이 작성되어서는 안 된다”고 명확히 했다.
 
향후 본안 소송의 결과가 달라질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윤 총장이 임기를 지키는 데는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본안 소송에서 법무부가 승소하더라도 윤 총장 측은 항소, 상고할 것으로 예측된다. 사건이 대법원까지 간다면 오는 7월 24일로 만료되는 윤 총장의 임기까지 결론이 나오기는 쉽지 않다. 정직 2개월의 징계 취소가 확정되지 않는 한 법무부는 윤 총장을 상대로 새로운 징계를 내릴 수 없다. 본안 소송에서 윤 총장이 승소했는데도 법무부가 윤 총장에게 새로운 징계를 내리기 위해서는 막대한 정치적 부담감을 안아야 한다. 윤 총장이 패소하더라도 임기 전까지 새로운 징계를 내리기는 불가능한 상황이므로 윤 총장의 임기는 지켜진다는 결론이 나온다.
 
법무부는 법원 결정에 불복해 즉시 항고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지만, 녹록하진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고법에서도 패배한다면 추 장관이 입을 타격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내년 1월에 있을 검찰 인사도 향방을 알 수 없게 됐다. 검찰 내에선 추 장관이 징계 과정에서 대립한 검사들을 대거 좌천시킬 거라는 관측이 나왔었다.
 
하지만 ‘추미애 라인’으로 지목되는 참모들의 입지가 오히려 불안정해졌다. 조두현 장관 정책보좌관을 비롯해 윤 총장 징계에 가담한 이용구 법무부 차관, 박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에 대한 책임론이 검찰 내부에서 나온다. 한 현직 검사는 “이들 중 누가 사표를 낼지도 검사들이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차기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도 거론이 됐던 이용구 차관은 특히 치명상을 입었다. 한 검사는 “이 차관은 윤석열 몰아내기용 카드로 발탁한 것인데 그 역할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으니 개각과 함께 물러날 수도 있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 차관은 임명 이후 택시기사를 폭행하고도 처벌받지 않았다는 논란도 불거졌다.
 
대검찰청 내에서 윤 총장을 압박하던 간부들도 지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한동수 감찰부장은 윤 총장의 ‘감찰 방해’를 주장하며 감찰 업무 관련 얘기를 페이스북에 공개해 논란이 됐다. 박은정 감찰관의 남편으로 윤 총장 감찰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이종근 형사부장, KBS의 ‘채널A 사건 한동훈 녹취록’ 오보 취재원 의혹을 받으며 윤 총장 징계위에 참여한 신성식 강력부장 등도 곤혹스러운 입장에 놓였다.
 
윤 총장의 복귀에 따라 월성 원전 의혹과 라임·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사기 사건과 관련해 윗선과 정·관계 수사에 다시 힘이 실릴 전망이다. 연루자에 대한 소환 조사가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김민상·박사라·김수민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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