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당일인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반포고등학교에 마련된 수능 고사장에서 수험생이 시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수능 출제위원장인 민찬홍 한양대 교수는 3일 오전 브리핑에서 “출제위원 모두 코로나로 인해 수험생이 어려움을 겪은 것을 잘 알고있다”며 “출제 계획 단계부터 특별히 어렵다는 인식을 받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초고난도 문항에 대해서는 “작년부터 초고난도 문항을 피하려는 노력이 있었고 올해도 피하려 최대한 애썼다”고 답했다.
국어, 익숙한 유형…어려운 개념 없어
입시 전문가들의 분석도 비슷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국어를 쉽게 출제하려는 의도가 보여진다”고 말했다.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 고사장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을 앞두고 자습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2주 늦춰진 이번 수능은 역대 최소인 49만3433명이 응시한 가운데 전국 86개 시험지구 1383개 시험장에서 일제히 치러진다. 사진기자협회
수학, 킬러문항 쉬웠지만 나머지가 어려워
하지만 가형의 경우 전반적인 난이도가 높아져 수험생이 당황했을 가능성이 높다.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초고난도 문항은 다소 쉬워진 반면 4점 문항 대부분의 난이도가 올라가서 만만치 않았을 것"이라며 "시간 안배가 매우 중요한 시험이었다"고 말했다. 김정환 대구혜화여고 교사도 “고난도 문항 개수가 늘었고 EBS 연계율도 낮아져 어렵게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영어, '원격수업' 다룬 지문도 출제
유성호 숭덕여고 교사는 "문제 구성이 지난해 수능과 똑같고 최근 사회 변화와 관련된 지문들이 많아 학생들이 싫증내지 않고 접근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수능 영어 지문에는 최근 인기를 모으는 자전거 공유 서비스에 관한 지문을 비롯해 미디어 환경 변화, 온라인 판매, 저작권 등의 내용을 담은 지문이 나왔다. 특히 폭설로 온라인 수업을 받는 형제에 대한 지문이 출제돼 코로나19로 원격 수업이 일상화된 수험생이 익숙하게 접근했을 것으로 보인다.
수험생 반응 엇갈려…교사들 "수학이 관건"
반면 졸업생 남재훈(20)씨는 "평소 1~2등급을 받는데, 이번 수능의 국·영·수는 까다로운 문제들이 있어 꽤 어려운 편이었다"고 말했다. 졸업생 이태헌(20)씨도 "국어는 좀 쉬웠는데 수학 가형은 문항 배치가 달라진 것 같은 낯선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교사들은 올해 수능이 대체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가운데 수학 성적이 합격을 가를 것으로 내다봤다. 김창묵 경신고 교사는 "수학 가형은 난도가 높아졌고, 나형은 변별력이 높았던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라 정시에서 인문계 자연계 모두 수학에서 고득점을 받은 학생이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윤서·김지아·윤상언 기자 nam.yoonseo1@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