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월 16일 산업은행의 한진칼 지원 방안이 발표된 직후 항공업계에 종사 중인 전략기획 담당자들 사이에서는 이직 제안이 돌았다. 지원 자격에는 ‘항공 산업 전략기획 또는 신사업 기획 경력자’라는 조건이 붙었고, 담당 직무에는 ‘인수합병 및 투자사 관리 업무’가 명시됐다. 채용을 진행하는 곳은 반도건설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지주사 반도홀딩스다. 회사 설명에는 ‘최근 한진KAL의 지분 8%를 확보했으며 항공업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고 적혔다.
항공업계에서는 반도그룹이 ‘소유는 하되 경영하지 않는다’라는 내용의 3자연합 간의 약정을 깨고 대한항공의 경영에 직접 개입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투자 관리 업무라고는 하지만 금융투자회사가 아닌 기업 집단의 지주사에서 투자사 관리 업무는 어떤 식으로든 경영 계획에 개입하게 되기 때문이다. 반도그룹이 포함된 3자연합 측에서는 조원태 회장 측보다 높은 지분율을 확보하고 내년 주주총회를 기다리던 상황에서 갑작스런 산업은행의 개입으로 상황이 복잡하게 흘러가자 반도그룹이 ‘결심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반도건설의 항공 산업 인력 채용과 관련해 KCGI 등 다른 3자연합 주축들은 일단 해당 사실에 대해서 전해들은 바가 없다는 입장이다.
직접 경영 아니라지만, 반도그룹에 시선 집중
반도그룹은 지주사 내 투자운용부문에 지속적으로 힘을 싣고 있다. 반도건설의 모회사인 반도홀딩스는 지난 6월 전문경영인 체제를 갖추면서 투자운용부문을 신설하고 금호아시아나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인 김호균 대표를 영입한 상태다. 김 대표는 아시아나항공과 그룹 전략경영본부 등을 거쳤다. 반도홀딩스 고위 관계자는 “김호균 대표가 필요하다고 해서 채용이 진행되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직접 경영 참여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황건강 기자 hwang.kunka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