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중구에 있는 한진빌딩. 연합뉴스
10일 ㈜한진에 따르면 HYK파트너스가 설립한 ‘HYK1호펀드’가 지난 8일 ㈜한진 이사회에 ‘지배구조 개선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주주제안’이 담긴 내용 증명을 보냈다. HYK1호펀드는 ㈜한진의 지분 9.79%를 보유한 2대 주주다. ㈜한진의 최대주주는 한진칼 및 특수관계인으로 27.44%를 보유하고 있다. 우호세력인 GS홈쇼핑(6.62%)까지 포함하면 총 34.06%로 현재까지는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한진 관계자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주주제안이 담긴 내용 증명을 받았고 검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 시내의 한 택배 물류센터에 한진 택배 차량이 주차돼 있다. 뉴스1
HYK "완전한 전문 경영인 체제" 요구
HYK1호펀드는 ▶전자 투표제 도입 ▶감사위원 전원 분리선임(이사와 감사위원을 분리해 선임하라는 요구) ▶이사의 자격 제한(징역형의 유죄판결을 받고 10년이 지나지 아니한 자의 이사 자격 상실 등)과 같은 내용을 담은 정관 변경안을 제안했다.
"조현민 전무 겨냥한 것" 분석도
이 펀드는 또 자신들이 추천하는 최소 1인이 사외이사로 선임될 것도 요청했으며,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유휴 자산 매각, 임원의 보수 및 퇴직금 규정 정비, 관계사 일감 몰아주기 근절 등도 제안했다. 다만 이번에 HYK1호펀드 측이 제안한 내용이 내년 3월 정기 주총에서 안건으로 다뤄질지는 미지수다. HYK1호펀드의 지분 보유 기간이 6개월이 넘지 않아 주총에 안건을 직접 올릴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한진 이사회가 주주제안을 받아들여 안건으로 올려야만 정기 주총에서 다룰 수 있다.

강성부 KCGI 대표. 장진영 기자
조원태 회장과 경영권 분쟁 중인 KCGI와 경방의 연대 가능성도 거론된다. KCGI의 주요 투자자인 조선내화가 경방 지분 3% 정도를 보유하고 있어서다. 김담 경방 회장과 이인옥 조선내화 회장은 미국 브라운대 동문이다. 이에 대해 HYK 측은 “단순 투자 수익 창출을 위해 ㈜한진에 투자했으며 파트너 입장에서 회사가 잘 될 수 있는 안을 권고한 것”이라며 “KCGI 측과는 관련이 없고 연대 계획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HYK파트너스가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는 주주제안을 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날 한진 주가는 강세를 보였다. 10일 한진은 전 거래일 대비 4.44%(2000원) 오른 4만 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