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박한 나라들, 백신에 희망 안간힘
지도자들 직접 나서 백신 확보 강조
미, 지난 7~8월 백신 3억 개 확보
수십억 달러 통큰 사전투자 주효
지난 8월 부자나라들 백신 51% 차지
방글라·인니·멕시코 등도 26억 개 확보
모사드, 2월 방역물자 지금은 백신
미, 유망업체에 개발·생산 비용 지원
군에 운송·보안 등 시스템 구축 맡겨
화이자, 독감백신 인연 독일과 협력시너지
내년 75~80% 면역 확보로 정상복귀 기대

미국의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12월 18일 워싱턴DC의 백악관 부속건물에서 코로나 백신을 맞고 있다. AP=연합뉴스
사우디·유럽·이스라엘 줄줄이 연내 접종
유럽연합(EU) 집행기구인 유럽위원회는 27~29일을 백신의 날로 정해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을 회원국별로 각각 접종을 시작한다고 17일 발표했다. 싱가포르도 연내에 접종을 시작할 계획이다. 유럽의약품감독국(EMA)은 모더나 백신에 대한 승인 여부를 내달 7일까지 결정한다고 밝혀 내년 초에는 두 종류의 백신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전망이다.
![세계에서 처음으로 화이자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마거릿 키넌(90) 할머니가 9일(현지시간) 딸 수와 손자 코너의 손을 잡고 영국 코번트리 병원에서 퇴원하고 있다. 그는 “상태가 좋다”며 사람들에게 백신 접종을 권했다. 키넌 할머니는 전날 화이자 백신 접종을 받았다. [AFP=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12/19/abafe66d-86f2-4826-9927-67e0b53f4b50.jpg)
세계에서 처음으로 화이자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마거릿 키넌(90) 할머니가 9일(현지시간) 딸 수와 손자 코너의 손을 잡고 영국 코번트리 병원에서 퇴원하고 있다. 그는 “상태가 좋다”며 사람들에게 백신 접종을 권했다. 키넌 할머니는 전날 화이자 백신 접종을 받았다. [AFP=연합뉴스]
절박함이 백신 확보 서두르게 한 동력
방역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확진자가 속절없이 늘어나는 절망적인 상황이다. 확진자만 보면 미국이 1762만(인구 100만당 5만3000명) , 프랑스가 242만(3만7000명), 영국이 194만(2만8000명), 이탈리아가 190만(3만1000명), 스페인이 180만(3만8000명), 독일이 144만(1만7000명)에 이른다. 이스라엘이 37만(4만 명), 사우디는 36만(1만 명)으로 집계됐다. 인구 100만 당 확진자는 전 세계적으로는 9674명인 것과 비교하면 심각성을 짐작할 수 있다.
이런 절박함이 미리미리 백신을 확보하는 정성으로 이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과학적인 접근으로 백신으로 집단 면역을 확보하는 것을 코로나를 극복하는 국가 전략으로 삼았을 수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과 조 바이든 당선인. EPA·AFP=연합뉴스
대통령도, 총리도, 국왕도 백신 강조
자신이 과학자(양자물리학자) 출신인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 의사 출신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덴 EU 집행위원장도 백신 개발에 대한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물론 연정 파트너이자 정적인 베니 간츠 국방장관도 백신 확보에선 한 마음이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살만 국왕도 지난달 21~22일 비대면으로 열렸던 리야드 G20 정상회의에서 공정한 백신 접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글로벌 제약사 존슨앤드존슨-얀센의 코로나19 백신의 일러스트. 로이터=연합뉴스
미, 통 큰 조기 R&D 투자로 다량 확보
재정이 넉넉하고 과학기술이 발달했으며 민간기업의 연구·개발 활동과 국제적인 협력이 활발한 미국의 경우 ‘통 큰 조기 연구·개발 투자’가 주효했다. 뉴욕 타임스에 따르면 현재 코로나 확진자 1758만 명, 사망자 31만 7000명으로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는 미국은 확진자가 150만 명을 넘어선 지난 5월 15일 대응 프로젝트인 ‘와프 스피드 작전’에 들어갔다. 인구 3억 3100만의 미국은 일찌감치 코로나 대응의 핵심을 백신으로 잡고 3억 명분을 2021년 1월까지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사실 미 연방정부는 이 작전을 시작하기 전부터 백신 개발에 거액을 지원해왔다. CNN에 따르면 지난 3월 30일 미 연방 보건복지부는 민간 제약사인 존슨앤드존슨에 4억 5600만 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 당시 이 회사는 초기 단계인 후보물질 개발작업을 하고 있었으며 올해 여름 1상 임상시험 시작이 목표였다.

