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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땅땅땅 못 박고 얼기설기 실 걸다 보니 어느새 트리·눈사람이 뚝딱

“종소리~ 울려라~ 종소리 울려♬” 매해 이맘때면 거리 곳곳을 빛내는 크리스마스트리와 흥겨운 캐럴에 절로 마음이 설레기 마련이죠. 안타깝게도 이번 크리스마스는 다릅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가 확산하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내년 1월 3일까지 연말연시 특별방역기간으로 지정하고, 모임 및 행사·외출 자제를 권고하는 등 방역 고삐를 바짝 조였어요. 코로나19로 조용한 크리스마스를 맞게 돼 아쉬운 친구들이 많을 텐데요. 집에서 방역수칙도 지키며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흠뻑 젖을 수 있는 방법, 어디 없을까요?
 
인천 남동구에서 공방 티나보우를 운영하는 김도희 선생님(티나쌤)은 집 안 곳곳에 미니 트리·LED 전구·캔들 등 작은 소품을 배치하는 것만으로도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고 조언했어요. 여러 소품 중에서도 미니 트리와 LED 전구를 결합한 ‘크리스마스트리 스트링아트(String Art)’를 추천했죠. 스트링아트는 직선을 일정 간격으로 배치해 아름다운 곡선으로 보이게 하는 예술 활동·작품을 말합니다. 점과 점을 연결해 선을 만들고, 선과 선이 모여 곡선을 이루죠. 점의 배열·연결 방식에 따라 다채로운 모양을 만들 수 있습니다.
티나보우 공방 김도희 선생님.

티나보우 공방 김도희 선생님.

단순해 보이지만, 스트링아트에는 체계화된 기하학적 요소가 숨어있어요. 19세기 영국의 수학자 메리 에베레스트 불(Mary Everest Boole)이 ‘어떻게 하면 아이들에게 쉽게 수학을 가르칠 수 있을까’ 고민하다 자수틀에 실과 바늘을 이용해 점과 선의 원리를 설명한 데서 유래했다고 하죠. 스트링아트의 수학적 원리를 간단히 살펴볼까요. 가로 선과 세로 선을 모눈종이처럼 나열한 좌표평면이 있습니다. 가로는 왼쪽부터 오른쪽으로 1씩 커지고, 세로는 아래에서 위로 1씩 커지며 두 수의 합이 10이 돼야 하는 규칙이 있다고 가정해 보죠. 가로의 수가 1씩 커질 때 세로의 수는 1씩 작아지겠죠. 이를 숫자 쌍으로 표현하면 (1, 9), (2, 8), (3, 7), …, (7, 3), (8, 2), (9, 1)이 됩니다. 대응하는 두 수를 선분으로 이으면 짠! 곡선이 생겨요. 이때 잇는 점의 위치를 바꿔 그리면 다른 모양의 곡선을 만들 수 있죠. 예를 들면 두 수의 합이 11이 되는 새 규칙을 만들고, 대응하는 두 수를 잇는 거죠. 두 수의 합이 커질수록 곡선의 기울기가 완만해집니다.
스트링아트에는 수학적 원리가 담겨있다. 가로의 수와 세로의 수를 더했을 때 10이 돼야 하는 규칙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대응하는 두 수를 직선으로 연결하면 곡선이 탄생한다. 잇는 점의 위치를 바꾸면 다른 모양의 곡선을 만들 수 있다.

스트링아트에는 수학적 원리가 담겨있다. 가로의 수와 세로의 수를 더했을 때 10이 돼야 하는 규칙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대응하는 두 수를 직선으로 연결하면 곡선이 탄생한다. 잇는 점의 위치를 바꾸면 다른 모양의 곡선을 만들 수 있다.

