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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 지나자 태풍"…30개 경제단체 "중대재해처벌법 중단을"

김용근 경총 부회장(가운데)이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중대재해기업처벌법안 입법 추진 관련, 30개 경제단체·업종별협회 공동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참가단체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헌법과 형법을 크게 위배하면서까지 경영 책임자와 원청에 대해 필연적으로 가혹한 중벌을 부과하려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안의 제정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김용근 경총 부회장(가운데)이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중대재해기업처벌법안 입법 추진 관련, 30개 경제단체·업종별협회 공동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참가단체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헌법과 형법을 크게 위배하면서까지 경영 책임자와 원청에 대해 필연적으로 가혹한 중벌을 부과하려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안의 제정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30개 경제단체가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중단을 요구했다.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는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경영자총협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 등 5대 경제단체 뿐 아니라, 대한건설협회·한국자동차산업협회·한국비철금속협회·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와 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직능별 단체들까지 총출동했다. 기업규제 3법을 놓고 입장차를 보이던 5대 경제단체는 물론 직능별 단체까지 한자리에 모인 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과정을 그만큼 무겁게 보고 있다는 의미다. 경제단체 관계자는 “기업규제 3법이란 폭풍이 지나가자마자 태풍이 찾아왔다”고 말했다.
 

"산업현장 사망사고 송구, 그러나…" 

30개 경제단체는 공동 성명서를 통해 “헌법과 형법을 중대하게 위배하면서 경영 책임자와 원청에 대해서 필연적으로 가혹한 중벌을 부과하려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안의 제정에 반대하며 입법 추진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경영계도 산업현장의 사망사고 예방을 위해 최선을 다해 왔으나, 근로자의 사망사고가 계속 발생하고 있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근로자의 안전이 기업경영의 최우선 가치라는 확고한 인식에 따라 안전경영에 더욱 매진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들 단체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안을 연좌제에 비유하며 조목조목 비판했다. 경제단체는 성명서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안은 모든 사망사고에 대해 인과관계 증명도 없이 필연적으로 경영 책임자와 원청에 책임과 중벌을 부과하는 법”이라며 “그 자리와 위치에 있다는 자체만으로 공동연대 처벌을 가하는 것은 연좌제로 당하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인과관계 증명없이 경영자 처벌…연좌제에 버금"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는 글로벌 데이터도 이날 제시했다.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한국과 주요 5개국(미국·영국·일본·독일·프랑스)이 시행 중인 산업 안전 관련 법률을 분석한 결과 한국은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별도로 제정하지 않더라도 산업재해 발생 시 기업 처벌 수준이 매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경연에 따르면 안전·보건 조치 의무 위반으로 근로자가 사망할 경우 산안법에 따라 사업주에게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또 근로자 사망이 5년 이내 반복될 경우 형량의 50%를 가중한다. 반면 미국은 7000달러 이하의 벌금을 부과한다. 독일은 5000유로 이하 벌금을, 프랑스는 1만 유로 이하 벌금을 부과한다. 일본은 6개월 이하 징역 또는 50만엔 이하 벌금을 부과했고, 영국은 2년 이하 금고 또는 상한이 없는 벌금으로 규정하고 있다. 한경연은 “일본과 영국은 징역형을 부과하고 있지만, 한국보다 수준이 크게 낮았다”고 설명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중소기업이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게 이들 단체의 설명이다. 실제로 경총이 국내기업 654개를 대상으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기업 인식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조사대상 기업의 90.9%가 법 제정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처벌을 강화할 경우 기업 경영에 상대적으로 영향을 더 많이 받을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군으로는 응답 기업의 89.4%가 "중소기업"이라고 답했다. 대기업이란 응답은 7.2%, 중견기업은 3.4%에 불과했다.
 
“정치권이 입법 만능주의 빠졌다” 비판
성명서 발표 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선 정치권의 입법 만능주의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우태희 대한상의 부회장은 “5년 이내 사고가 재발하면 가중해서 처벌하는 산안법이 시행된 지 1년도 안 됐다”며 “정치권이 입법 만능주의에 빠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법안 이외에 다른 규범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이 없는지 (먼저) 살펴야 한다”고 덧붙였다.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은 “처벌 강도가 높은 산안법이 시행되고 있으니 효과나 부작용을 살핀 다음에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입법을) 추진해도 된다”고 주장했다.
 

"산업안전법, 이미 다른 국가보다 엄격" 

중소기업중앙회 등 13개 중소기업단체협의회는 이날 기자회견과 별도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에 대한 중소기업계 호소문을 지난 15일 발표했다. 이들 단체는 “663만 중소기업이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고, 일자리 창출에 집중할 수 있도록 과잉 입법이 우려되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중단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이미 시행 중인 산업안전보건법상으로도 대표를 7년 이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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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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