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秋 따를수록 후배들이 등돌린다, 더 거세진 '이성윤 책임론'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지난달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서울고검·수원고검 산하 검찰청들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지난달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서울고검·수원고검 산하 검찰청들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중앙지검 간부들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직무배제 사태와 관련해 이성윤 지검장을 만나 사실상 사퇴를 건의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윤석열 총장 직무배제 지시 이후 일선 검사들과 갈등이 처음으로 드러났다. 

 

4일 검찰 등에 따르면 이 지검장을 보좌하는 중앙지검 1~4차장을 포함해 일부 간부들이 최근 이 지검장을 찾아 윤 총장 직무배제 사태 이후 지검 내 검사들의 집단반발 상황과 의견 등을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최근 사태와 관련해 결단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고, 이후 김욱준 1차장검사가 이 지검장을 찾아가 사표를 제출했다. 김 1차장검사는 지난 2일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존재가치를 위협하는 조치를 즉각 중단해 달라”는 사의의 변을 남겼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들과 부부장검사, 평검사들은 이번 윤 총장 직무 배제 사태와 관련해 집단 성명을 냈다. 서울중앙지검 평검사들은 이 지검장 등 지휘부에 대한 비판 의견도 성명에 담는 방안을 논의했다가 제외됐다.
 

서울중앙지검 이례적 공보 “간부들이 지난주까지 있었던 의견들 지검장에 전달” 

 

이와 관련해 중앙지검은 “지난주까지 있었던 검사들의 입장 표명 과정에서 나온 목소리와 의견들, 검찰청 내 상황 등에 대해 간부들이 말씀드리고 논의한 사실이 있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답변하기 어렵다”고 알려왔다. 지금까지 이성윤 지검장과 검사들의 갈등설에 침묵했던 서울중앙지검이 간접적으로 상황을 전달한 것이다.
 
이성윤 지검장과 불협화음은 추미애 장관이 지난달 24일 윤석열 검찰총장의 직무배제를 발표한 당시부터 세지기 시작했다. 이날 추 장관의 발표 4시간 전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는 윤 총장의 장모를 기소했다고 발표했는데, 이후 평검사들이 기소 시간에 의문을 제기했다. “1차장이 22일 서울 서초구의 한 식당에 형사6부 검사들을 소집했고, 다음날 기소를 지시했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가 공유돼 내부에서 이견 조율 과정에서 갈등이 있었음이 드러나기도 했다. 
지난 2월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열린 전국 지검장회의. 전국 18개 검찰청 지검장과 59개청 공공수사 담당 부장검사가 참석했다. 오종택 기자

지난 2월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열린 전국 지검장회의. 전국 18개 검찰청 지검장과 59개청 공공수사 담당 부장검사가 참석했다. 오종택 기자

3일에는 4차장 산하 경제범죄형사부에서 맡고 있던 옵티머스 펀드 사기 사건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던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근이 숨진 채 발견되면서 대검찰청과 늑장 보고 문제가 나오기도 했다. 2차 조사를 받던 이 대표 측근은 2일 오후 7시 30분부터 연락이 두절됐는데, 중앙지검은 대검에 다음 날인 3일 오전 9시 30분에 보고했다.  

 

윤 총장에게는 언론 취재가 시작될 때쯤인 이날 오후 11시쯤에 보고 됐다. 이 때문에 검찰 내부에서는 “실종 직후 대검에 연락했으면 대규모 인력으로 서초동 일대를 수색했을 것”이라며 “문제가 커지는 걸 막으려고 이성윤 지검장이 상부 보고를 막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성윤 지검장의 책임론이 커지면서 과거 행적이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이 지검장은 2012년 서울동부지검 형사2부장을 맡았다. 이 지검장이 있던 부서에서 실무수습을 위해 파견 근무 중이던 검사가 수사 편의를 대가로 피의자와 성관계를 하는 성추문 사건이 불거졌다. 이 사건 때문에 당시 동부지검장이 사표를 냈다.  
 

“채널A 사건으로 부장검사 독직폭행 혐의로 기소부터 최근 상황까지 지검장 탓 커”

 
이성윤 검사장은 2011년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장을 맡았을 때 주식워런트증권(ELW) 거래 과정에서 속도가 빠른 전용회선으로 수십억원 상당 부당이득을 올린 혐의로 12개 증권사 대표와 스캘퍼(초단타매매자) 등 관계자 50여명을 기소했는데 모두 무죄가 나왔다.  
 

검찰 고위 간부 출신 변호사는 당시 사건을 언급하며 “대검에서도 일부만 기소해보라고 의견을 냈는데 고집이 세서 전부 기소했다가 역풍이 불었다”며 “올해 상반기에는 채널A 전 기자의 강요미수 사건을 수사하다가 부장검사가 독직폭행 혐의로 기소되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는 건 지검장 탓도 크다”고 말했다.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이 지검장이 평검사 때는 평판이 좋았다”며 “부장 검사 이후에는 지휘력을 보여줘야 하는데 추미애 장관 지시 등을 거르지 않고 그대로 따르다 후배들이 등을 돌린 것”이라고 전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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