12월 14일 미국에서 처음으로 간호사 샌드라 린지가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 백신을 맞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미, 제약사당 4억~12억 달러 개발비
미 보건복지부는 5월 21일에는 아스트라제네카에 12억 달러를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이 백신은 지난 8월 미국에서 약 3만 명을 대상으로 3상 임상시험에 들어갔으며 현재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에 이어 두 번째 긴급사용 승인을 앞두고 있다. 이런 지원에 힘입어 미국은 이미 지난 7월에 화이자·바이오엔테크와 1억 회분, 8월엔 모더나와 2억 회분의 백신 구매 계약을 맺었다. 사전 투자와 연방정부가 총력을 다한 와프 스피드 작전으로 일찌감치 물량을 확보했다.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업체 바이오엔테크가 고동 개발한 나온 코로나 백신 [AFP=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12/19/2b0d4ab6-83d8-4d5c-a907-35826faa2884.jpg)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업체 바이오엔테크가 고동 개발한 나온 코로나 백신 [AFP=연합뉴스]
화이자·바이오엔테크, 국제협력 산물
![크리스토퍼 밀러 미국 국방장관 대행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접종 첫날인 12월 14일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의 월터 리드 군병원에서 화이자 백신을 맞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12/19/4bfa522b-4969-4704-8ffb-7ed7a49d7dae.jpg)
크리스토퍼 밀러 미국 국방장관 대행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접종 첫날인 12월 14일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의 월터 리드 군병원에서 화이자 백신을 맞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부국들, 지난 여름 세계 백신 51% 차지
일본은 8월 초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 1억2000만 회분을 계약했으며, EU는 8월 스웨덴·영국의 다국적 제약업체인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을 4억 회분을 공급받기로 계약했다. 2회씩 맞는다고 했을 때 4억4000만 EU 인구의 절반에게 접종할 수 있는 물량이다.
중견 국가들도 이미 26억 회분 구매
지난 17일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의 접종을 시작한 사우디아라비아는 선제적 투자로 백신을 확보한 경우다. G20 리야드 정상회담을 개막한 지난달 21일 사우디의 압둘라 알라비아 인도주의 구호·원조 수석 고문은 “사우디는 5억 달러를 백신 개발에 투입했다”면서 “이 중 2억 달러는 국제·지역 기구의 백신과 의약품 개발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오 업체나 국제기구에 거액을 투자해 백신을 확보하는 노력을 기울여왔다는 이야기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왼쪽)와 살만 국왕. [AFP=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12/19/a51b239e-49d7-459b-a3d9-44416be25eff.jpg)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왼쪽)와 살만 국왕. [AFP=연합뉴스]
사우디, 초기 개발 업체 투자해 백신 확보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오른쪽)과 연정 파트커어지 정적인 베니 간츠 국방장관. AFP=연합뉴스
이스라엘에선 안보 차원에서 백신 접근
현지 일간지 예루살렘 포스트는 이미 지난 10월 27일 모사드가 해외에서 백신을 구해 국내에 들여왔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스라엘 외교부와 보건부의 반대가 있었지만 모사드는 아랑곳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국익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방법론을 두고 이견을 보인 셈이다.

이스라엘 해외정보기관인 모사드의 요시 코헨 국장. AFP=연합뉴스

글로벌 제약사 존슨앤드존슨-얀센의 코로나19 백신의 일러스트. 로이터=연합뉴스
정부 의지와 집념, 과학적 통찰력 결과
채인택 국제전문기자 ciimccp@joongna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