이론만으로는 잘 이해되지 않을 거예요. 김나원·오예진 학생기자가 스트링아트 공예에 나섰습니다. 잘 다듬어진 나무판, 작은 못, 실, 망치, 가위, 글루건, 각종 장식만 있으면 준비 완료죠. “스트링아트는 나무판에 그린 도안을 따라 못을 박고, 못에 실을 감으며 여러 형태를 만드는 기법을 말해요. 망치질하며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고, 원하는 대로 선을 연결하다 보면 잡생각에서 벗어나 행위 자체에 집중하게 되죠. 작은 선을 만드는 과정에서 소근육이 발달하고, 알록달록 색실을 시각적으로 느끼며 컬러 테라피(색채를 통한 심리 진단·치료 등) 효과도 느낄 수 있어요. 수학적 원리가 담겨 있긴 하지만, 꼭 그 법칙을 따를 필요는 없어요. 마음 가는 대로 선을 잇기만 해도 멋진 스트링아트 작품을 만들 수 있죠. 인테리어 소품 외에도 간판·메시지 보드 등 이미지를 담을 수 있는 다양한 생활용품에 스트링아트가 쓰인답니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티나보우 공방 김도희(가운데) 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며 크리스마스트리 스트링아트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티나보우 공방 김도희(가운데) 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며 크리스마스트리 스트링아트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저희처럼 처음 하는 초보자도 쉽게 만들 수 있나요?” 예진 학생기자가 물었어요. “물론이죠. 간단히 말하면 도안에 못을 박고 실로 연결하는 작업이 다예요. 손재주가 없는 사람이나 초보자도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죠. 스트링아트 크기나 난도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2시간이면 한 작품을 완성한답니다. 오늘 우리가 함께 만들 크리스마스트리 스트링아트 역시 1~2시간이면 만들 수 있어요.”
김도희 선생님이 만든 크리스마스 스트링아트 작품.

김도희 선생님이 만든 크리스마스 스트링아트 작품.

여러 도안을 살펴보던 예진 학생기자가 “스트링아트는 직선만 사용한다고 했는데, 자연스럽게 곡선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질문했어요. “일정 간격을 가진 직선이 모이면 곡선이 된다고 했죠. 직선이 만나는 점이 많을수록 곡선은 자연스러워집니다. 점 사이의 간격을 좁고 촘촘하게 연결하면 곡선 부분을 보다 부드럽게 표현할 수 있죠.” 티나쌤의 답변에 나원 학생기자는 “그럼 평면이 아닌 입체 스트링아트 작품도 만들 수 있는지” 물었죠. “손이 많이 가긴 하지만, 입체적인 스트링아트도 얼마든지 가능해요. 나무판 또는 단단한 폼보드로 3D 형태의 모형을 제작하고, 각 모서리에 핀이나 못을 박아 실로 연결하면 됩니다.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을 떠올리면 좀 더 쉽게 이해될 거예요. 에펠탑을 이루고 있는 트러스 구조(목재·강재를 삼각형 그물 모양으로 짜서 하중을 지탱하는 구조)가 스트링아트 모양과 비슷하죠.”
스트링아트 원리가 적용된 에펠탑(위 사진)과 송도국제교. 직선들이 모여 아름다운 곡선을 만든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스트링아트 원리가 적용된 에펠탑(위 사진)과 송도국제교. 직선들이 모여 아름다운 곡선을 만든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실제로 스트링아트가 적용된 건축물이 우리나라에 있어요. 바로 인천 송도에 위치한 송도국제교죠. 멋진 야경으로 유명한 송도국제교를 자세히 살펴보면 큰 원 두 개가 마주 보고 그 사이로 직선이 이어져 있죠. 이 직선들이 모여 총 4개의 아름다운 곡선을 만들어냅니다. 기하학적 원리가 적용된 다리라니 참 멋지죠.
 
스트링아트 이론을 완벽하게 습득한 학생기자단이 작품 제작에 돌입했어요. 나무판에 못이 들어갈 구멍을 뚫는 작업은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티나쌤의 도움을 받았죠. 작은 구멍이 뽕뽕 뚫린 나무판에 못을 박는 건 두 사람의 몫입니다. 못을 엄지와 검지로 잡고, 망치로 살살 두드려 ⅓ 정도만 박으면 돼요. 못의 높이가 들쑥날쑥하면 실을 감을 때 낮은 쪽이 풀릴 수 있으니 균일하게 해야 하고요. 튀어나온 못에 손을 다치지 않으려면 오른손잡이는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왼손잡이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작업하는 게 좋죠. 나원 학생기자가 먼저 나서 뚝딱뚝딱 과감하게 망치질을 시작했어요. “망치에 손을 다칠까 봐 무서워요” 태어나 처음으로 망치질에 도전하는 예진 학생기자는 망설였죠. 하지만 티나쌤의 도움을 받아 하나둘 못을 박다 보니 어느새 망치질에 맞춰 리듬까지 타고 있었어요. “선생님 말씀대로 아무 생각 없이 망치질하다 보니 스트레스가 풀리는 기분이에요!”
나무판·못·실·망치·가위·글루건·각종 장식품만 있으면 누구나 스트링아트에 도전할 수 있다.

