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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털이에도 꿈쩍 안했다…'호통판사' 정경심 재판장 8개월

2014년 세월호 1심 재판 당시 검사, 변호인과 함께 전남 진도 VTS 에서 현장검증을 실시하던 임정엽 재판장의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2014년 세월호 1심 재판 당시 검사, 변호인과 함께 전남 진도 VTS 에서 현장검증을 실시하던 임정엽 재판장의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게 23일 징역 4년 벌금 5억원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한 임정엽(50·연수원 28기) 부장판사는 지난 8개월간 정 교수 재판을 맡으며 '호통 판사'로 불렸다. 정 교수 측 증인들이 법정에서 거짓말을 한다고 의심되면 그냥 넘어가지 않았다. 위증죄를 경고했고, 증인을 질책했고, 진실을 말하라고 했다. 
 

김어준도 불만표출, 정경심에 "단 한반도 반성안해" 질책

이런 그의 모습에 정 교수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지지자들은 "적폐 판사"라며 임 부장판사의 신상을 털었다. 방송인 김어준씨가 "이 양반이 심증을 굳힌 것 아니냐""판사 변수가 남은 것 같다"고 비판에 가세했다. 
 
하지만 임 부장판사는 이런 비난을 개의치 않았다. 이날 법정에서도 정 교수에게 "피고인은 단 한번도 자신의 잘못을 솔직히 인정하고 반성한 적이 없다"며 강하게 질책했다. 입시비리 혐의에 대해선 "죄질이 매우 좋지 않고 사람들에게 허탈감과 실망감을 야기해 엄중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일부 사모펀드와 증거인멸 혐의엔 무죄를 줬지만 이 역시 "수사와 재판을 방해했고 입시비리를 은닉하려는 것이 명백하다"고 질타했다. 
 
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23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23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월호 1심 재판장, 檢 대립한 송인권 후임 

임 부장판사는 지난 2월 법원 인사이동 뒤 검찰과 극한 대립을 보였던 송인권 부장판사의 후임으로 정 교수의 재판장을 맡았다. 그와 함께 권성수·김선희 부장판사가 대등재판부를 구성했다. 재판은 임 부장판사가 진행했지만 세 판사는 주요 사안이 있을 때마다 협의했다.
 
2014년 세월호 1심 재판장이었던 임 부장판사는 정 교수의 첫 공판 때부터 검찰과 변호인에게 "재판부가 결정을 하면 양측은 따라야 한다"며 강경한 입장을 취했다. 이후 8개월간 이어진 정 교수의 재판에서 송 부장판사 때와 같이 검찰과의 갈등은 없었다. 
 
임 부장판사의 세월호 1심 재판 당시 공소유지를 맡았던 현직 검사는 "당시 깔끔했던 재판 진행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정 교수 측 변호인단은 임 부장판사가 정 교수 측 증인에게 위증 경고를 하고 호통을 칠 때마다 내심 불만을 표했다. 한 변호인은 "민사 재판도 아닌데 정 교수에게 무죄 입증을 요구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임정엽 재판장은 김어준(사진)을 비롯해 재판 진행과 관련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지지자들에게 비판을 당해왔다. [뉴스1]

임정엽 재판장은 김어준(사진)을 비롯해 재판 진행과 관련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지지자들에게 비판을 당해왔다. [뉴스1]

거짓말 의심될 때마다 위증죄 경고 

임 재판장은 재판이 열릴 때마다 검찰과 변호인이 제출한 의견서에 대한 요약과 재판부의 요청사항을 세세한 코멘트까지 준비해 대본 읽듯 읽어 내려갔다. 세간의 주목을 받는 재판인 만큼 법정에서 재판 내용을 최대한 공개하며 실수가 없도록 준비한 것이다. 
 
임 재판장의 사법연수원 동기인 현직 부장판사는 "임 재판장이 세월호 1심을 맡으며 대형 형사사건에 대한 자신감이 붙은 것 같다. 증인들에게 위증 경고를 한 것도 기록을 숙지했기 때문"이라 했다. 임 재판장은 세월호 1심에서 이준석 선장에게 살인죄가 아닌 유기치사죄를 적용해 징역 36년을 선고했다. 이 판결은 2심에서 무기징역(살인죄 인정)으로 뒤집혔고 대법원에 의해 확정됐다. 
 
임 재판장은 정 교수 측에 유리한 증언을 하는 증인들에게 주로 위증 경고를 했다. 지난 8월 최성해 전 동양대 총장의 조카 A씨가 정 교수에게 유리하게 말한 말들이 흔들리자 A씨에게 "물타기 하지 말라""재판부가 위증 판단을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4월 정 교수의 딸 조민씨에게 논문 제1저자를 부여했던 단국대 장영표 교수가 나왔을 때도, 6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씨가 증언을 할 때도 임 재판장은 "증인이 피고인의 변호인이냐""그게 무슨 대답이냐"고 말했다. 이에 일각에선 "재판장이 감정을 드러낸다""심판이 아닌 선수로 뛰고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법정에 출석하던 모습. [뉴스1]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법정에 출석하던 모습. [뉴스1]

'증언 거부' 조국 전 장관에 檢질문 허용 

조 전 장관이 9월 정 교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을 때 임 재판장은 조 전 장관의 진술거부권 행사에도 검찰의 질문을 허용했다. 당시 조 전 장관이 검찰의 주장에 반박하려 했을 때는 "증인은 질문에 답하는 사람이지 의견을 말하는 사람이 아니다"며 제지했다. 
 
이날 검찰은 조 전 장관에게 300개가 넘는 질문을 했다. 조 전 장관은 모두 증언을 거부했다. 이때가 조 전 장관 지지자들이 임 재판장에게 가장 강한 불만을 표했을 때다. 지방법원의 한 현직 판사는 "내가 재판장이었다면 증언거부권을 행사하는 증인에게 검찰 질문을 허용치 않았을 것"이라 했다. 
 
임 재판장은 지난 3월 "전자발찌라도 차겠다"던 정 교수의 보석 신청을 기각했다. 이후 5월 두번째 보석신청에서 정 교수를 석방해줬다. 9월엔 정 교수가 재판 중 쓰러지며 피고인 없는 궐석 재판을 진행했다. 하지만 이후 재판을 미뤄달라는 정 교수 측 요청은 받아들이진 않았다. 
   
임 재판장은 이날 정 교수를 법정 구속하며 정 교수를 서울남부구치소에 수감한다고 밝혔다. 서울구치소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19 감염증 확진자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날 정 교수가 구속과 관련해 변호인을 대리해 의견을 밝히겠다고 하자 임 재판장은 "안된다"며 단호하게 거절했다. 이날 임 재판장의 판결에 검찰과 정 교수 측은 모두 항소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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