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서울 5곳 대형병원과 긴급 조찬회의
병원들 "협조" 화답하면서도 실제 확보 여려워 난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국으로 일파만파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2일 오후 충북의 한 보건소에 마련된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들이 방문한 시민들을 검사하고 있다. 김성태 기자
서울대병원은 12개의 중증환자 전담치료병상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은 최근 2개 병상을 추가로 설치한 데 이어 4개 정도를 더 확보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현재 3개), 세브란스병원(5개), 고려대 안암병원(4개)도 내부 검토 작업을 벌이고 있다.
다만 상급종합병원 특성상 코로나 환자 이외에도 중증도 높은 환자가 넘치는 상황에서 언제 올지 모르는 환자를 위해 병상을 비워두는 게 고민스러운 점이다. 중증환자 전담병상으로 쓰려면 일반병상보다 면적이 1.5배 커야 하고 1인실이어야 한다. 음압(대기압보다 낮은 압력)을 유지하기 위한 추가적인 공간(전실)과 의료장비를 설치할 공간도 필요하다. 인공호흡기나 에크모(체외막산소공급장치) 같은 장비가 필요하고 의사와 숙련된 간호사가 달라붙어야 한다.

경북대병원 음압 중환자실에서 의료진이 중증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사진 대구광역시 제공
한 대형병원 관계자는 “중환자실에 이미 환자가 꽉 차 있기 때문에 기존의 환자를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게 그리 쉽지 않다”며 “방호복을 입고 계속 근무할 수 없어 교대 인력이 필요한데 이런 부분이 어렵다. 정부에서 도와달라고 했을 때 당장 내놓기가 어려운 이유가 그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른 대형병원 관계자도 “병상을 한 개 늘리려면 기존 중환자실 병상 4개를 빼야 한다”며 “그렇게 늘릴 때마다 병상당 의사 2명, 간호사 10명이 따라붙게 된다. 병상을 늘리는 게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1일 오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중앙감염병병원 음압격리병동에서 의료진이 병실을 오가며 진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위중·중증 환자는 최근 계속 증가하며 2일 0시 기준 101명으로, 100명을 넘어섰다. 일주일 전인 지난달 25일에만 해도 81명이었는데 일주일새 20명 늘었다. 통상 코로나 환자는 7~10일 정도 뒤부터 위중·중증 환자로 발전한다. 당국은 최근 확진자 규모가 급증한 데 따라 한동안 위중·중증 환자가 더 증가할 수 있다고 예측한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제2부본부장은 지난 1일 브리핑에서 “최근 시차를 두고 위중·중증 환자가 늘었다”면서 “(위중증 환자 증가로 인해) 사망자 규모도 시차를 두고 커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