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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뚜아네트' 김현미는 바뀌고 '尹과 싸움' 추미애는 살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4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등 4개 부처 장관을 교체했다. 반면 윤석열 검찰총장과 충돌해 온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이번 개각에서 제외됐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4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한국철도기술연구원에서 열린 철도산업발전 간담회에 참석해 명찰을 부착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주도해왔던 김 장관은 이날 발표된 개각에서 교체 대상에 올랐다. 김 장관은 역대 최장수 국토부 장관이다. 뉴스1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4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한국철도기술연구원에서 열린 철도산업발전 간담회에 참석해 명찰을 부착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주도해왔던 김 장관은 이날 발표된 개각에서 교체 대상에 올랐다. 김 장관은 역대 최장수 국토부 장관이다. 뉴스1

 
문 대통령은 이날 국토부 장관에 변창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행정안전부 장관에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 보건복지부 장관에 권덕철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원장, 여성가족부 장관에 정영애 한국여성재단 이사를 각각 내정했다고 정만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발표했다.
 
이번 개각의 핵심은 김현미 국토부 장관의 교체라는 평가다.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중용된 김 장관은 3년 6개월간 24번의 부동산 대책에도 집값 상승을 막지 못해 문재인 정부의 '아킬레스건'으로 불려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3년간(2017년∼2020년) 서울 아파트값은 평당 2625만원에서 4156만원으로 1531만원(58%) 올랐다. 이는 이명박ㆍ박근혜 정부 9년간 상승액인 344만원(2281만원→2625만원)의 4.5배에 달한다. 
 
최근엔 논란성 발언으로 부동산 민심에 기름을 부었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김 장관은 7월 국회에서 “문재인 정부 들어 서울 집값이 11% 올랐다”고 해 현실 인식이 뒤떨어졌다는 비판을 받았다. 30대의 이른바 ‘영끌’ 매수에 대해 “안타깝다”고 말했고, 지난달 30일 국회에서는 “아파트가 빵이라면 밤을 새워서라도 만들겠다”고 해 ‘빵투아네트’ 논란을 낳았다.
 
다만 청와대는 김 장관에 대해 "경질이 아니다"라고 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김 장관은 원년 멤버로 소임을 다했다"며 "새로운 정책에 대한 수요가 있어 변화된 환경에 맞춰 현장감 있는 정책을 펴기 위한 변화"라고 말했다.
 
변창흠 후보자는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로 있으면서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국가균형발전위원, LH 사장 등을 지냈다. 정만호 수석은 “변 후보자는 도시계획 및 주택 분야의 권위자”라며 “양질의 주택 공급을 더욱 가속화하는 등 현장감 있는 주거 정책을 만들어 주거 안정 등의 염원을 실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변 후보자는 지난 10월 국회에서 현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주거복지에 특히 공공임대주택이나 저소득층, 비주택 거주자 같은 부분에 대해서 어떤 정부보다 많이 빨리 세심하게 했다”고 했다. 그는 부동산 정책에 대한 비판적 여론 조사 결과에 대한 소회를 묻자 “주택 정책이 삶의 질이나 품격과 관련이 높고, 가격이 올랐을 때 갖지 못했던 분의 박탈감 등이 반영된 것 같다”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 경기도 지사 경선을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 '3철'이 모였다. 전해철 의원(왼쪽)의 북 콘서트에 참석한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가운데)과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경기도 지사 경선을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 '3철'이 모였다. 전해철 의원(왼쪽)의 북 콘서트에 참석한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가운데)과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연합뉴스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의 후임으로 내정된 전해철 후보자는 3선(19∼21대) 의원이다. 전 후보자는 친문 핵심인 '3철'(전해철·이호철·양정철) 중 한 명이며, 한때 차기 법무부 장관으로도 거론됐다. 
 
전 후보자는 청문회를 통과하면 '3철' 중 입각한 첫 사례가 된다. 전 후보자는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민정수석으로 당시 문재인 대통령 비서실장과 함께 호흡을 맞췄다. 이 때문에 현 정부 핵심 국정과제인 권력기관 개편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에는 국회 정보위원장으로서 대공수사권 이관을 골자로 한 국가정보원법 개정안 처리를 주도했다. 장관으로 임명되면 국가수사본부, 자치경찰제 등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만호 수석은 전 후보자의 발탁 배경을 설명하며 “돌파력과 리더십”을 강조했다. 전 후보자 역시 개각 발표 직후 “행안부가 끊임없이 해야 할 것을 정부 혁신”이라며 “부처간 협업”을 전면에 내세웠다.
 
