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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중앙] 한덕수 전 총리가 말하는 ‘바이든 행정부 대처법’

새 대북 라인 세팅 전까지 북한 도발 자제시켜야 ‘전략적 인내’ 반복 안 돼
기후변화 대응 속 신성장 동력 찾고, 탈(脫)원전 정책은 재고해야

[커버 스토리 | 바이든 시대 개막! 한국의 선택 - 특별 인터뷰]
“그는 소통의 달인, 계속 만나 신뢰 쌓아라”



한덕수 전 국무총리는 바이든 당선인에 대해 “합리적이고 품격 있으며 가치를 중요시하는 사람”이라고 평했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는 바이든 당선인에 대해 “합리적이고 품격 있으며 가치를 중요시하는 사람”이라고 평했다.

미국의 제46대 대통령으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꺾고 당선이 확정되자 한국 정부가 분주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지향점과 정책의 방향성이 정반대인 바이든 행정부와 호흡을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미국 대선 이후 한반도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한반도 TF’를 꾸려 11월 16일부터 5일간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해 바이든 당선인의 외교·안보 참모진과 의회 주요 인사들을 만나기로 했다.
 
한반도 TF 소속 의원들의 방미를 며칠 앞두고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조언에 나섰다. 그는 노무현 정부 당시 재정경제부 장관 겸 부총리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밑그림을 그렸고, 총리로 임명된 후에는 FTA 협상 타결을 이끌어냈다. 이명박 정부에선 주미대사로 부임해 한·미 FTA의 미 의회 비준을 위해 200명이 넘는 미 하원의원을 500번 가까이 만나 협조를 구했다. 대사직을 마칠 때는 당시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그를 집무실로 초대해 “한 대사가 지난 3년간 한·미 양국의 굳건한 동맹관계를 더욱 강화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며 감사의 뜻을 표하기도 했다. 명실상부 외교와 통상 경험을 두루 겸비한 ‘미국통’이라 할 수 있다.
 

“한·미 동맹에는 햇빛이 들어갈 틈이 없어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재향군인의 날인 11월 11일(현지시간) 부인 질 바이든과 함께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 있는 한국전쟁 참전 기념비를 찾아 헌화하고 있다. / 사진: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재향군인의 날인 11월 11일(현지시간) 부인 질 바이든과 함께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 있는 한국전쟁 참전 기념비를 찾아 헌화하고 있다. / 사진:AFP/연합뉴스

 
바이든은 어떤 인물인가?
 
“상당히 합리적이고 품격 있는 사람이다. 그리고 모든 회의와 만찬에 참석할 정도로 성실하다. 무엇보다도 소통에 능한 사람이다. 한번은 공화당의 한 중진의원이 오바마 대통령에게 ‘공화당원 중에 바이든을 좋아하지 않으면 그 사람이 문제 있는 것’이라고 말했을 정도랄까.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고(故) 존 매케인 가족이 바이든을 지지하는 통에 경합주였던 애리조나주에서도 승리하지 않았나. 소속 정당은 달라도 바이든을 좋아하는 공화당원이 많다. 그 덕분에 2009년 건강보험개혁법, 경기부양책, 금융산업 개혁 등 이해가 첨예한 법안을 협의를 통해 상원에서 통과시키기도 했다(부통령이 상원의장을 겸임). 당시 오바마 대통령이 진심으로 (그에게) 고마워했다.”
 
 
한국에 대해서는 어떻게 시각을 가졌나?
 
“오바마 대통령은 어린 시절을 보낸 하와이와 시카고에서 한인들의 근면함과 높은 교육열을 보면서 한국에 대해 상당히 좋은 인상을 갖고 있었다. 당시 바이든 부통령도 오바마 대통령의 생각에 동감한다고 했었다. 바이든 또한 상원 외교위원장을 하면서 한국을 방문해 대통령들을 만나며 한국에 대한 이해가 깊었다. 무엇보다도 동맹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했다.”
 
 
트럼프 대통령처럼 무리하게 방위비 분담금을 올리는 식으로 한·미 동맹을 해치지는 않을 느낌이다.
 
