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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백운규, 靑 원전 지시 묻자 "그걸 어떻게 말할 수 있나"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임현동 기자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임현동 기자

“내가 데리고 있던 산업부 공무원이 2명이나 저렇게 된 마당에 무슨 말을 더 할 수 있겠나”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8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원전 수사와 관련해 착잡한 심경을 드러내며 한 말이다. 산업부 공무원 2명은 월성 1호기 원전 관련 내부 자료를 무더기 삭제하는 과정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혐의로 지난 4일 구속됐다. 이후 백 전 장관이 자신의 입장을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원전 수사 핵심인물 백 전 장관, 중앙일보와 통화
“공무원 2명 구속된 마당에 무슨 말 더 하겠나”

 
백 전 장관은 다만 통화에서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을 낮게 평가하는 과정에 청와대 지시를 받았거나 산업부 공무원에게 지시했는지 여부 등 물음에는 구체적인 답을 피했다. 

 

“靑 지시 받았나” 질문에 “감사보고서에 나온다”

백 전 장관은 채희봉 한국가스공사 사장(전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과 함께 월성 1호기 조기폐쇄에 청와대 개입이 있었는지를 밝히기 위한 수사선상의 핵심 인물로 꼽힌다. 
 
감사원의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결정의 타당성 점검’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4월 2일 당시 산업부 원전정책 관련 부서 과장이었던 A씨는 “월성 1호기를 즉시 가동중단하는 것으로 산업부 장관까지 보고해 확정한 보고서를 받아보라”는 청와대 지시를 받았다. 이 지시는 당시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실 소속 행정관을 통해 A씨에게 전달됐다.
 
하지만 A씨는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운영변경 허가 전까지 약 2년 반 동안 월성 1호기를 계속가동하는 안을 4월 3일 백 전 장관에게 보고했다. 한국수력원자력에서 계속가동을 원하는 데다 자체 평가에서도 월성 1호기를 당장 멈추는 것보다 경제성이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감사원 감사에서는 당시 보고를 받은 백 전 장관이 A씨를 크게 질책하며 “즉시 가동중단하는 것으로 재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감사원 조사에서 당시 백 전 장관이 “‘(원안위) 운영변경허가 전까지 가동할 수 있다는 뜻으로 대통령비서실에 보고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이후 월성 1호기는 사실상 즉시 가동중단으로 답을 정해 놓고 조기폐쇄가 추진됐다. A씨는 백 전 장관 지시대로 보고서를 수정하고, 4월 4일 한수원 관계자들을 불러 “즉시 가동중단하는 방안으로 대통령비서실에 보고할 예정”이라고 했다.
 

청와대가 월성 1호기 조기폐쇄와 관련해 언질 준 것이 있나.
지금 이 상황에서 내가 그런 걸 어떻게 말할 수가 있나.
 
청와대 지시를 받은 건 없었다는 뜻인가.
그건 감사보고서에 다 나와 있지 않나. 청와대 지시로 관련 보고를 장관에게 하라고 했다고 나와 있다.

  
그건 A씨가 받았다는 지시고, 백 전 장관에게 청와대가 따로 언질 준 것은 없나. 청와대가 장관을 건너뛰고 과장한테 바로 지시한 건가.
 
내가 한 기관 수장이었는데, 그런 것까지 어떻게 말할 수 있나. 수사 중인 사안이고 나는 내가 데리고 있던 공무원들이 저렇게 된 게 너무 가슴이 아프다.
 
백 전 장관은 큰 틀에서 감사원 감사 결과를 부인하진 않았지만 청와대 등 윗선의 관여나 지시 여부 등에 대해선 계속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경제성 평가 축소 지시 여부엔 “상식 선에서 생각하라”

백 전 장관은 월성 1호기 즉시 가동중단 근거가 된 경제성 평가를 축소하라고 지시했느냐는 질문에도 말을 아꼈다. 산업부 공무원과 한수원 관계자들은 감사원 감사에서 백 전 장관 지시로 “즉시 가동중단으로 결론이 나오게 경제성 평가를 진행했다”고 진술했다.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연합뉴스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연합뉴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산업부 원전정책 관련 국장급 공무원 B씨는 “백 전 장관이 월성1호기 즉시 가동중단을 결정하면서 (한수원의) 경영상 자율성을 침해했을 수 있고, 의사결정에 부담을 줬다”고 했다. A씨도 “나도 장관 지시를 거부하기 어려웠는데, 한수원 직원들도 동일하게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수원 관계자는 “당시 산업부 과장 A씨가 장관 지시로 월성 1호기는 조금이라도 재가동이 안 된다고 해 용역은 즉시 가동중단이 가장 경제성이 있다는 결과를 도출하는 방향으로 진행됐다”고 진술했다.
 
감사원도 이런 진술을 바탕으로 “백 전 장관이 즉시 가동중단하는 방안 외 다른 방안은 고려하지 못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감사원 발표 직후 백 전 장관은 “경제성 평가 같은 세세한 것에 장관이 관여하지 않는다”고 반발했었다.
 
산업부 공무원들이 경제성 평가 축소에 장관 지시가 있었다고 했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사실인가. 
수사 중인 사안이고 내가 지금 이런 걸 어떻게 말할 수 있겠는가.
 
감사 발표 직후에는 경제성 평가 같은 세세한 것은 장관이 지시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상식적인 선에서 생각해주면 좋겠다. 어쨌든 내가 데리고 있던 산업부 공무원 2명이나 저렇게 된 마당에 내가 무슨 말을 더 할 수 있겠나.
 
검찰 안팎에선 백 전 장관과 채 사장 등 핵심 인물에 대한 소환 조사가 곧 이뤄질 거란 전망이 나온다. 검찰 관계자는 “백 전 장관 소환 조사 결과에 따라 수사가 윗선으로 더 확대될 수 있을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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