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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인종차별?" 中 오디션 출연자, 뭐가 문제였나

갓 데뷔한 국내 신인 걸그룹 에스파(aespa). 인공지능(AI) 컨셉 영상으로 화제를 모았다. 에스파의 각 멤버에게는 가상 세계 아바타가 있다. 소위 'AI 아이돌'은 이 신인 그룹에 국한하지 않는다. ‘리그 오브 레전드(LOL)’의 캐릭터로 만든 가상 걸그룹 K/DA도 역시 AI 기술을 활용했다.
걸그룹 에스파 MV 캡쳐 [사진 smtown youtube]

걸그룹 에스파 MV 캡쳐 [사진 smtown youtube]

에스파 멤버 카리나의 가상세계 아바타 [사진 smtown youtube]

에스파 멤버 카리나의 가상세계 아바타 [사진 smtown youtube]

 

중국 관영매체 CCTV 오디션 예능에 AI 출연자 참가
서구 고정관념 개입된 외모와 이름 놓고 의견 분분

'AI 아이돌', 가상의 스타에 대한 반응은 엇갈린다. 파격적이고 신선하다는 호평이 있는 반면, 혹평도 존재한다. 사람과 동일화시킨 캐릭터가 음란·저질 콘텐츠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AI 강국'을 부르짖는 이웃나라 중국은 AI 도입에 더 본격적이다. 최근 중국 관영방송 CCTV가 만드는(방송 예정) 오디션 프로그램 〈*화차이샤오녠(华彩少年 화채소년)〉에 인공지능 참가자가 등장했다.
 
* 화차인샤오녠(华彩少年) : 한국어로 풀이하면 '눈부신 소년'이라는 뜻이다. 영문 제목은 'BRAVO YOUNG STARS'이다.
링링 [사진 tengxunwang]

링링 [사진 tengxunwang]

 
이 참가자의 이름은 링링(翎ling). 일반 '사람'들과 함께 오디션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생김새가 실제 사람과 매우 흡사한 가상의 인물이다. 중국 모파커지(魔珐科技)와 츠스원화(次世文化)가 공동 개발했다.
 
사실 〈화차이샤오녠〉은 ‘관영 CCTV 방송’ ‘톱스타 출연진’ ‘오디션 예능’ 등 프로그램을 둘러싼 키워드들이 많았다. 그러나 대중의 관심은 AI 참가자 ‘링링’에게 쏠렸다.
링링 [사진 tengxunwang]

링링 [사진 tengxunwang]

 
인공지능의 예능 출연은 생소하긴 하지만, 중국에서는 그다지 놀랄 일은 아니다. 그간 인공지능 앵커, 인공지능 서빙 직원 등 다양한 상황과 장소에 인공지능이 침투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인공지능 오디션 참가자'에 대해서는 유독 의견이 분분하다.  
 

"CCTV는 AI 참가자로 노이즈 마케팅을 하려는 것인가, 아니면 AI 기술이 인간과 비인간을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발전했다는 말인가."

 

"가상의 인물이 진짜 인간과 경연을 펼치는 것이 가능한가."

 

"AI는 '긴장'을 모를텐데...불공평한 경쟁 아닐까?"

 

"나중에 팀이 꾸려진 뒤에는 어떻게 같이 활동하지?"

[사진 lingling weibo]

[사진 lingling weibo]

 
다양한 의문점이 제기됐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논란이 된 것은 ‘AI 참가자’의 이름과 외모였다. 일부 네티즌들은 ‘인종차별’이라는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AI 참가자’ 링링은 전형적인 동양인 여성의 얼굴을 하고 있다. 쌍꺼풀 없이 가로로 긴 눈, 가늘고 긴 얼굴 선 등이 그러하다. 실제 사람과 매우 흡사해, 혹자는 링링을 두고 ‘사진 어플로 수정한 사람’ 정도의 느낌이라고 평한다.
 
중국 네티즌을 화나게 한 점은 바로 ‘전형적인 동양인 외모’라는 점이었다. 링링은 서양인 시각에서 바라본 중국인의 모습이며, 이는 곧 인종차별에 해당된다는 주장이다. 링링의 한자 '링(翎)'도 문제의 이유였다. 고풍스러운 느낌을 지닌 것 외에는 특별하거나 함축적인 뜻이 없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링링'이라는 발음이 연상시키는 부정적인 이미지도 논란을 키웠다.
링링 [사진 tengxunwang]

링링 [사진 tengxunwang]

 
서양 문화를 연구한다고 밝힌 한 네티즌은, “서양인이 아시아인에게 ‘링링(LingLing)’이라고 부르는 것은 아시아인을 미개하게 바라보는 인종차별적 의미를 담고 있다”고 주장했다. 과거 디즈니 애니메이션 속에서 ‘링링’이 ‘개고기를 먹는 사람’을 대변한 이후 그런 이미지가 굳어졌다고 설명했다.
 
앞서 중국 네티즌들은 명품 브랜드 광고 혹은 할리우드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중국인의 이미지를 두고도 ‘고정관념’과 ‘편견’을 조장한다고 수차례 불만을 표한 바 있다. 차이점이 있다면, 이번에는 자국에서 만든 콘텐츠의 결과물이라는 것이 다르다면 다르다.
[사진 lingling weibo]

[사진 lingling weibo]

 
중국 오디션에 AI가 출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년 전, 오디션 프로그램 〈밍르즈쯔(明日之子 명일지자)〉에 '인간 참가자'와 '비인간(AI)' 참가자가 한 무대에서 경연을 펼쳤고, 당시에도 네티즌 여론이 분분했다.
 
이 뿐만 아니다. 문화 엔터 분야에서 AI의 활용은 점차 보편화되는 추세다. 중국의 스트리밍 플랫폼 아이치이(爱奇艺)도 비슷한 유형의 오디션을 론칭했다. 지난 10월 17일 첫 방송된 〈콰츠위안신싱(跨次元新星)〉은 참가자 모두가 가상의 캐릭터이며, 그들끼리 경쟁하는 서바이벌 오디션이다.
아이치이 오디션 〈콰츠위안신싱(跨次元新星)〉 [사진 baidubaike]

아이치이 오디션 〈콰츠위안신싱(跨次元新星)〉 [사진 baidubaike]

 
'AI 참가자' 링링은 웨이보(微博) 계정도 운영한다. 자신의 일상과 스케줄, 촬영 현장 사진과 영상을 업로드해 공유한다. 그날 그날 있었던 일들과 느낀 점 등을 남기는 방식이 '사람' 연예인들과 꼭 닮아있다. 11월 26일 기준, 링링의 웨이보 팔로워는 약 6만 7000명. 이들은 'AI 스타' 링링이 올리는 소식에 좋아요를 누르고, 리트윗하며 댓글을 남긴다. 
[사진 lingling weibo]

[사진 lingling weibo]

[사진 lingling weibo]

[사진 lingling weibo]

 

“미안해요, 진짜가 아니라서.(I’m sorry, I’m not real.)”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SF 영화 〈에이 아이(2001)〉 속 명대사. 20년 전, AI는 이 영화의 제목으로 익숙했다. 그때만 해도 아득한 미래로 여겨지던 가상의 인물과 가상의 세계가 이제 현실로 성큼 다가왔다. 오늘날 AI는 일상 곳곳에서 인간의 삶을 편리하게 해주는 한편, 인간과 함께 경쟁하는 존재가 됐다. AI 링링의 오디션 참가는 AI와 더불어 살아갈 가까운 미래의 예고편일지도 모른다.
 
 
차이나랩 홍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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