“바이든은 기본적으로 가치를 중요하게 여긴다.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후 당시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첫 해외 순방지로 아시아를 정하고 한국에 와서 제일 먼저 전한 메시지가 있다. ‘한·미 동맹에는 햇빛이 들어갈 틈이 없다. 우리는 같은 페이지에 있다(There’s no daylight. We are on same page).’ 한·미 간에는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구축에 있어서 빈틈없이 견고하게 협력해야 한다는 의미였다. 바이든 행정부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북·미 관계에 관해 묻자 한 전 총리는 2009년 3~4월 당시 워싱턴 분위기를 먼저 언급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부시 전 대통령이 군사력을 동원해 이란과 이라크를 무너뜨리는 모습을 상기하며 외교가 우선이라는 기류가 강했다. 대북 문제도 대화로 해결하겠다는 분위기였다. 필요하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겠다고도 했었다.” 하지만 악재가 터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4월 5일(현지시간) ‘핵무기 없는 세상’ 연설을 하기 위해 체코 프라하에 있었다. 그러나 북한은 그날 새벽 장거리 미사일(광명성 2호)을 발사했다. 같은 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제재조치를 취하자 그 다음 날인 5월 25일 2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한 전 총리는 “당시 백악관과 국무성에는 ‘우리가 정책을 완전히 세팅하기도 전에 미사일을 쏘는 것을 보니 결국 비핵화할 생각이 없구나’ 하는 분위기가 가득했다”고 말했다. 오바마 정부의 대북 정책인 ‘전략적 인내’로 가는 시작점이었다.
 
 
한국에서는 바이든 행정부가 전략적 인내를 거듭했던 오바마 행정부 3기가 될 것인가, 페리 프로세스 등 성과를 보였던 클린턴 행정부의 3기가 될 것인가 의견이 분분하다.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으로 워싱턴 분위기가 안 좋아진 건 사실이다. 이듬해인 2010년 한반도에서는 천안함 피격 사건(3월), 연평도 포격 도발(11월) 등이 터지면서 남북관계도 악화일로였다. 그런데도 북한과 미국은 2011년에도, 2012년에도 계속 접촉했다. 당시 워싱턴에서는 ‘북한이 변하면 우리도 변하겠다’는 ‘행동 대 행동’ 원칙이 있었다. 바이든 행정부는 비핵화를 할 수 있다면 고위급 회담을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바이든은 철저히 원칙에 따라 일을 처리하는 사람이다. 실무자가 나서야 할 부분과 대통령이 나서야 할 부분을 분명히 구분할 것이라는 얘기다. 따라서 트럼프의 톱다운 방식은 보기 힘들 것이다. 비외교적 수단은 우선순위에서 뒤로 미뤄놓을 가능성이 크다.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 바이든이 제일 좋아하는 단어가 딜(deal)이다. 오바마 대통령이나 친구들에게 ‘좋은 거래다(It’s a good deal)’라고 굉장히 많이 얘기했다. 대선 과정에서 바이든 캠프를 보면 대북 문제에 구체적이며 포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쪽이 다소 우세한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한·미 간에 상당한 조율이 필요할 것 같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라인이 완전히 세팅되려면 6개월가량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대선과 함께 치러진 상·하원 선거 결과 하원은 민주당이, 상원은 공화당이 다수당 지위를 얻게 될 확률이 높다. 의회가 분리된 상태라면 바이든의 집권 초반 국정운영이 쉽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다 보면 대북 문제는 뒤로 밀릴 수 있다. 그 기간 정부는 한·미 동맹을 굳건히 다져야 한다. 제일 중요한 건 대북 정책 라인이 세팅되기 전에 북한의 도발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우리 정부가 북한에 시그널도 보내고 무리한 선택을 하지 않도록 자제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미 FTA 개정 협상, 선방한 수준” 

한덕수 전 국무총리는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우리에게 기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는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우리에게 기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바이든’ 조합은 어떨 것이라 보는가?
 
