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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기업들 ‘디지털 인증’에 목숨 거는 까닭

‘공인인증서 없어도 되는’ 올해 연말정산의 승자가 이번 주면 정해진다. 내년 1월 국세청 홈택스 접속에 사용할 민간 전자서명(인증) 업체를 선정하는 절차 결과를 카카오·NHN페이코·이동통신3사 등이 긴장 속에 기다리는 상황. 공공문서와 증명서, 요금납부까지 서비스 확장성이 좋은 ‘디지털 인증’은 테크 기업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인증서 발급비 따로 안 받지만
간편결제 등 플랫폼 확장에 필수
주식거래, 디지털 신분증도 연동
연말정산 인증업체 선정에 촉각

지난 10일 공인인증서 제도가 ‘폐지’되면서 기존 인증서와 함께 다양한 디지털 인증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특히 다음 달 시작할 ‘2020년 연말정산’은 민간인증업체엔 첫 대목이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국세청 홈택스에 접속하니, 액티브 엑스(X) 없는 편리함을 내세워 신규 가입자를 모집하려 한다.
 
디지털 인증 선발주자 3사.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디지털 인증 선발주자 3사.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내년부터 국세청 홈택스·정부24·국민신문고 같은 공공 웹사이트에 민간 인증이 도입된다. 물론 정부가 사용을 허가한 인증서만이다. 지난 9월 행정안전부는 카카오·NHN페이코·PASS·KB국민은행·한국정보인증 등 5개사를 후보자로 선정했고, 이번 주 최종 사업자를 발표한다. 신민필 행안부 디지털안전정책과장은 “각사 현장실사로 보안 조치 등을 확인했다”며 “기준을 충족한 다수 업체가 통과할 수 있다”고 했다.
 
민간 인증은 공공 문서에 이미 적용 중이다. 여성가족부의 ‘성범죄자 알림e’ 문서는 지난달부터 아동을 둔 부모에게 카카오톡으로 발송되고 카카오페이 인증으로 열어볼 수 있다. 국민연금공단 모바일 앱도 카카오페이 인증으로 가입해 납부액을 확인할 수 있으며, 각종 안내문은 네이버·KT 인증으로도 받아볼 수 있다. 민간 전자서명 서비스 가입은 총 6646만 건으로, 공인인증서의 4676만 건을 이미 넘어섰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 11월 말 기준).
 
테크 기업이 공공 영역으로 넘어오고 있다. 그간 메신저나 e메일, 쇼핑, 콘텐트 같은 분야에서 전 국민의 일상을 지배했다면 이제는 각종 증명과 신분증 같은 공적 영역에 더 깊이 들어온다.
 
공인인증서 뛰어넘은 민간 인증서 발급 수.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공인인증서 뛰어넘은 민간 인증서 발급 수.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카카오가 힘주는 새 서비스 ‘카카오톡 지갑’의 핵심도 인증이다. 16일 출시한 카카오톡 지갑에는 인증서, 신분증, 자격증, 증명서, 간편 결제 정보가 모두 담긴다. 인증 이용료는 무료다. 기관·기업이 내는 사용료도 연간 660억원 정도로 시장이 크지 않다(2019 정보보호산업실태조사). 그러나 이용자를 잡아두는 락인(lock-in) 효과가 강해, 플랫폼을 키우는 데는 즉효다. 카카오·NHN·네이버 같은 IT 회사뿐 아니라 통신사와 금융사가 모두 인증 시장에 뛰어든 이유다.
 
민간 인증은 코로나19 시대 급성장 중인 간편결제 시장과도 연동된다. 인증 후 결제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서다. 즉 인증 시장을 잡으면 온갖 ‘○○페이’가 난립하는 간편결제 시장에서 다른 서비스보다 우위에 설 수 있다.
 
소비자들도 공공문서 발급과 보관이 편해진다. 주민등록등본 같은 각종 증명서를 쉽게 발급받고 앱에 보관할 수 있다. 올해 초 발생한 공적 마스크 배급 같은 상황이라면, 가족의 마스크를 받기 위해 가족관계증명서를 떼어 갈 필요 없이 스마트폰만 들고 가면 된다.
 
주식 거래 서비스 가입도 간편해진다. 다수 증권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 올들어 주식을 처음 하는 ‘주린이’들이 몰렸는데 이들 상당수는 민간 인증을 이용했다.
 
현재 선두주자는 발급 건수로 볼 때 카카오페이·PASS·토스다. 이들은 각각 누적 발급 2000만 건을 넘겼다. 카카오페이 인증은 카카오톡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 PASS는 휴대전화 가입 정보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 토스 인증은 보험·금융사들이 많이 도입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네이버와 토스 인증은 이번 연말정산에는 사용할 수 없다. 행안부 ‘공공부문 민간인증 시범사업’에 신청했지만, 후보자 선정에서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들은 내년 6월 이후 다시 허가를 신청할 수 있다.
 
심서현 기자 sh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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