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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주 대출이자 깎아주란 이낙연…"직장인 금리는 올리면서"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과 건물주를 위해 “금리 부담을 줄여달라”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발언에 금융권이 동요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정치권이 금융사에 대출 만기 연장과 이자 상환 유예 등을 요청한 적은 있었지만 직접적으로 대출금리를 낮춰달라고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은행 관계자들은 취지엔 공감하지만 가격 통제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여당이 4대 은행에 소상공인과 임대인의 대출금리를 깎아달라고 요청했다. 셔터스톡

여당이 4대 은행에 소상공인과 임대인의 대출금리를 깎아달라고 요청했다. 셔터스톡

 

이낙연 “임대인도 대출 이자 감면” 요청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16일 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 간부와 가진 화상간담회에서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을 비롯한 어려운 분들이 많다”며 “예대금리차(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 완화에 마음을 써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건물 임대인들이 건물을 지을 때 은행에 대출을 받는 경우가 있을 것”이라며 소상공인뿐만 아닌 건물주에 대한 이자 감면도 요청했다. 자영업자들이 장사를 접어 건물에 공실이 발생하고, 이 때문에 건물주 수입도 줄어들었으니 둘 다 도와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전문가들은 가격 통제는 부작용이 크다고 지적한다. 코로나19 피해자를 돕자는 취지에 공감하지만 방법이 잘못됐다는 것이다. 이영 한양대학교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은행의 핵심 수입원인 예대마진을 줄여 은행의 재정 건전성이 악화하면 결국 그 비용을 일반 소비자나 정부가 떠안게 될 것”이라며 “가장 직접적인 형태로 경영 간섭(가격 통제)에 나서게 되면 은행이 어려워질 때 정부가 그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되고 결국 세금이 투입되며 민간 금융의 기능이 퇴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납세자료를 활용해 실제로 급격히 소득이 감소한 사람들을 직접 선별하고 직접 지원하는 편이 행정적으로도 더 효율적”이라고 밝혔다. 
 

“건물주 중 생계형 어떻게 감별하나”

지난달 서울 영등포구 영중로 일대 번화가에서 인부들이 폐업한 가게를 정리하고 있다. 뉴스1

지난달 서울 영등포구 영중로 일대 번화가에서 인부들이 폐업한 가게를 정리하고 있다. 뉴스1

예대마진 축소의 경우, 누구를 위한 정책인지가 막연하다는 점도 문제다. 한 은행 관계자는 “그간의 정책 금융은 수혜자를 특정해 재원은 정부가 조달하고 은행들이 리스크를 관리하면서 대출을 해주는 최소한의 틀은 갖춘 상품이었다”며 “예대마진을 줄이라는 것은 명확한 타깃 없이 일괄적으로 금리를 깎아주라는 것으로, 금리자유화 이전 정부가 대출·예금 금리를 정해주던 시대로 돌아가자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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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 은행들의 예대마진이 높은 수준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국내 은행들이 올해 3분기까지 기록한 순이자마진(NIM)은 1.40%로, 지난해(1.56%)보다 0.16%포인트 하락하며 사상 최저 수준까지 떨어진 실정이다. NIM은 예금과 대출의 이자율 차이에서 발생하는 이익이다. 수치가 떨어질수록 예대 마진이 축소되고 있다는 의미다. 제로 금리를 유지하고 있는 미국 은행들의 평균 NIM은 2.81%다. 마이너스 금리를 채택한 유로존 은행들도 1.4%의 NIM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은행권은 최근 금융당국의 압박으로 고신용자에 대한 신용대출 금리를 높이는 추세다. 연합뉴스

은행권은 최근 금융당국의 압박으로 고신용자에 대한 신용대출 금리를 높이는 추세다. 연합뉴스

 
사기업인 은행이 건물주에게 이자 감면 혜택을 줘야 한다는 주장도 논란을 일으킨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을 줄이라는 정부 기조에 맞춰 신용대출을 받은 직장인들에게도 점점 더 비싼 이자를 내게 하는 와중에 건물주에게 이자를 감면해주라는 발상이 타당하냐”며 “정치권 주장대로라면 건물주 중 누가 ‘생계형’인지를 감별해야 하는데 그 기준도 많은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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