“케미스트리 자체는 잘 맞을 가능성이 높다. 문 대통령이 해외 정상들에게 잘 맞춰주는 스타일 아닌가. 문제는 콘텐트다. 실무선에서 많이 만나고 조율해야 할 것이다. 특히 북한문제는 이견이 없어야 하기 때문에 계속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신뢰를 쌓아야 한다. 설령 우리가 전달한 얘기처럼 북한의 행동이 나오지 않더라도 미국이 우리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트럼프 행정부와의 과거 사례를 봤을 때 한·미 관계가 아직 그 단계에 완전히 이르지는 않은 것 같다. 더 노력해야 한다.”
 
 
기존의 한·미 동맹은 양국 간 외교·안보 성격의 정치적 동맹이었다. 이후 한·미 FTA가 체결되자 동맹의 경제적 주춧돌 역할을 하며 양국 관계의 수준을 한층 높였다는 평가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FTA를 “끔찍한 협정”이라며 줄기차게 개정을 요구했다. 결국 1년간의 협상 끝에 ▷픽업트럭의 미국 측 관세 철폐 기간 20년 연장 ▷반덤핑·상계 관세 조사 관련 현지실사 절차 규정 신설 등의 조항을 추가하며 2019년 1월부터 개정 한·미 FTA가 발효됐다.
 
협상부터 비준까지 악전고투했던 한·미 FTA가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로 개정됐다. 어떻게 평가하는가?
 
“우리가 픽업트럭을 생산도 수출도 안 하는 정도로 양보하는 등 아쉬운 부분이 있다. 그러나 일장일단이 있다. 미국의 초반 요구사항은 협정을 다시 맺자는 수준이었는데 그정도로 협상한 것은 선방한 것이다. 협상 여건이 다소 좋았던 점도 있었다. 트럼프의 진짜 목적은 캐나다·멕시코와 맺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뜯어고치는 것이었다. NAFTA 재협상 과정에서 우위를 선점하려고 ‘한·미 FTA도 고쳤다. 너희는 안 할 거냐’는 식으로 밀어붙이기 위해 개정 협상을 빨리 진행했다는 얘기도 있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한·미 FTA를 손댈 가능성은 없나?
 
“중요한 부분이다. 재개정하자는 요구는 쉽지 않을 것이다. 다만 이번 선거에서 바이든 승리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러스트 벨트를 바이든도 쉽게 외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러스트 벨트는 자동차·부품 공업 지대이다 보니 통상 문제에 굉장히 예민하다. 이 때문에 조그만 규정을 들이밀면서 마찰이 생길 수 있다. 정부의 역할이 중요한 부분이다. 미국 기업의 불만 사항을 정기적으로 점검해 사전에 문제가 되지 않도록 미국 측과 소통해야 한다. 우리 규정이 국제 수준에 맞지 않는다면 미리미리 고쳐야 한다. 이런 과정이 지속해서 이뤄지면 워싱턴에서도 한국을, 한국 기업을 바라보는 시선이 확 달라진다. 이런 얘기를 하면 친미파라고 비판하는 얘기도 많이 들었는데 우리가 미국에 흑자를 내는 입장이기 때문에 필요한 일이다. 이건 내 소신이다.”
 
지난 4년 동안 전 세계는 미·중 무역 갈등 속에 보호무역주의로 회귀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 때문에 바이든이 보여줄 통상 정책에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다자무역체제 준수를 내세우고 있지만 미국 일자리 보호라는 보호무역주의도 혼재해 있어 아직 예측하기는 섣부르다.
 
 
바이든의 통상 정책은 어떤 식으로 전개될 것이라 보는가?
 
