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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지혜의 이' 사랑니가 질병 공장이라니

기자
전승준 사진 전승준

[더,오래] 전승준의 이(齒)상한 이야기(23)

우리가 흔히 부르는 ‘사랑니’는 중앙에서부터 세었을 때 여덟 번째에 위치합니다. 제3대구치로도 불리는데, 시기적으로 제일 늦게 나고 공간 부족으로 앞의 어금니에 걸려 잇몸 밖으로 완전히 나오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17~25세 무렵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 시기는 이성에 대한 호기심이 많을 때입니다. 특히 새로 어금니가 날 때 마치 첫사랑을 앓듯이 아프다고 해 ‘사랑니’라는 별칭이 붙게 되었다고 합니다. 또한 사리를 분별할 수 있는 지혜가 생기는 시기에 나온다고 하여 지치(智齒, wisdom tooth)라고도 합니다.
 
인류학적으로 보면 주된 먹거리가 질기고 단단한 것에서 불을 사용해 조리하면서 점차 덜 거칠고 부드러운 것으로 변하면서 턱뼈가 점점 작아져 사랑니가 자리 잡을 공간이 부족하다 보니 나오지 않고 안에 숨어 있거나 일부만 나오기도 하고, 설령 나오더라도 위치가 좋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형태나 크기, 개수의 양상이 매우 다양하고, 머리의 크기가 아주 작거나 오히려 비정상적으로 크기도 하며, 일부 사람은 하나도 없기도 하고, 한 개부터 네 개까지 다양한 개수를 보이기도 합니다. 치열의 맨 안쪽 끝에 자리하는 데다 아래턱의 사랑니는 앞쪽으로 비스듬히 기울어져 있기 때문에 보통의 칫솔질로 깨끗이 관리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음식물 찌꺼기나 세균들이 치아나 주변부에 남아 결과적으로 치아우식증이나 잇몸 염증을 일으키는 등 여러 가지 합병증으로 불편한 존재가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랑니는 무조건 꼭 뽑아야 하는지 궁금해들 합니다. 다른 일반 치아처럼 잘 나와 잘 씹을 수 있다면 당연히 뽑을 필요가 없습니다. 하지만 여러 합병증이 발생할 소지가 많아 뽑을 것을 권하기도 합니다. 
 
만약 사랑니가 다른 일반 치아처럼 잘 나와 잘 씹을 수 있다면 당연히 뽑을 필요가 없습니다. 하지만 여러 합병증이 발생할 소지가 많아 뽑을 것을 권하기도 합니다. [사진 pxhere]

만약 사랑니가 다른 일반 치아처럼 잘 나와 잘 씹을 수 있다면 당연히 뽑을 필요가 없습니다. 하지만 여러 합병증이 발생할 소지가 많아 뽑을 것을 권하기도 합니다. [사진 pxhere]



치관 주위염(지치 주위염)

가장 흔한 사랑니 합병증으로, 사랑니 주위의 잇몸이나 주변 조직에 세균에 의한 염증이 있습니다. 치아가 나오고 있거나 일부만 드러나 뒤쪽 잇몸이 치아를 부분적으로 덮고 있는 부위에 음식물이 남아있게 되면서 생기게 됩니다. 잇몸이 붉게 충혈되어 붓고 피가 나며, 농이 나오고 심할 경우 음식물을 삼키거나 입을 벌리기 곤란하기까지 합니다. 빨리 처치가 안 되면 얼굴 근육 사이로 퍼져 임파선과 얼굴 전체가 붓는 상황까지 발생하기도 합니다.


맹출 장애

치아가 잇몸을 뚫고 구강 내로 나오는 것을 맹출이라고 하는데, 사랑니는 공간이 부족해 정상적으로 나오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상위치에서 벗어나 좌우 또는 전후로 틀어져서 비스듬히 나오거나, 일부만 나오고 일부는 잇몸 뼈(치조골)에 묻히기(부분 매복)도 합니다. 때로는 바로 앞어금니(제2대구치)에 걸려 더는 나오지 못하고 앞니 후면을 압박하는 형태로 누워 있는 수평 치아 형태로 있기도 합니다.


치아우식증(충치)

불량한 위생 상태에서 발생하기 쉽습니다. 사랑니는 다른 어금니에 비해 형태가 비정상적이어서 칫솔질이 힘든 구조이고, 또 칫솔이 잘 닿지 않는 곳에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초기에는 잘 모르지만, 심부까지 진행이 되면 시린 증상을 생기며, 점차 그 범위가 신경조직이 있는 치수에 가까워지면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게 됩니다.
 

완전 매복

정상 맹출 시기가 지나도 입안으로 나오지 못하고 속에 머물러 있는 상태를 말하는데, 이는 사랑니가 다른 치아에 비해 훨씬 자주 나타납니다. 대개는 부분적으로 나왔을 때보다 오히려 자각 증상이 없어 턱 안쪽에 숨어 있다는 것을 모른 채 지내다가 다른 이유로 치과에서 방사선 검사를 하면서 알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 그대로 방치했을 때 힘의 방향이 앞니로 향하면서 그 압력에 의해 앞니의 뿌리가 흡수되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 모두 조기 발견과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건강한 앞의 어금니까지 잃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아래 사진 참조).
 
첫 방사선사진 촬영 약 1년만에 기울어진 사랑니. 앞의 어금니 뒷쪽에 압력을 가하면서 그 부분을 녹였습니다. 뒤늦게 사랑니를 뽑았지만 이미 앞의 어금니는 못쓰게 상해버린 안타까운 경우입니다. [사진 전승준]

첫 방사선사진 촬영 약 1년만에 기울어진 사랑니. 앞의 어금니 뒷쪽에 압력을 가하면서 그 부분을 녹였습니다. 뒤늦게 사랑니를 뽑았지만 이미 앞의 어금니는 못쓰게 상해버린 안타까운 경우입니다. [사진 전승준]

 
드물게는 물혹이나 종양 등 골치 아픈 합병증을 초래하기도 합니다. 물혹은 염증성 질환이 반복돼 사랑니 주위에 물주머니 형태의 병변이 생기는 것을 말합니다. 종양은 사랑니와 연관된 조직 세포가 증식해 혹을 만드는 질환을 말합니다. 그러므로 당장 사랑니를 수술로 제거하지 않는다면 이러한 질환 발생 유무를 주기적으로 검진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사랑니는 개인에 따라 형태와 개수, 그리고 입 안으로 나오는 정도가 다양하게 나타나므로 다른 치과 질환과 마찬가지로 조기 발견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야 올바른 방향성을 세울 수 있고 합병증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평소에 특별한 불편함이 없으면 치과 방문을 하지 않는 분도 많은데, 주기적으로 검진을 통해 체크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방사선검사를 통해 사랑니 유·무와 위치, 그리고 주변의 이상을 알 수 있습니다.
 
사랑니가 있다고 무조건 뽑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치아의 위치, 방향, 성숙 정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발치의 필요 여부를 결정해야 합니다.
 
분당예치과병원 원장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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