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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시설 방재 공사하다 1400년 전 백제 토기 무더기 발굴

백제 사비도읍기(538~660) 왕궁으로 추정되는 충남 부여 관북리 유적의 북쪽 부소산성(사적 제5호)에서 토기의 제작시기를 추정할 수 있는 '乙巳年'(을사년)이 새겨진 명문토기가 출토됐다고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가 8일 밝혔다. 사진은 궁녀사 구간 집수시설 출토 유물. [사진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백제 사비도읍기(538~660) 왕궁으로 추정되는 충남 부여 관북리 유적의 북쪽 부소산성(사적 제5호)에서 토기의 제작시기를 추정할 수 있는 '乙巳年'(을사년)이 새겨진 명문토기가 출토됐다고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가 8일 밝혔다. 사진은 궁녀사 구간 집수시설 출토 유물. [사진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충남 부여 부소산성에서 관람객 편의시설을 위한 방재 공사 도중 ‘을사년(乙巳年)’ ‘북사(北舍)’ 등의 글씨가 새겨진 토기가 무더기로 발견됐다. 을사년은 토기의 제작연대(645년 추정)를 짚어볼 수 있는 단서로 부소산성의 축조 및 활용과 관련한 추가 연구가 기대된다.  

부여 부소산성 지하 파던 중 토기 등 확인
"백제~통일신라기 산성 활용연구에 도움"

 
문화재청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는 최근 부소산성 긴급발굴조사에서 이 같은 명문이 새겨진 토기를 비롯해 백제∼통일신라 시대 성벽, 기왓조각으로 쌓아 만든 와적기단(瓦積基壇) 건물터, 집수시설을 확인했다고 8일 밝혔다. 부여 부소산성은 백제 사비도성의 배후산성과 왕궁성으로 추정되는 유적으로 성의 둘레는 약 2200m에 이른다.  
 
유은식 학예연구실장은 “지난 7~8월 부소산성 내 관람로와 매점 등 편의시설에 필요한 재난 방재 관로 구축 공사를 하다 유물 존재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해당 편의시설은 1960~70년대 조성됐고 최근 들어 CCTV 설치 등 현대화를 위해 전기선·고압선 매립 용도로 지반 아래 너비 1m, 깊이 0.8m의 관로를 파는 중이었다.
 
조사 결과, 부소산성 내 평탄지가 존재하는 군창지 구간, 사자루 구간, 궁녀사 구간 등에서 백제 시대 다양한 건물지와 집수시설이 확인됐다. 특히 궁녀사 구간 집수시설에는 중국제 자기, 칠기(漆器) 등과 함께 수백 점이 넘는 백제 사비기 토기가 묻혀 있었다. 백제 토기는 완형에 가까운 기대(器臺, 그릇받침), 구슬 형태 손잡이가 있는 보주형(寶珠形) 뚜껑, 전달린토기(위쪽 가장자리가 조금 넓적하게 돌출된 토기)가 많았다. 7세기 신라 병형토기도 출토됐다.
부여 부소산성에서 출토된 명문 토기(왼쪽)와 이를 선명하게 처리한 참고 그래픽. 총 14자 가운데 해독되지 않은 한 글자를 제외한 나머지는 ‘乙巳年三月十五日牟尸山菊作’(을사년삼월십오일모시산국작)으로 ‘을사년 3월 15일 모시산 사람 국(菊)이 만들었다‘로 해석된다. 마지막 한 글자는 기와 와(瓦) 자의 옛날 표기로 추정된다고 연구소 측은 밝혔다.[사진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부여 부소산성에서 출토된 명문 토기(왼쪽)와 이를 선명하게 처리한 참고 그래픽. 총 14자 가운데 해독되지 않은 한 글자를 제외한 나머지는 ‘乙巳年三月十五日牟尸山菊作’(을사년삼월십오일모시산국작)으로 ‘을사년 3월 15일 모시산 사람 국(菊)이 만들었다‘로 해석된다. 마지막 한 글자는 기와 와(瓦) 자의 옛날 표기로 추정된다고 연구소 측은 밝혔다.[사진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특히 해독되지 않은 한 글자를 포함해 총 14자의 명문이 적힌 토기가 눈길을 끈다. 나머지 13자는 ‘乙巳年三月十五日牟尸山菊作’(을사년삼월십오일모시산국작)으로 ‘을사년 3월 15일 모시산 사람 국(菊)이 만들었다‘로 해석된다고 연구소는 밝혔다. 토기의 제작연대(645년 추정)와 제작지(예산, 덕산 추정), 제작자를 밝히는 자료다. 마지막 한 글자는 기와 와(瓦) 자의 옛날 표기로 추정된다고 한다. 또 ‘北舍’(북사)라고 명기된 토기도 나왔다. '북사'는 중심 시설 북쪽에 위치한 공공적 성격의 부속건물을 뜻한다고 한다. 이 같은 북사 토기는 앞서 백제 사비왕궁지구인 관북리 유적, 익산의 왕궁리 유적, 익산토성과 같이 왕실과 관련 있는 중요 유적에서 출토된 바 있다.  
백제 사비도읍기(538~660) 왕궁으로 추정되는 충남 부여 관북리 유적의 북쪽 부소산성(사적 제5호)에서 수백점의 토기와 백제~통일신라 시대 성벽, 기왓조각으로 쌓아 만든 와적기단(瓦積基壇) 건물터, 집수시설이 확인됐다.   사진은 군창지 구간 와적기단 건물터. [사진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백제 사비도읍기(538~660) 왕궁으로 추정되는 충남 부여 관북리 유적의 북쪽 부소산성(사적 제5호)에서 수백점의 토기와 백제~통일신라 시대 성벽, 기왓조각으로 쌓아 만든 와적기단(瓦積基壇) 건물터, 집수시설이 확인됐다. 사진은 군창지 구간 와적기단 건물터. [사진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부여 부소산성 전경. [사진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부여 부소산성 전경. [사진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연구소는 “부여 부소산성 내 백제∼통일신라 시대 성벽의 축조방식과 부소산성 내부공간의 활용방식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소는 오는 11일 오전 10시 문화재청과 국립문화재연구소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온라인 설명회를 연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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