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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이 秋 부하냐"···尹징계 거부 못한다는 靑의 '뻔한 꼼수'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월 21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2차 국정원 검찰 경찰 개혁 전략회의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함께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월 21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2차 국정원 검찰 경찰 개혁 전략회의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함께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를 제청할 경우 문재인 대통령은 집행할 수밖에 없다는 청와대 주장은 타당할까, 책임 회피일까.

 
청와대 관계자는 2일 “검사 징계위원회가 결정한 징계안을 대통령이 수위를 조정하거나 거부할 수 없다”며 “추 장관이 징계위 결정에 따라 윤 총장 징계를 제청할 경우 문 대통령은 그대로 재가해 집행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 설명의 근거는 ‘(검사) 징계의 집행은 … 법무부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한다’고 규정돼 있는 검사징계법 23조다. ‘대통령이 할 수 있다’가 아닌 ‘대통령이 한다’로 돼 있기 때문에 제청이 있을 경우 대통령은 무조건 징계를 집행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법조계 의견은 법조문 그 자체만 본다면 청와대 설명이 맞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허윤 대한변호사협회 수석대변인(변호사)은 3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검사징계법엔 징계위가 결정한 검사 징계 수위를 대통령이 바꾸거나 거부할 수 있다는 내용이 없다. 그러므로 법무부 장관의 제청이 있을 경우 대통령이 따라야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법조문만 놓고 보면, 검사 징계에서 대통령의 권한은 크지 않다. 다만 법무부 장관이 제청했을 경우 불합리한 부분이 있을 때 대통령이 재검토 요구는 가능하다는, 법조문 해석의 여지는 있다”고 말했다.

 
직무에 복귀하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로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직무에 복귀하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로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하지만 ‘추·윤 갈등’ 과정에서 침묵하던 청와대가 징계위를 앞두고 “문 대통령은 그대로 집행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문 대통령을 정치적 책임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한 꼼수라는 지적도 많다. 청와대 주장대로라면, 문 대통령은 징계 과정에 전혀 개입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고, 윤 총장 징계에 대한 모든 책임은 추 장관이 지게 되기 때문이다.

 
정치컨설팅 ‘민’의 박성민 대표는 “징계위 위원으로 들어가는 법무부 차관을 급하게 임명한 게 누군가. 문 대통령이다. 그러고선 징계위 결정과 문 대통령이 상관 없다는 건 ‘눈 가리고 아웅’인 거다. 그걸 믿는 사람이 누가 있겠나”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문 대통령이 엘리자베스 여왕처럼 국내 정치 이슈에는 관여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데, 마치 내각제 국가의 왕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지적해왔다.

 
율사(律士) 출신인 문 대통령이 입법 공백을 이용해 책임을 회피한다는 지적도 있다. 법무법인 이공의 양홍석 변호사는 “법 규정상으로만 보면 검사 징계에서 대통령의 재량이 없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그건 지금 같은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입법이 된 것”이라며 “대통령은 장관이 올린 걸 결재만 하는 사람인가”라고 반문했다. 김기식 더미래연구소 정책위원장은 이날 라디오에서 ‘추·윤 갈등’에 대해 “정치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를 법적으로 해결하려다가 오히려 꼬여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뉴스1]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뉴스1]

익명을 요구한 헌법재판소 출신 한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조문은 단순히 그 조문만 보고 해석하는 게 아니라 다른 법조문과 비교해야 한다”며 감사원법을 예로 들었다. 감사원법 5조는 ‘감사위원은 원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인데, 검사징계법 23조와 같은 구조다. 청와대 주장대로라면 감사위원도 감사원장이 제청하면, 대통령은 아무런 재량권 없이 임명해야 한다. 하지만 최근 역으로 청와대가 친 여권 성향의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을 제청해달라고 최재형 감사원장에게 요구하기도 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 “똑같은 제청인데 총리가 국무위원 제청하더라도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그런데 추 장관의 제청은 그대로 해야한다는 건 해괴한 해석이다. 대통령이 추미애 장관 부하 자처한 것”이라고 썼다. ‘국무위원은 국무총리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는 헌법 87조를 언급한 것이다.  
 
유성진 이화여대 교수(스크랜튼 학부)는 “법률가 출신인 문 대통령이 법적·절차적 문제를 사전에 점검해 향후 벌어질 수 있는 논란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는 이해된다”라면서도 “아무리 법적 절차에 맞더라도 이미 정치 사안으로 확대된 현 상황에 대한 정치적 책임까지 완전히 덜기는 어렵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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