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흠 국토부장관 후보 청문회
“못사는 사람이 밥 사먹나” 설명 중
“여성은 아침 같이 먹는 것 꺼려”
“과거 발언 사죄” 말했지만 또 논란

23일 국회에서 열린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왼쪽)에 대한 인사청문회 회의실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피켓을 들고 항의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김희국 국민의힘 의원은 “국무위원으로서가 아닌,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품격도 못 갖췄다”고 비판하며 자진 사퇴 또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명철회를 촉구했다.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은 “순간적인 막말이라기보다는 특권의식에서 기인한 가치관과 인생의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날을 세웠다.
변 후보자는 청문회 모두발언에서 “4년 전 제가 서울주택도시공사 사장 재직 시절 중 발언했던 것과 관련해 마음의 상처를 입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사고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김군과 가족분들, 이 시간에도 위험을 무릅쓰고 계신 모든 분께 이 자리를 빌려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며 허리를 숙여 사과했다.
SH 사장 재임 시절 변 후보자가 일종의 공공주택인 셰어하우스 관련 회의를 하며 “못사는 사람들이 밥을 집에서 해서 먹지 미쳤다고 사서 먹느냐”고 해 막말 논란이 인 것과 관련, 변 후보자는 “우리나라 문화는 아침을 서로 모르는 사람하고 먹지 않는다”는 발언 취지가 와전됐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앞뒤도 없이 가난한 사람은 외식도 하지 말라 비약되는 것은 너무 억울하다”고 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여성은 화장이라든지, 이런 것 때문에 아침을 같이 먹는 것은 조심스러운데”라고 말해 다시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진선미 위원장은 “여성에 대한 편견을 조장할 수 있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고, 이에 변 후보자는 “혹시 또 듣는 분들 입장에서는 다른 오해를 가져올 수도 있었던 것 같다. 취지가 그게 아니었다고 말씀드리며 유감을 표한다”고 해명했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으로 재직할 때 블랙리스트를 작성했다거나, 지인을 채용하고 연구용역을 몰아줬다는 등의 의혹에 대해서는 “조직관리에 저의 덕이 부족했던 것이 원인인 것 같다”면서도 “제가 교수로 있다가 조직을 새로 맡으면서 고 박원순 시장께서 새로운 공기업 탄생을 주문하셨고 강한 개혁정책을 추진했는데 그러다 보면 불편하신 분들도 계신 것 같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날 여당 측 청문위원들은 변 후보자 관련 의혹이 야당과 일부 언론이 만들어낸 것이라는 주장을 펴면서 “주택·도시 문제 전문가”(김윤덕 의원)라고 추켜세웠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