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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호 “난 역사의 장면마다 있었다···오세훈·나경원보다 적임”

 
중앙일보 ‘정치 언박싱(unboxing)’은 여의도 정가에 떠오른 화제의 인물을 3분짜리 ‘비디오 상자’에 담아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정치권의 새로운 이슈, 복잡한 속사정, 흥미진진한 뒷얘기를 ‘3분 만남’으로 정리해드립니다.
 
우상호 의원은 15일 현재 더불어민주당에서 유일하게 내년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후보다.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로 국회가 시끄럽던 지난 13일 출마 기자회견을 해 어리둥절한 시선을 받았다.
 
다음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난 우 의원은 “정치생활 20년 동안 서울시장을 준비했다”며 “뉴스가 없을 때를 기다리기가 만만치 않았다”고 말했다. 재수생 특유의 ‘기대 반, 초조함 반’ 분위기였다. 그는 2018년 지방선거 당시 박원순 전 시장, 박영선 의원(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치른 서울시장 경선에서 꼴찌(3위·득표율 14.1%)로 탈락했다. 2년 만의 재도전에 ▶강변북로·올림픽대로 덮개형 공공임대주택 ▶코로나 무료 백신 서울시 예산 2000억원 투입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왜 지금 출마를 선언했나.
원래 11월 말~12월 초 출마 선언을 계획했다가 입법 충돌, 추·윤 갈등으로 부득이 미뤘다. 본선 후보를 2월 중순쯤 정하려면 경선 레이스를 1월 중순에 시작해야 한다. 그로부터 최소 한 달 전에는 출마 선언을 해야 정상적 소통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다른 출마자들도 서두르길 기대하고 있다.
 
지난 2018년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 토론회에 참여한 우상호, 박영선, 박원순 당시 후보가 토론 전 사진을 찍고 있다. 박 시장을 경선에서 66.26%의 압도적인 득표율로 3선에 도전했다. 박영선, 우상호 의원은 각각 19.6%, 14.1%를 얻었다. 중앙포토

지난 2018년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 토론회에 참여한 우상호, 박영선, 박원순 당시 후보가 토론 전 사진을 찍고 있다. 박 시장을 경선에서 66.26%의 압도적인 득표율로 3선에 도전했다. 박영선, 우상호 의원은 각각 19.6%, 14.1%를 얻었다. 중앙포토

 
거론되는 민주당 후보 중 선두는 박영선 장관이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5~6일 실시한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박 장관은 19.9%로 오차범위 내지만 여야 통합 1위를 차지했고, 이어 나경원 전 의원(15.5%), 오세훈 전 서울시장(14.9%), 박주민 의원(10.5%)이 뒤를 이었고 우 의원은 6.1%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야당에서 가장 까다롭다고 느끼는 상대는. 
여론조사가 말해주듯 오세훈·나경원의 인지도가 높다. 둘 다 좋게 말하면 고급스러운 이미지, 나쁘게 말하면 부유층을 대변하는 느낌이다. 그에 비해 나는 확실하게 서민층·중산층을 대변하는 입장이라 (본선에 간다면) 인물 구도가 확 갈라질 거 같다. 누가 되든 좋은 게임이 될 거다.
 
정작 여론조사 지지도는 신통치 못한데.
그게 지금 내 최고 약점이다. (웃음) 주변에선 “하면 제일 잘할 사람인데 지지율은 제일 낮다”고들 한다. 지난 20년간 정치를 하면서 개인전을 하지 않고 단체전에 집중했다. 해야 할 일이 있으면 후배들 10~20명을 모아 “이 법안은 김 의원이 내고 이건 이 의원이 내라”는 형태의 정치생활을 했다. 역사의 주요 장면마다 배후에 늘 내가 있었는데, 도드라지는 일을 안 하다 보니 눈에 띄지 못한 듯싶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14일 중앙일보와 만나 "지난 20년동안 서울 서대문에서 정치 활동을 하며 서울시 현안을 숙지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세영 기자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14일 중앙일보와 만나 "지난 20년동안 서울 서대문에서 정치 활동을 하며 서울시 현안을 숙지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세영 기자

 
우 의원은 당내 586그룹 간판이다. 1987년 연세대 총학생회장으로 6월 항쟁을 주도했고, 2000년 16대 총선에서 서울 서대문갑에 출마했고, 이후 4선(17·19·20·21대)을 했다. 민주당 원내대표였던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안 대표발의자로 나서 새누리당 의원을 설득했다.
 
우상호가 서울시장 적임자인 이유는.
개인전 못 하던 내가 그나마 ‘나 아니면 안 된다’ 해서 뛰어든 게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다. 그 일은 다른 사람을 시킬 수가 없었다. 그때 안팎에서 ‘우상호 다시 봤다’, ‘알고 보니 리더네’라는 말을 들었다. 안정적으로 혼란을 극복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다. 지금 서울이 코로나로, 집값으로 위기 아닌가. 이럴 때는 화려한 스타보다 전체를 책임지고 안정적으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나 같은 강력한 정치 리더십을 가진 사람이 적임자가 아닐까 생각한다.
 
