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 전승준의 이(齒)상한 이야기(23)
인류학적으로 보면 주된 먹거리가 질기고 단단한 것에서 불을 사용해 조리하면서 점차 덜 거칠고 부드러운 것으로 변하면서 턱뼈가 점점 작아져 사랑니가 자리 잡을 공간이 부족하다 보니 나오지 않고 안에 숨어 있거나 일부만 나오기도 하고, 설령 나오더라도 위치가 좋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형태나 크기, 개수의 양상이 매우 다양하고, 머리의 크기가 아주 작거나 오히려 비정상적으로 크기도 하며, 일부 사람은 하나도 없기도 하고, 한 개부터 네 개까지 다양한 개수를 보이기도 합니다. 치열의 맨 안쪽 끝에 자리하는 데다 아래턱의 사랑니는 앞쪽으로 비스듬히 기울어져 있기 때문에 보통의 칫솔질로 깨끗이 관리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음식물 찌꺼기나 세균들이 치아나 주변부에 남아 결과적으로 치아우식증이나 잇몸 염증을 일으키는 등 여러 가지 합병증으로 불편한 존재가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랑니는 무조건 꼭 뽑아야 하는지 궁금해들 합니다. 다른 일반 치아처럼 잘 나와 잘 씹을 수 있다면 당연히 뽑을 필요가 없습니다. 하지만 여러 합병증이 발생할 소지가 많아 뽑을 것을 권하기도 합니다.
![만약 사랑니가 다른 일반 치아처럼 잘 나와 잘 씹을 수 있다면 당연히 뽑을 필요가 없습니다. 하지만 여러 합병증이 발생할 소지가 많아 뽑을 것을 권하기도 합니다. [사진 pxhere]](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12/03/a03db0c3-5efa-47ea-aff3-70ecd5c84a5d.jpg)
만약 사랑니가 다른 일반 치아처럼 잘 나와 잘 씹을 수 있다면 당연히 뽑을 필요가 없습니다. 하지만 여러 합병증이 발생할 소지가 많아 뽑을 것을 권하기도 합니다. [사진 pxhere]
치관 주위염(지치 주위염)
맹출 장애
치아우식증(충치)
완전 매복


![첫 방사선사진 촬영 약 1년만에 기울어진 사랑니. 앞의 어금니 뒷쪽에 압력을 가하면서 그 부분을 녹였습니다. 뒤늦게 사랑니를 뽑았지만 이미 앞의 어금니는 못쓰게 상해버린 안타까운 경우입니다. [사진 전승준]](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12/03/d47e43a2-b067-444e-9c6c-1cbd047f9310.jpg)
첫 방사선사진 촬영 약 1년만에 기울어진 사랑니. 앞의 어금니 뒷쪽에 압력을 가하면서 그 부분을 녹였습니다. 뒤늦게 사랑니를 뽑았지만 이미 앞의 어금니는 못쓰게 상해버린 안타까운 경우입니다. [사진 전승준]
드물게는 물혹이나 종양 등 골치 아픈 합병증을 초래하기도 합니다. 물혹은 염증성 질환이 반복돼 사랑니 주위에 물주머니 형태의 병변이 생기는 것을 말합니다. 종양은 사랑니와 연관된 조직 세포가 증식해 혹을 만드는 질환을 말합니다. 그러므로 당장 사랑니를 수술로 제거하지 않는다면 이러한 질환 발생 유무를 주기적으로 검진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사랑니는 개인에 따라 형태와 개수, 그리고 입 안으로 나오는 정도가 다양하게 나타나므로 다른 치과 질환과 마찬가지로 조기 발견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야 올바른 방향성을 세울 수 있고 합병증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평소에 특별한 불편함이 없으면 치과 방문을 하지 않는 분도 많은데, 주기적으로 검진을 통해 체크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방사선검사를 통해 사랑니 유·무와 위치, 그리고 주변의 이상을 알 수 있습니다.
사랑니가 있다고 무조건 뽑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치아의 위치, 방향, 성숙 정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발치의 필요 여부를 결정해야 합니다.
분당예치과병원 원장 theore_creato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