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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교수, 기업 임원 겸직 길 열렸는데…교류 '깜깜 무소식’ 왜?

지난달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한국판 뉴딜 대한민국 인공지능을 만나다' 행사 〈연합뉴스〉

지난달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한국판 뉴딜 대한민국 인공지능을 만나다' 행사 〈연합뉴스〉

# 이달 7일 출범한 'LG AI 연구원'은 이홍락 미국 미시건대 교수를 임원급인 ‘AI 사이언티스트((CSAI : Chief Scientist of AI)’로 영입했다. LG AI 연구원은 LG가 그룹 차원에서 만든 인공지능(AI) 싱크탱크다. 2013년 국제전기전자공학회(IEEE)에서 세계 10대 AI 연구자로 선정된 바 있는 이 교수는 LG에 몸을 담지만, 미시건대 교수직은 그대로 유지한다. LG 관계자는 “창의적인 연구 환경을 보장하고 산학 연계의 시너지 창출을 위해 교수 겸직을 배려했다”고 밝혔다.  
 

겸직 가능한 지능정보화기본법 10일부터 시행

국내 대기업이 해외 유수 대학의 AI 인재 영입에 적극 나서고 있는 가운데, 국내 대학의 AI 학과 교수도 기업에서 임원이나 연구진으로 겸직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지난 5월 국회를 통과한 지능정보화기본법이 이달 10일부터 시행되면서다. 정부는 지난해 말 발표한 ‘AI 국가전략’에서 AI 관련 학과에 한해 교수의 기업 겸직을 허용키로 했다. 산·학의 오랜 요구를 수용한 결과다. 기존에는 국가공무원법과 사립학교법 상 교수들은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업무를 겸직하지 못했다.
12월 4일 열린 인공지능(AI) 대학원 심포지엄 〈과학기술정통부 제공〉

12월 4일 열린 인공지능(AI) 대학원 심포지엄 〈과학기술정통부 제공〉

길은 열렸는데, 그 길을 가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국내에서 AI 관련 대학교수의 기업행이나 기업 임원·연구진의 대학행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법이 시행된 지 일주일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관련 법안이 지난 5월 국회를 통과한 것을 고려하면 대학·기업 간 영입 시간은 충분했다. 이성환 AI 대학원협의회장(고려대 인공지능학과 교수)은 “아직 대학과 기업 간의 교류 관련 논의가 활발하지 않다”며 “겸직 발령 난 교수가 있다는 얘기도 아직 공식적으로는 못 들었다”고 밝혔다. AI 대학원협의회는 8곳의 AI 대학원과 AI 융합연구센터 4곳이 모여 만든 협의체다.  
 
이에 대해 한 AI 대학원 교수는 “대학 입장에서, 학생 가르치고 논문 써야 하는 교수가 기업에 몸담는 것을 달가워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교수는 "기업 역시 소속 연구진이나 임원을 대학 전임 교수로 겸직할 수 있도록 허용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강의나 연구, 학생 지도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데 기업 이익과 상충되는 면이 있다”고 전했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가 AI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꼽은 국가별 AI 두뇌지수(핵심인재). 한국인 비중은 1.4%에 불과하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가 AI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꼽은 국가별 AI 두뇌지수(핵심인재). 한국인 비중은 1.4%에 불과하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AI 핵심 인재 부족이 근본적인 원인  

기업이나 대학이 '탐낼만한' AI 전문가가 부족한 것도 한 이유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에 따르면, 세계 AI 핵심인재 500명 중 한국 출신은 1.4% 불과하다. 이 연구소가 AI 관련 연구 논문 수와 편당 인용 수, FWCI(학술연구가 기업·기관·대학 등에 피인용 된 비율을 나타내는 지수)를 기준으로 꼽은 결과다. 또한 캐나다 AI 전문기업인 엘리먼트 AI에 따르면, 전 세계 AI 전문인력 2만2400명 중 한국에서 활동하는 인력은 1.8%(405명)에 불과하다.  
 
국내 AI 연구의 질적 수준도 상대적으로 낮다는 평가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가 2016~2019년 AI 분야 연구 성과를 분석해 지난달 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조사 대상 91개국 중 연구 수는 9위지만, 연구 편당 인용 수는 31위에 머물렀다. FWCI 기준으로는 43위다. 이승환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책임연구원은 “국가 간 인공지능 연구 역량 간에 큰 차이가 존재하고, 평균 수준과 선도 수준 간의 괴리는 매우 크다”며 “한국은 질적 성과를 강화해야 상위 10위 내 진입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전 세계 인공지능 연구 순위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전 세계 인공지능 연구 순위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겸직 배려하며 해외 AI 인재 영입한 대기업 

국내 대기업들은 일찌감치 해외 대학의 인재 영입에 힘써왔다. 삼성의 통합 연구조직인 삼성리서치의 승현준(미국명 세바스찬 승) 소장이 대표적이다. 뇌 기반 AI 분야 권위자인 승 교수는 2018년 6월부터 삼성리서치 최고연구과학자(CRS·부사장)와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를 겸직하며 삼성의 글로벌 AI 센터 설립 등을 주도했다. 지난 6월엔 삼성리서치 소장에 선임됐다. 2019년 말 LG전자가 임원급 연구자로 영입한 조셉 림 교수 역시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 소속을 유지하고 있다.   
해외 대학에 재직하면서 국내 기업 임원을 맡고 있는 AI 전문가. 왼쪽부터 이홍락 LG AI 연구원 CSAI, 승현준 삼성리서치 소장, 조셉 림 LG전자 연구 임원.

해외 대학에 재직하면서 국내 기업 임원을 맡고 있는 AI 전문가. 왼쪽부터 이홍락 LG AI 연구원 CSAI, 승현준 삼성리서치 소장, 조셉 림 LG전자 연구 임원.

대학·기업 겸직 활성화 방안 마련해야 

전문가들은 대학의 AI 연구 역량과 기업의 현장 경험이 결합하면 시너지 효과가 크다고 입을 모은다. 또한 기업 입장에서는 AI 전문 인력 부족 현상을 해결할 수 있고, 대학에서는 AI 관련 학과 신·증설이 쉬워져 AI 인재 양성에 도움이 된다. 이에 대해 한 AI 대학원 교수는 “대학과 기업이 상호 인적 교류 협약을 맺는 등의 방식으로 겸직 활성화 방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며 “정부에서도 산학 공동 프로젝트를 등을 적극 권장하고, 대학과 기업도 교류 인력에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주는 등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윤 기자 pin2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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