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비야·안토니우스 반 주트펀, 푸른숲
![지난 2017년 11월 결혼한 '바람의 딸' 한비야(오른쪽)씨와 안토니우스 반 주트펀이 2020년 여름 네덜란드 순례길을 걷고 있다. 안토니우스는 네덜란드 출신으로, 한비야씨가 구호활동을 할 당시 '보스'였다. [사진=푸른숲]](https://pds.joins.com/news/component/joongang_sunday/202012/05/b02ab052-bc3c-4cc5-a245-7f9d48de32bd.jpg)
지난 2017년 11월 결혼한 '바람의 딸' 한비야(오른쪽)씨와 안토니우스 반 주트펀이 2020년 여름 네덜란드 순례길을 걷고 있다. 안토니우스는 네덜란드 출신으로, 한비야씨가 구호활동을 할 당시 '보스'였다. [사진=푸른숲]

한비야는 2002년 아프가니스탄 구호현장에서 상관인 안톤을 처음으로 만난 뒤 2017년 11월 결혼했다. 한비야가 5년 9개월 만에 낸 신작인 이 책은 일기를 쓰듯 지난 18년간의 에피소드를 봉인해제 시킨다. 남의 일기를, 그것도 연애담을 들여다보는 건 무척 흥미로운 일이다.
ABC(안톤·비야 커플)가 정한 연애 당시의 원칙은 ‘최소기준’에 따른 ‘우선순위’다. 이 두 가지는 구호현장에서 내세우는 원칙이기도 하다. 최소 크리스마스, 둘 중 한명의 생일에는 함께 한다는 우선순위를 매겼다.
![지난 2017년 11월 결혼한 '바람의 딸' 한비야(오른쪽)씨와 안토니우스 반 주트펀이 2020년 여름 네덜란드 순례길을 걷고 있는 장면을 그림으로 옮겼다. 안토니우스는 네덜란드 출신으로, 한비야씨가 구호활동을 할 당시 '보스'였다. [그림=푸른숲]](https://pds.joins.com/news/component/joongang_sunday/202012/05/b0dcd2b8-6e74-4c03-885f-86174eee51c1.jpg)
지난 2017년 11월 결혼한 '바람의 딸' 한비야(오른쪽)씨와 안토니우스 반 주트펀이 2020년 여름 네덜란드 순례길을 걷고 있는 장면을 그림으로 옮겼다. 안토니우스는 네덜란드 출신으로, 한비야씨가 구호활동을 할 당시 '보스'였다. [그림=푸른숲]
부부의 세계에서 갈등이 없을 수 없다. ABC는 싸움 방지 시스템을 만들어 놨다. 최후의 싸움 방지 방법은 아침에 하는 통성기도. ‘안톤은 오늘도 젖은 수건을 침대 위에 올려놨습니다. 부디 제가 인내심을 갖게 해주시옵소서.’ 하느님 아니라 남편이 들으라는, 이런 식이다.
50:50. 집을 살 때도, 음식 계산을 할 때도 적용하는 이 룰은 책에 나오는 한비야의 유언장에도 기록돼 있다. 유골의 반은 한국에, 반은 네덜란드에 뿌려달라는 것이다. 이 책의 인세 수입도 50:50으로 나눴다. 절반은 기부한다는 것이다.
이들의 생활 원칙을 그대로 따라갈 수 없지만, 나름의 ‘최소기준’과 ‘우선순위’만 선택해 보는 것도 가화만사성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그런데, 분명 안톤도 북한산에서 본 것 같다. 이들의 한국 신혼집은 북한산 밑 불광동 어드메다
김홍준 기자 rimr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