나무판·못·실·망치·가위·글루건·각종 장식품만 있으면 누구나 스트링아트에 도전할 수 있다.

도안에 맞춰 나무판에 못을 박는다.

도안에 맞춰 나무판에 못을 박는다.

“못을 다 박았으면 크리스마스트리에 빠져서는 안 될 전구를 장식해야겠죠. 나무판 한가운데에 작은 구멍이 있죠. 구멍 뒤에서 앞으로 전구 선을 넣어주세요. 선이 엉킬 수 있으니 조금씩 구멍에서 당기며 적절한 곳에 전구를 배치합니다. 트리 별부터 시작할까요. 별에 전구를 하나 감아주고요. 밑으로 내려옵니다. 트리 몸통 부분은 자유롭게 꾸며보세요. 가장자리에 전구를 장식해도 좋고, 여기저기 흩트려도 예쁘죠. 마지막 전구까지 다 감았나요. 글루건을 이용해 나무판 뒷면에 남은 전선과 전구 스위치를 붙여주면 됩니다.”
전구를 먼저 장식하기 위해 나무판 뒤에서 앞으로 전선을 넣는다.

전구를 먼저 장식하기 위해 나무판 뒤에서 앞으로 전선을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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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곳에 전구를 배치한 뒤 글루건으로 나무판 뒷면에 남은 전선과 스위치를 고정한다.

원하는 곳에 전구를 배치한 뒤 글루건으로 나무판 뒷면에 남은 전선과 스위치를 고정한다.

이제 본격적으로 스트링아트를 할 차례입니다. 학생기자단은 풍성한 느낌의 크리스마스트리를 연출하기 위해 반짝거리는 수세미 실을 사용했어요. 수세미 실 외에도 털실·날개실·금사 등 다양한 실을 사용할 수 있죠. 보통 나무 밑동 혹은 별부터 시작합니다. 트리 몸통이 가장 입체적으로 보여야 하므로 마지막에 실을 감아주는 거죠. 가장자리 못에 매듭을 두 번 지어 실을 고정하고, 밑그림을 그리듯 테두리부터 감습니다. 실수로 실을 놓쳐도 풀리지 않도록 중간중간 못에 실을 한 바퀴 두르며 고정하는 것, 잊지 마세요. 테두리를 감았다면 자유롭게 대각선을 그리며 실을 잇습니다. 수학적 원리에 따라 연결해도 되고, 나만의 규칙을 만들어 감아도 돼요.
스트링아트를 시작할 위치의 못에 실이 풀리지 않도록 단단히 묶는다.

스트링아트를 시작할 위치의 못에 실이 풀리지 않도록 단단히 묶는다.

밑그림 그리듯 테두리부터 실을 연결한 뒤 자유롭게 대각선을 그리며 안쪽을 채운다.

밑그림 그리듯 테두리부터 실을 연결한 뒤 자유롭게 대각선을 그리며 안쪽을 채운다.

“트리 별은 실을 너무 촘촘히 감을 경우 형태를 알아보기 어려울 수 있으니, 테두리 선만 연결하는 게 좋아요.” 간단한 별 작업을 마친 후 트리 몸통으로 내려왔어요. 초록 수세미 실을 잡은 두 사람이 빠르게 실을 이었죠. 시작한지 1시간도 채 지나지 않았지만 벌써 스트링아트가 손에 익은 겁니다. 초록 실을 얼기설기 이어준 후 마무리할 못에 다시 한번 매듭지어 묶습니다. 가위로 짧게 자른 후 다른 실 사이로 쓱쓱 넣어 정리하면 깔끔하게 마무리할 수 있죠.
가장 입체적으로 보여야 할 트리 몸통은 마지막에 작업한다.

