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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비티' 이후 다시 우주로 향햔 조지 클루니 "혐오의 시대, 인류의 희망 말하고 싶었죠"

조지 클루니가 제작, 감독, 주연한 새 SF 영화 '미드나잇 스카이' 한 장면. 그가 연기한 주인공은 멸망한 지구의 북극기지에 남은 과학자다. [사진 넷플릭스]

조지 클루니가 제작, 감독, 주연한 새 SF 영화 '미드나잇 스카이' 한 장면. 그가 연기한 주인공은 멸망한 지구의 북극기지에 남은 과학자다. [사진 넷플릭스]

“지난 한 해는 세상이 얼마나 나빠질 수 있는지, 많은 것을 봤죠. 많은 화, 분노, 분열, 갈등, 혐오가 2020년을 점철됐어요. 그럼에도 선의를 가진 훌륭한 사람들이 인류를 구하려 애썼던 해이기도 합니다. 저는 인류에게 희망을 갖고 있어요.”

할리우드 스타 조지 클루니(59)는 3일 미국 LA에서 화상 간담회를 통해 한국 취재진에게 이렇게 말했다. 감독‧주연‧제작을 겸한 넷플릭스 새 영화 ‘미드나잇 스카이’(9일 극장 개봉, 23일 넷플릭스 공개)를 두고 동시대 세상에 메시지를 던지기 위해 이번 영화를 만들었다면서다.  
그는 “지금 우리가 행동하지 않으면 어떤 영향이 돌아올지 이야기하고 싶었다”면서 특히 영화화 과정에서 “요즘 같은 코로나 시대에 더 중요해진 소통 불능,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할 수 없는 상황에도 집중했다”고 했다.   

9일 개봉 SF '미드나잇 스카이'
제작·감독·주연까지 두루 맡아
"한국 영화 지난 10년 간의 성취
'기생충'등 너무 대단, 자축할만"

이 영화는 지구가 멸망한 후 북극 기지에 홀로 남은 불치병 상태의 과학자 오거스틴이 이런 사실을 모르고 귀환하려는 우주 비행선에 위험신호를 알리려 고군분투하다가, 임신 상태로 우주를 탐사 중인 우주비행사 설리(펠리시티 존스)를 만나게 되는 여정을 그린 우주 SF다.  
 

'그래비티'에 비하면 명상에 가까운 우주 영화 

클루니가 2002년 감독 데뷔작 ‘컨페션’ 이래 7번째 연출한 장편 영화다. 배우로서 그는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SF 영화 ‘그래비티’에 표류한 우주비행사로도 출연했던 터다.  
“사실 ‘그래비티’에선 우주 좀 떠다니다 죽으면 됐지만, 알폰소 쿠아론에게 확실히 많은 것을 배웠죠. 이번 영화는 ‘그래비티’에 비하면 명상에 가까운 수준이었어요.”  
영화 ‘미드나잇 스카이’의 원작은 미국 작가 릴리 브룩스 돌턴의 소설 『굿모닝, 미드나이트』. 클루니는 시나리오 작가 마크 L 스미스(‘베이컨시’ ‘레버넌트:죽음에서 돌아온 자’)의 각본을 먼저 봤다고 했다. “원작이 ‘후회’에 집중한다면, 영화는 ‘구제’, ‘구원’을 말하고자 했다”면서 “사람이 나이 먹을수록 후회는 암덩이 같다. 나 자신을 파괴한다. 좀 더 어떤 걸 해볼 걸, 충분히 그 사람을 사랑할 걸, 마음을 좀 더 열 걸, 그런 후회가 삶을 파괴한다. 저도 살면서 후회가 있지만 오거스틴처럼 무거운 후회를 안고 구원을 기다리는 대신 훨씬 감사하며 나이 들고 있다”고 했다. 그런 긍정적인 인생관을 영화에도 불어넣고자 했다면서다.  
'미드나잇 스카이' 현장에서 연출을 맡은 조지 클루니(왼쪽 두 번째)가 배우들과 촬영 장면을 의논하고 있다. [사진 넷플릭스]

