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변 후보자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시절인 2016년 구의역에서 근무하던 비정규직 노동자 김모(당시 19세)군이 승강장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 열차에 치여 숨진 사건을 두고 “걔만 조금만 신경 썼었으면 아무 일도 없었다. 업체 직원의 실수로 죽은 것”이라고 말해 논란에 휩싸였다. 그는 전날(23일) 인사청문회에서 사과하면서도 “그 당시에는 제가 건설 쪽에만 너무 치중돼 있었다”는 기존 해명을 되풀이했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국회 인사청문회 도중 물을 마시고 있다. 변 후보자는 2016년 SH 사장 시절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로 숨진 김모(당시 19세)씨에 대해 "실수로 죽은 것"이라고 말한 게 뒤늦게 알려지며 공분을 샀다. 중앙포토
정의당은 다만 변 후보자의 자진 사퇴나 문재인 대통령의 지명 철회를 명시적으로 요구하진 않았다. “문재인 정부는 이번 변 후보자에 대한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국정 철학을 재점검하고, 혁신하는 계기로 삼기 바란다”(심상정 의원)고 했을 뿐이다. 심 의원은 이날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어떤 결정 권한을 갖고 있다면 그런 부분도 말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으니 청문회 결과 부적격으로 판단했다는 당의 입장만 얘기한 것”이라며 “국민의 여론이나 민심은 이미 다 나와 있지 않느냐. 그 이상은 문 대통령이나 후보자 본인이 판단할 몫”이라고 말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오른쪽)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상무위원회에서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부적격 당론을 밝히고 있다. 왼쪽은 김종철 정의당 대표. 연합뉴스
정의당 데스노트가 이번에도 효력을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민주당은 변 후보자 임명을 강행할 태세다. 국토위 소속 박상혁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야당이 변 후보자의 자진 사퇴나 지명 철회를 요구하는 것은 국정 발목잡기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토위 소속 진성준 민주당 의원도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변 후보자의 능력에서는 의심할 바가 없다고 하는데 야당 의원도 다 동의한다”고 주장했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