문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4일 600명을 넘는 등 코로나 재확산 국면임에도 원년 멤버인 박능후 복지부 장관을 교체하고 후임에 복지부 관료 출신인 권덕철 후보자를 발탁했다.
 
권 후보자는 행정고시 31회 출신으로,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총괄반장, 기획조정실장, 차관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질병관리본부가 청으로 승격되는 등 질병관리시스템이 체계적으로 잘 갖춰져 있다"며 "코로나가 확산하고 있지만, 장관 교체로 인한 혼선이나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의 후임으로 내정된 정영애 후보자는 여성단체 출신으로,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균형인사비서관, 인사수석을 지내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호흡을 맞췄다. 이 장관은 앞서 내년 4월 서울ㆍ부산 시장 보궐선거에 대해 “성(姓)인지 집단학습 기회”라고 발언해 물의를 빚었다. 
 
문 대통령이 일부 부처를 한데 묶어 개각하는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1년 3개월 만이다. 그동안 문 대통령은 필요에 따라 장관을 교체하는 '원포인트 개각'을 해왔다.
 
문재인 대통령 국정 지지도.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문재인 대통령 국정 지지도.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이날 인사는 부동산값 폭등과 '윤석열 찍어내기' 등으로 불거진 민심 이반을 추스르기 위한, 국면전환용 개각이라는 평가다. 실제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날 개각은) 사실 준비 기간이 조금 됐다"며 "그런데 여러 가지 상황 때문에 밀려오다가 지금 발표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개각의 발표 타이밍을 조절해왔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 지지율은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전날(3일) 리얼미터 발표에선 37.4%를 기록해 40% 지지선이 무너졌다고, 이날 한국갤럽 조사 역시 39%였다. 특히 갤럽 조사에서 문 대통령 부정평가 이유로 부동산 정책(22%)과 법무부·검찰 갈등(9%)이 꼽혔다. 
 
이번 개각 명단에서 추미애 장관은 제외됐다. 이와 관련 여권의 핵심 인사는 중앙일보에 "추미애-윤석열 두 사람의 거취 문제는 서로 맞물려 있는 상황"이라며 "윤 총장이 물러난다는 뜻을 밝히지 않은 상태에서 문 대통령이 추 장관을 교체하면 '검찰개혁' 실패를 자인하는 꼴이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결국 윤석열 직무배제로 촉발된 법무부-검찰 간 극한 갈등 사태가 일단락돼야 추 장관의 거취도 결정되리라는 것이 정치권의 관측이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4일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를 나서고 있다. 추 장관은 이번 개각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4일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를 나서고 있다. 추 장관은 이번 개각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연합뉴스

다만 추 장관이 추후 개각 대상에 오를 가능성은 남아있다. 특히 윤 총장에 대한 징계위원회가 10일로 연기된 만큼 9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을 처리하는 시점을 전후해 추 장관과 윤 총장의 거취를 함께 정리하는 '동반퇴진'을 다시 모색할 수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이와 관련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추가 인사를 예견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도 “다만 보궐선거와 관련된 인사 수요가 있고, 국무총리 역시 ‘2번에 나눠 개각이 이뤄질 것’이라고 언급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실제 이번 개각에서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가능성이 높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빠졌다. 박 장관이 선거에 나가기 위해서는 선거 30일 전인 내년 3월 8일 전에 장관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강경화 외교부장관도 포함되지 않았다. 이날 김현미·박능후 장관이 교체되면서 강 장관은 문재인 정부 유일한 원년멤버가 됐다. 내년 1월 미국의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이 고려됐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선거 일정 등을 감안하면 내년 초 추가 개각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추가 개각의 폭은 상당히 확대될 전망이다. 잠재적 대선주자로 꼽히는 정세균 국무총리를 비롯해 홍남기 경제부총리, 유은혜 사회부총리 등이 포함될 수 있어서다. 또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을 포함한 청와대 참모진 개편도 연쇄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개각을 두고 보수 야권은 "사오정 개각"이라며 비판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국민이 그토록 교체를 원했던 추미애 법무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이번 개각에서 빠지고 김현미 국토부 장관의 교체도 너무 늦었다"며 "그냥 국면 전환용"이라고 했다. 홍경희 국민의당 수석부대변인도 "국정쇄신에 대한 국민의 열의를 담아냈는지 의문일뿐더러 추미애 장관이 유임됐다는 점에서 언 발에오줌누기식 개각"이라며 "절대 권력으로 칼춤을 추며 법치를 유린하던 추 장관의 경질 없이는 그 어떠한 개각도 실패임을 염두에 두기 바란다"고 밝혔다.
 
강태화ㆍ하준호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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