'미드나잇 스카이' 현장에서 연출을 맡은 조지 클루니(왼쪽 두 번째)가 배우들과 촬영 장면을 의논하고 있다. [사진 넷플릭스]

영화는 대사나 서사의 박진감보단 시적인 이미지와 음악에 집중했다. 황폐한 지구와 달리 새 생명의 희망이 깃든 또 다른 행성과 우주 풍광을 아름답게 그려냈다. 클루니는 “생존을 향한 강력한 투쟁, 그 마음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했다. 특히 ‘서버비콘’ 등 전작부터 함께해온 음악감독 알렉산드르 데스플라(‘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러스트 앤 본’)의 음악은 이 영화에서 또 하나의 주인공. 클루니는 “(무중력 상태에서) 공중을 떠다니는 혈액을 위한 발레곡” 등 전무후무한 작업을 주문했다고 했다.  
 

주연배우가 제작 도중 임신, 영화에 선물 됐죠

극 중 설리의 임신 설정은 이를 연기한 배우 펠리시티 존스가 실제 제작 과정 도중 임신 소식을 알리며 넣게 됐단다. 클루니는 “전체 촬영에 대해 재검토해야 했지만, 결과적으로 우리 영화에 선물이 됐다. 영화 말미의 주제적인 연속성을 부여해줬다”고 설명했다.  
'미드나잇 스카이'에서 우주 탐사 끝에 통신이 두절된 지구로 귀환하려는 우주비행사 설리 역의 펠리시티 존스. 그가 영화 제작 초반 실제 임신하게 되면서 극중 설리도 임신한 설정이 됐다. [사진 넷플릭스]

'미드나잇 스카이'에서 우주 탐사 끝에 통신이 두절된 지구로 귀환하려는 우주비행사 설리 역의 펠리시티 존스. 그가 영화 제작 초반 실제 임신하게 되면서 극중 설리도 임신한 설정이 됐다. [사진 넷플릭스]

극 중 지구를 덮친 재앙은 원인이 불명확하다. 클루니는 “저 역시 그 정체를 모르는 상태로 영화를 만들었고, 그게 무엇이든 분명 이 재앙을 인간이 자초했다는 사실이 중요했다. 그렇게 되지 않을 수 있었다는 의미”라고 했다. 그는 "영화에서 오거스틴이 결국 받아들인 사실 중 하나는 인류는 충분히 싸워서 지킬 가치가 있다는 것”이라며 “인류가 서로 분열시키고 혐오를 조장하는 것들을 해결하고, 지구온난화에 대한 과학적 검증을 믿고 삶을 개선시키기 위해 노력할 가치가 있다. 충분히 싸워서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0년간 한국영화 성취 자축할 만하죠 

조지 클루니가 '올해의 인물'로 선정된 미국 연예지 피플 표지. 피플측은 클루니의 ″꾸준한 자선활동과 지속 의지″를 선정 이유로 밝혔다. [사진 피플]

조지 클루니가 '올해의 인물'로 선정된 미국 연예지 피플 표지. 피플측은 클루니의 ″꾸준한 자선활동과 지속 의지″를 선정 이유로 밝혔다. [사진 피플]

그는 정치적 소신 발언에도 거침이 없다. 지난달 패션잡지 GQ 인터뷰에선 브라질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헝가리 오르반 빅토르 총리를 "증오와 분노"의 사례로 들어 헝가리 외무장관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 또 꾸준한 자선활동의 공로로 2일 안소니 파우치 미국 감염병연구소장 등과 함께 미국 연예지 ‘피플’이 선정한 올해의 인물에 이름을 올렸다.  
30분의 짧은 화상 만남 말미에 그는 한국영화의 성취에 대한 관심을 내비쳤다. “마지막으로 한국에 계신 분들께 정말 자축하시란 말을 드리고 싶어요. 지난 10년 간 한국영화가 이룬 것은 너무 대단하죠. ‘기생충’ 같은 영화의 성공은 멋진 일이에요. 전세계 영화계에도 이런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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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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