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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세게 썼다, 秋의 TKO패" 화제의 조미연 결정문 보니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직무 배제 결정으로 출근하지 못했던 윤석열 검찰총장이 1일 오후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직무 배제 결정으로 출근하지 못했던 윤석열 검찰총장이 1일 오후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을 업무에 복귀케 한 서울행정법원의 결정문을 본 법조계에서는 “굉장히 강하게 쓴 결정문”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결정문에 담긴 표현뿐 아니라 결정문이 담고 있는 함의가 확장성이 있다는 취지에서다. 
 

“굉장히 세게 쓴 결정문”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연합뉴스]

서명 부분까지 모두 10쪽으로 구성된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재판장 조미연)의 결정문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검사 징계위의 윤 총장 방어권’을 언급한 부분과 ‘인사청문회’를 언급한 부분이다. 결정문 앞 부분에서 회복할 수 없는 손해와 긴급 필요성 등의 집행정지 사건의 요건을 따지긴 했지만 비교적 간략하게 넘어갔고, 공공복리를 해할 우려에 많은 분량을 할애한 것은 결국 ‘헌법상 적법 절차원리’에 대해 논하고자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재판부는 8쪽에서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의 관계에 비춰볼 때 장관의 재량권 행사 대상이 총장인 경우 보다 엄격하게 행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판단했다. 결정문에는 “검찰총장이 대통령에 의해 임명되고, 그 임명 과정에서 국회의 인사청문회를 통해 검증이 이뤄지는 것을 고려하면 (직무 배제 조치가) 법무부 장관의 검찰총장에 대한 인사권으로까지 전횡되지 않도록 그 필요성이 더욱 엄격하게 숙고해야 한다”고 쓰여 있다. 검찰총장은 임명되지만, 단순한 임명에 의한 자리가 아니라 국민의 대표인 국회에서 인사청문회를 거친 자리라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한 고법 부장판사는 “검찰총장 자리는 청와대 비서실장을 해임하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라며 “입법부까지 관여된 문제로 결국 대통령의 재량권까지 제한될 수 있다는 의미로도 읽을 수 있다”고 했다.    
 

尹 징계위에서 따져볼 방어권은

결정문 9쪽에는 앞으로 예정된 검찰 징계위원회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법원은 결정문에서 “집행정지 사건에서 징계사유의 존부를 심리 및 판단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여러 차례 썼다. 이번 인용이 예정된 징계처분보다 먼저 진행된 사법적 심사가 아니며 그렇게 읽혀서도 안 된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법원이 언급한 징계위 내용은 ‘윤 총장의 방어권’에 대한 내용이다. 재판부는 검사징계법 조항을 언급하며 윤 총장에게 출석권, 진술권, 특별변호인 선임권, 증인신문 등 증거조사 요구권 등의 방어권이 보장돼 있다고 말했다. 직무 배제는 징계절차에서 이런 방어권이 보장된 채로 충분하게 심리한 이후 이뤄지는 게 “헌법상 적법절차 원칙에 부합한다”고 썼다. 윤 총장측이 1일 “방어권 보장을 위해 징계위 개최를 미뤄달라”고 주장했던 부분과 같은 맥락이다. 원래 2일로 예정됐던 징계위는 집행정지 인용 결정이 난 이후 4일로 연기됐다.
 
징계위가 이틀 미뤄지긴 했지만 4일 열릴 징계위에서 법원이 언급한 충분한 방어권이 보장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만일 4일 징계위에서 방어권 보장이 충분하지 않은 채로 의결이 이뤄진다면 결국 징계처분에 대해서도 비슷한 논란이 나올 수밖에 없을 거란 지적이 나온다. 만약 윤총장측이 징계처분에 대해 집행정지를 신청한다면 그때는 피신청인이 대통령이 된다. 한 판사는 “추 장관의 판정패가 아니라 TKO패”라며 “지금 같은 방식의 절차로는 법원이 받아들일 수 없음을 헌법상 적법절차를 들어 말한 것 같다”고 했다.     
 

법무부 주장 꼼꼼히 반박한 결정문

윤석열 검찰총장의 직무집행정지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 인용 이튿날인 2일 경기 과천 법무부청사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출근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의 직무집행정지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 인용 이튿날인 2일 경기 과천 법무부청사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출근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지난달 30일 비공개로 열린 심문은 1시간 정도로 예상보다 빨리 끝났다. 심문 과정에서는 조 재판장이 사건의 실체와 징계 사유의 부당성 등을 주장하는 윤 총장측 주장을 10여분 듣다 “그 부분은 넘어가도 된다”는 취지로 언급했다고 한다. 그래서 심문이 끝나고 결정까지 만 하루가 더 걸리자 법조계에서는 “기각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실제 집행정지 결정문은 보다 간략하게 쓰이는 경우가 많다. 과거 정연주 전 KBS 사장이 해임 처분에 대해 낸 집행정지 1심 결정문은 이유가 3줄로 2쪽 분량이었다. 하지만 2일 나온 윤 총장의 결정문에는 법무부측 주장과 윤 총장측 주장의 쟁점을 정리하고 법무부측 주장을 하나하나 반박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재경지법에 근무하는 판사는 “반론의 여지가 크지 않은, 명쾌하게 쓰인 결정문”이라고 언급했다. 다른 판사는 “윤 총장 측이 심문에서 미처 충분하게 주장하지 못한 부분까지 피신청인측 주장을 반박해 쓰다 보니 시간이 꽤 걸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정 기자 lee.suje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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