가장 입체적으로 보여야 할 트리 몸통은 마지막에 작업한다.

마무리할 때는 못에 실을 매듭지어 묶은 후 짧게 잘라 다른 실 사이로 보이지 않게 넣는다.

마무리할 때는 못에 실을 매듭지어 묶은 후 짧게 잘라 다른 실 사이로 보이지 않게 넣는다.

크리스마스 관련 오너먼트·털실 방울·스티커 등 원하는 장식품으로 꾸미면 나만의 크리스마스트리 스트링아트 완성.

크리스마스 관련 오너먼트·털실 방울·스티커 등 원하는 장식품으로 꾸미면 나만의 크리스마스트리 스트링아트 완성.

김도희(가운데) 선생님과 김나원(왼쪽)·오예진 학생기자가 각자 만든 스트링아트 작품을 들어 보였다. 전구에 불을 켜면 화려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김도희(가운데) 선생님과 김나원(왼쪽)·오예진 학생기자가 각자 만든 스트링아트 작품을 들어 보였다. 전구에 불을 켜면 화려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두 사람 모두 훌륭하네요. 이제 마무리 장식만 남았어요. 여러분이 어떤 소품을 좋아할지 몰라 다양하게 준비했어요.” 나원 학생기자는 메리 크리스마스가 영어로 적힌 오너먼트(장식품)를, 예진 학생기자는 메리 크리스마스 오너먼트에 색색의 털실 방울까지 골랐죠. 글루건을 이용해 트리와 나무판에 장식한 뒤 전구 스위치를 켰어요. 반짝반짝 세상에 하나뿐인 크리스마스트리 스트링아트가 탄생했습니다. 예진 학생기자는 “거실 트리 밑에 놓을 거예요”라고 했고, 나원 학생기자는 “제 생일이 크리스마스인데 정말 마음에 들어요”라며 웃었어요. 코로나19로 조금은 쓸쓸할 뻔했던 크리스마스가 특별하게 바뀌는 마법 같은 순간이었습니다.
 
글=박소윤 기자 park.soyoon@joongang.co.kr, 사진=임익순(오픈스튜디오), 동행취재=김나원(서울 봉현초 4)·오예진(서울 묘곡초 6) 학생기자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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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인사동에서 스트링아트 작품을 본 적은 있지만, 직접 만들어보진 못했어요. 이번 취재를 통해 처음으로 스트링아트를 체험해봤는데, 생각보다 어렵지 않고 재미있었죠. 망치질할 때 손을 다치지는 않을까 무섭기도 했지만, 못을 몇 개 박아보니 별거 아니더라고요. 실을 하나하나 연결하는 섬세한 작업이 조금 힘들었는데 그만큼 보람차고 재미있었답니다. 완성된 크리스마스트리 스트링아트의 전구를 켜니 무척 예뻤어요. 코로나19로 인해 집콕하는 소중 독자들에게 스트링아트를 추천합니다.  김나원(서울 봉현초 4) 학생기자
 
미술을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스트링아트에 대한 기대감이 크지 않았어요. 하지만 직접 해보니 그림을 그리거나 색칠하는 미술 수업과 달리 딱딱하지 않고 재미있었죠. 못을 박을 때 둔탁한 망치 소리에 잠시 무서웠지만, 망치질할수록 스트레스가 풀렸어요. 선생님께서 잘한다고 칭찬해주셔서 기분이 좋았죠. 수세미 실을 연결할 때는 묘한 즐거움이 있었습니다. 빈틈을 찾아 연결하면서 머리도 쓰게 되고, 수학 시간에 배운 ‘대각선’을 복습하는 것 같았죠. 완성한 뒤 전구를 켜니 너무 예뻐서 깜짝 놀랐어요. 손재주가 없는 저도 멋진 스트링아트 작품을 완성했으니까요. 소중 친구들도 용기를 가지고 도전해보길 바랍니다.  오예진(서울 묘곡초 6)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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