“바이든과 민주당은 ‘자유주의 국제 질서(liberal international order)’를 표방하기 때문에 이를 중심으로 판을 짤 것이다. 오바마 정부와 다소 다른 지점은 유럽·한국·일본과 같은 나라와 연대를 맺어 중국의 행태를 고치려 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중국은 그동안 과도한 보조금 지급, 지식재산권 침해 등의 행태를 통해 시장을 불공정하게 만들어왔다. 그러면서도 세계무역기구(WTO)에서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았다. 그래서 트럼프가 ‘20년 동안 국제질서 속에서 고치려 했는데 안 되더라’는 결론 끝에 일방적으로 관세를 부과했던 것이었다. 이런 이유로 미국은 WTO 내부 개혁과 함께 여러 나라와 힘을 합쳐 중국 문제를 해결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이 부통령 시절 타결했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취임하자마자 탈퇴했다. 미국이 TPP를 탈퇴하자 나머지 11개 국가는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을 만들었다. 우리는 CPTPP에 가입돼 있지 않다. 그 대신 11월 15일 중국이 주도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가입했다. RCEP는 아세안 10개국과 한국·중국·일본·호주·뉴질랜드 등 15개국이 참여한 세계 최대 규모의 FTA다. 청와대는 RECP에 가입하며 “RECP와 CPTPP는 상호 보완적 관계다. 필요하다면 (CPTPP에) 들어갈 수 있겠지만, 지금 결정할 시기는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CPTPP에 미국이 가입하고 한국에도 가입을 요구하게 될 공산이 커 보인다.
 
“주저할 필요가 있나. 가장 큰 이점은 누적 원산지제도다. CPTPP 협정을 맺은 회원국의 원재료로 중간재를 만들었을 때 그 중간재를 해당 국가의 생산품으로 인정해 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간단히 말해 미국이 우리나라 자동차 부품을 가져가면 미국산 부품으로 인정되는 식이다. 우리가 가입하지 않은 상황에서 CPTPP에 참여하는 국가가 많아질수록 제일 혜택을 보는 건 일본이다. 세계에서 자동차 부품을 생산할 수 있는 나라는 일본과 한국 정도다. 당연히 참여해야 한다. 덧붙여 코로나19 때문에 많은 전문가가 세계화가 끝났다고 주장하는데, 나는 동의할 수 없다. 자국에서 공산품을 어떻게 100% 생산하는가. 결국 원자재는 해외에서 들여와야 한다. 오히려 이런 시기일수록 적극적인 개방정책을 펼쳐야 경제가 성장할 수 있다.”
 

“유명희가 나이지리아 후보보다 적임자”

11월 15일 문재인 대통령은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이 역내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 (RCEP)에 서명을 마친 협정문을 펼쳐 보이자 박수를 치고 있다.

11월 15일 문재인 대통령은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이 역내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 (RCEP)에 서명을 마친 협정문을 펼쳐 보이자 박수를 치고 있다.

 
앞서 WTO 개혁을 언급했다. 사무총장에 도전하고 있는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는 인연이 있나?
 
“유 본부장은 내가 산업부 차관일 때에는 통상 쪽에 근무하면서 알고 있었고,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을 하면서는 외교부로 데리고 왔다. 인품이 좋아 사람들과 늘 좋은 관계를 유지했고 무엇보다도 디테일에 강했다. 한국 후보라서가 아니라 WTO를 중시하면서도 개혁의 필요성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라 나이지리아 후보보다 적임자다.”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나이지리아 전 재무장관과는 친분이 있나?
 
“다수가 참여하는 책을 함께 만들기도 했고 활동도 함께한 적 있다. 유 본부장보다 국제사회에 잘 알려진 건 사실이지만 통상 부분은 잘 모른다. 재무장관으로서 국가 재정의 흐름을 파악하는 것에 특화된 사람일 뿐이다. 반면 유 본부장은 무역통상이라는 한 우물만 판 전문가 아닌가. 최종 결선에 올라 경쟁하는 것만으로 대단한 일이지만 국가 위상은 물론 WTO를 위해서도 유 본부장이 사무총장이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론 상황이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잘 풀렸으면 한다.”
 
