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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전에도 '검찰총장 출마금지법'···헌재 판단은 8:1 위헌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제382회 정기국회 마지막날인 9일 본회의에 참석해 열린우리당 최강욱, 김진애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제382회 정기국회 마지막날인 9일 본회의에 참석해 열린우리당 최강욱, 김진애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현직 검찰총장의 정치 출마를 제한하는 법안이 이번 국회에서만 발의된 것은 아니다. 열린민주당 최강욱 의원이 대표발의한 이른바 '윤석열 출마금지법(판·검사 퇴직 후 1년간 출마금지)'과 유사한 법안은 1996년 15대 국회에서도 발의됐고 이듬해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으로 폐기됐다. 
 

檢총장 2년 정당가입 금지법에, 김기수 검찰총장이 헌법소원

96년에도 檢총장 출마금지법 만들어 

당시 여야는 검찰의 중립성 확보를 목적으로 검찰총장이 퇴임 뒤 2년간 공직에 임명되거나 정당의 당원이 될 수 없도록 하는 검찰청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김도언 전 검찰총장이 퇴임 후 신한국당에 입당해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여파의 대응 차원이었다. 
 
하지만 법안이 통과된 뒤 현직 신분이었던 김기수 검찰총장과 검찰 고위간부 7명은 "해당 법안이 검찰총장의 헌법상 직업선택권의 자유와 공무담임권, 참정권을 제한한다"며 헌법 소원을 냈다. 헌법재판소는 6개월 뒤 8(위헌):1(합헌)의 압도적인 표결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당시 헌재는 왜 이런 판단을 했던 것일까.
 
1995년 9월 당시 김영삼 대통령이 김기수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며 악수하고 있다. [중앙포토]

1995년 9월 당시 김영삼 대통령이 김기수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며 악수하고 있다. [중앙포토]

헌재는 왜 위헌 결정을 내렸나

97년 헌법재판소(주심 이영모 재판관)는 여야가 합의한 '검찰총장 출마금지법'에 가혹한 평가를 내놨다. 다수의견은 "민주주의 정치과정에서 불가결한 권리인 참정권(선거권과 피선거권)의 우월적 지위가 부정되었다"며 "법안의 내용은 합헌의 기준을 벗어난 과잉금지원칙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헌재는 또한 검찰총장의 정치적 중립을 위해 검찰청법은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에게 구체적 사건만을 지휘할 수 있도록 하고, 검찰총장의 2년 임기를 보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미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 1일 조미연 부장판사가 윤석열 검찰총장의 직무배제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하며 "입법자는 검찰총장이 부당한 정치권력에 휘둘리지 않도록 인사청문회를 통해 검증하고, 임명되면 소신껏 일할 수 있도록 임기를 보장했다"고 밝힌 것과 궤를 같이한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2차 검사징계위원회를 하루 앞둔 14일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2차 검사징계위원회를 하루 앞둔 14일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조미연 결정문서 나온 '검찰청법' 헌재도 언급 

헌재는 "검찰의 중립성은 검찰총장을 비롯한 모든 검사가 확고한 소신 아래 공정성을 잃지 않음으로써 확보될 수 있다"며 검찰총장 출마금지법 효과에도 의구심을 드러냈다. 헌재는 이와 함께 검찰총장이 퇴임 후 2년간 어떤 공직도 맡지 못하도록 한 검찰청법 개정안 역시 "직업선택의 자유와 공무담임권을 침해해 위헌"이라고 폐기됐다.
 
당시 유일한 반대 의견을 냈던 조승형 재판관은 "정당 가입 금지기한이 2년에 불과하고 검찰총장에게 정당, 특히 집권 정당의 유혹을 배제하게 함으로써 소신을 가지고 검찰권 행사를 공정하게 지휘할 수 있게 한다"며 합헌 의견을 내놨다.
 
조 재판관은 퇴임 후 총선에 출마한 김도언 전 검찰총장의 사례를 들며 "검찰총장은 각별히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함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의 역대 검찰총장들이 이와 같은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11일 국회에서 판검사 퇴임 후 1년간 출마를 금지한 법안 발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11일 국회에서 판검사 퇴임 후 1년간 출마를 금지한 법안 발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최강욱 의원 법안 통과시 헌재서 격론일듯  

최강욱 의원의 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고 윤 총장이 헌법소원을 낼 경우 헌재는 과거의 판단을 출발점으로 다시 한번 논의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때와 같은 판단을 내릴지는 미지수다. 23년의 세월이 흘렀고 헌재 구성원도 그때와 다르며, 법안의 큰 틀은 유사하지만 세부적 내용에선 일부 차이도 있기 때문이다.
 
헌재연구관 출신의 한 법학전문대학원의 한 교수는 "96년 법안은 2년간 출마금지였지만 최 의원의 법안은 1년간 출마금지"라며 "이 1년의 차이도 헌재 입장에선 논의 대상"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다만 "왜 하필 국회에서 지금 이 법안을 발의했는지. 그 입법 목적도 위헌 여부의 판단 요소가 될 것"이라 말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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