16만호 공공임대 공약을 냈다.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의 일정 구간을 뚜껑으로 씌우고, 그걸 기반으로 6~7층 정도의 공공주택을 짓는 계획이다. 전문가 그룹과 이미 충분한 논의를 했다. 각 도로 폭이 40m 정도 된다. 그 위에 집을 지어 보급하면 한강 조망권을 갖는 명품 공공주택을 만들 수 있다. 왜 강변에는 고급 주택들만 즐비해야 하나. 철로나 도로를 덮어 그 위를 개발하는 건 이미 프랑스 파리, 독일 베를린 등지에서 수차례 성공한 모델이다.
 
우 의원이 제시한 도로입체개발은 이미 서울시가 북부간선도로 개발 사업에서 추진했던 모델이다. 서울시는 지난 2018년 ①북부간선도로 신내IC~중랑IC 구간 ② 상부에 덮개를 쌓고, 2만5000㎡의 부지를 조성해 ③ 임대주택 1000가구를 공급하고 공원·문화체육시설 등도 조성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사진 서울시]

우 의원이 제시한 도로입체개발은 이미 서울시가 북부간선도로 개발 사업에서 추진했던 모델이다. 서울시는 지난 2018년 ①북부간선도로 신내IC~중랑IC 구간 ② 상부에 덮개를 쌓고, 2만5000㎡의 부지를 조성해 ③ 임대주택 1000가구를 공급하고 공원·문화체육시설 등도 조성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사진 서울시]

 
우 의원이 제시한 '16만호'는 도로 위 부지 면적과 층수를 계산한 수치다. 그는 한강변 주택 입체개발 조감도를 보여주며 “공약 발표 때 공개할 것”이라고 했다. 경선까지 단계별 세부 공약 발표도 계획 중이다.
 
공공임대로 부동산 문제 해결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인데.
부동산 문제를 일거에 해결할 수 있는 정책은 없다. 모든 사람이 싼값에 더 좋은 주택을 소유하고 싶어해서다. 그 욕망은 나쁜 게 아니다. 하지만 지금 서울시의 주택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핵심 카드가 있나. 그렇게 말하는 후보가 있다면 거짓말쟁이로 봐야 한다. 부동산 시장에는 시장 논리에 맡겨야 하는 영역이 있고, 반대로 시장논리에 맡기면 안 되는 영역도 있다. 정부가 개입해야 하는 영역의 핵심 정책이 바로 공공임대주택이다.
 
지금 사는 집은 본인 소유인가.
서울에서 (보증금) 4억에 (월세) 50만원 반전세를 산다. 이런 얘기 하면 욕먹을지 모르겠지만 왜 집을 못 샀냐면 솔직히 돈이 잘 모이지 않더라. 아주 알뜰히 모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나 정도 연봉 받는 사람이 집 장만하기가 어려운데 다른 서민들은 얼마나 힘들까 싶다. 서울에는 집이 없고, 경기도 포천 부모님 묘 옆에 20평짜리 집을 하나 지어두긴 했다.
 
우상호 의원은 인터뷰에서 "50대에게 그만하라는 요구가 있는 나라는 거의 없다"며 당 일각에서 나오는 '86세대 퇴출론'을 부정했다. 이세영 기자

우상호 의원은 인터뷰에서 "50대에게 그만하라는 요구가 있는 나라는 거의 없다"며 당 일각에서 나오는 '86세대 퇴출론'을 부정했다. 이세영 기자

 
서울시민 코로나 백신 무상 접종은 가능한가.
이미 국가(중앙정부)에서 취약계층에 백신을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서울시가 다른 계층 중 백신을 원하는 시민에게 무상으로 공급하면 된다. 지금 백신 부작용에 대한 두려움 등으로 맞지 않겠다는 시민이 적지 않다. 정확한 추산이 어렵지만 대략 서울시민 절반(50%) 접종을 목표로 잡고, 정부가 이중 35% 정도를 책임지니 서울시에서 나머지 15%의 비용을 부담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 백신 수가에 접종 비용까지 포함해 2000억원 정도면 충분할 거다.
 
우 의원은 “민주당 귀책사유로 막대한 국민의 세금을 들여 안 해도 되는 선거를 치르게 된 것은 국민에게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하지만 고 박원순 전 시장에 대한 평가, 사과 필요성을 묻자 즉답을 피한 채 “내가 서울시장이 된다면 ‘양성평등전담부서’를 시장 직속으로 두고 부시장과 주요 실·국장의 여성 비율부터 신경 쓰겠다”고 말했다. 그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여성후보론’에 대해선 “남성 후보라고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대응했다.
 
심새롬 기자, 김수현 인턴기자 saerom@joongang.co.kr
영상·그래픽=여운하·이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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