 
유 본부장은 오콘조이웨알라 전 장관보다 선호도 조사에서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회원국의 전체 합의로 최종 추대되는 WTO 사무총장 선거에서 미국이 유 본부장 지지를 선언하면서 교착상태에 빠진 상황이다. 미국은 한국 정부에 끝까지 사퇴하지 말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미국에서 만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WTO 사무총장 선출과 관련해 지속해서 협의해 나가자”는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형 원전, 기후변화 대응에 대안 될 수도” 


이번 미국 대선 과정에서 바이든은 기후변화 대응과 친환경 인프라 구축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내년 취임식 당일에는 파리기후변화협약에 재가입하겠다고 천명하기도 했다. 공약대로라면 바이든 행정부는 2050년까지 100% 청정에너지경제와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해 앞으로 10년간 5조 달러(약 5500조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미국의 산업 구조가 바뀌는 대전환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한편 문 대통령은 올 10월, 국회 시정연설에서 ‘2050년 탄소 중립’을 선언하면서 내년에 친환경 정책인 ‘그린 뉴딜’에 8조원을 투자하겠다고 했다.
 
 
바이든의 에너지 공약은 문재인 정부의 ‘그린 뉴딜’과 궤를 같이 하는 모습이다.
 
“1997년 교토의정서 당시에는 산업부 차관으로,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 때는 기후변화센터 이사장으로 참여했다. 파리기후변화협약으로 비로소 글로벌 거버넌스(Global Governance) 체제가 만들어졌다. 기후변화 문제는 전 세계가 참여해야 하는 글로벌 이슈인데 미국의 재가입으로 추동력을 얻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그린 뉴딜 정책과 ‘2050년 탄소 중립’ 선언도 국제사회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선언이 아니라 행동이다. 이 과정에서 미국과 협력할 부분이 상당히 많을 것이다. 동시에 엄청난 기회도 찾아올 것이다.”
 
 
어떤 기회를 의미하는가?
 
“파리기후변화협약에 가입한 196개국 가운데 기후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정책을 세우고 이를 실행하는 행정력·기술력을 가진 국가는 20개국이 채 되지 않는다. 스물 남짓한 나라가 국제적 협력을 통해 나머지 국가를 도와줘야 하는 상황이다. 얼마나 좋은 기회인가. 하루빨리 재생에너지 등 관련 산업을 육성해야 하는 이유다. 물론 지금 당장 기업에는 부담일 수 있다. 하지만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산업적으로 성장한다면 전 세계를 대상으로 무궁무진한 기회가 열릴 것이다.”
 
 
‘2050년 탄소 중립’을 지키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CO2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석탄 비중을 줄이면서 태양광·풍력·조력 등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리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가스터빈과 같은 신재생에너지 관련 설비는 외국에 의존하는 상황이다. 그런 측면에서 탈(脫)원전 정책은 재고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원전은 CO2 배출이 제로다. 안전성 문제를 거론하지만,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송전 과정이 까다롭다. 송전탑 설치를 두고 얼마나 갈등이 컸었나. 그래서 빌 게이츠는 소형 원전을 통해 재생에너지를 보완하면서 기후변화에도 대응하려고 하고 있다. 발전용량도 낮기 때문에 안정성을 담보할 수 있다. 유엔 산하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IPCC)에서도 기후 위기를 막는 데 소형 원전이 대안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도 얘기한다. 세계 최고 수준의 원전 기술을 갖고 있으면서 이를 사장시키는 건 합당한 해결책이 아니다. 비행기가 추락 가능성이 있다고 안 탈 것이 아니지 않은가.”
 
 
마지막으로 한마디한다면?
 
“내가 본 바이든의 가장 큰 장점은 낙관적인 태도다. 그러니 그 숱한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대통령이 된 것이 아니겠는가. 나 역시 우리의 상황을 낙관적으로 본다. 코로나19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것을 보면 우리는 앞으로 닥쳐올 다른 위기도 극복해낼 능력이 있다. 우리나라 국민은 충분히 훌륭하다.”
 
 
- 글 허인회 월간중앙 기자 heo.inhoe@joongang.co.kr / 사진 신인섭 선임기자 shinis@joongang.co.kr / 녹취 정리 김재현 월간중앙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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