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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여성 쇼핑몰 M 사이즈가 사라진다

최근 중국의 한 대형 마트에서 큰 옷을 입는 여성에게 ‘볼품없는’, ‘썩은’ 등의 표현을 쓴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매우 무례하고 저속하며, 빅 사이즈 여성들을 비하하는 것"이라며 비난을 쏟아냈다.   
ⓒ진르터우탸오

ⓒ진르터우탸오

그러나 한 가지 더 주목할 점이 있다. 바로 우측의 권장체중(建议体重) 항목이다.
 
S사이즈는 85-95, XXL 사이즈는 135-150斤의 여성이 입도록 권장되었다. 근(斤)에서 나누기 2를 하면 우리에게 익숙한 kg 수치로 환산이 된다. 말하자면 S 사이즈는 40킬로대의 여성이, XXL 사이즈는 67~75kg 정도의 체형을 가진 이들이 입어야 한다는 뜻이다. 75kg 이상은 항목에 포함되지 않는다. 
ⓒ진르터우탸오

ⓒ진르터우탸오

 
이상적 몸매에 대한 기준은 나라마다 다르다. 중국에서는 마르고 가냘픈 몸매, 얇은 허리가 이상적 체형으로 여겨지며 두꺼운 허리보단 '개미' 허리를 가진 여성 연예인들의 인기가 비교적 많다.
 
언제부턴가 중국에선 여성에 대한 사회적 잣대가 날씬한 모습으로 바뀌었다. A4로 허리 감싸기, 지폐로 손목 감기, 쇄골에 잉어 넣기 등의 챌린지도 자랑스럽게 전시한다. 심지어 갓 출산한 여성 연예인들조차 철저한 관리를 통해 마른 몸매를 뽐내며 무대에 선다. 이들은 마른 몸매에 대한 욕망과 선망이 가득하다.  
ⓒ진르터우탸오

ⓒ진르터우탸오

 

그러나 마른 몸 이데올로기를 계승하던 중국 여성들이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웨이보 캡처

ⓒ웨이보 캡처

 

요새 타*바*의 여성복 사이즈가 기존과 많이 달라졌다고 느껴지지 않나요? 해외 브랜드는 M 사이즈를 입는데, 해당 쇼핑몰에서 산 L 사이즈 치마가 저에게 많이 작더라고요. 요새 모든 상점의 제일 큰 사이즈가 L이던데, 더 체격이 있는 여성들은 어떻게 옷을 사라는 건지...너무 불편하지 않아요?

 
한 네티즌은, 같은 스타일의 잠옷을 샀는데 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길이와 폭이 다른 제품을 받았다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웨이보 캡처

ⓒ웨이보 캡처

무작위로 타오바오의 한 여성복 쇼핑몰의 바지 사이즈를 검색했다. 바지의 최대 허리 사이즈가 70으로 나와있는데, 이는 보통 여성 27 정도의 수준이다. 허리 사이즈가 27 이상인 사람이 많은데, 더 큰 사이즈는 찾아볼 수 없다.  
바지 최대 허리 들레 70. 바지 27사이즈 정도의 수준. ⓒ홈페이지 캡처

바지 최대 허리 들레 70. 바지 27사이즈 정도의 수준. ⓒ홈페이지 캡처

 
"작아도 너무 작다." 마른 몸을 선망하던 중국 여성들이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언제부터인지 여성복 사이즈는 점점 까다로워졌고, 작게 나온 옷에 몸을 맞추기 위해 고된 다이어트도 마다하지 않는다. 쇼핑을 할 때마다 여성들은 초조해한다. 살이 찐 것인지, 자신의 몸이 볼품이 없는지 스스로 검열을 하기도 한다.  
 
점점 작아지는 여성복 사이즈는 올해 초 'BM' 열풍도 한몫했다.
ⓒ진르터우탸오

ⓒ진르터우탸오

'BM'은 브랜디 멜빌(Brandy Melville)의 약자로 1970년 이탈리아에서 만든 패스트패션이다. 이 브랜드의 모든 옷은 '원사이즈'다. 원사이즈이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맞는 편안한 스타일은 아니다. 빼빼 마르고 가냘픈 몸매의 소유자만 소화를 할 수 있는 옷들이 대부분이다.  
 
해당 브랜드가 인기를 끌며 중국 인터넷상에서는 BM 스타일을 소화해낼 수 있는 신체 기준표도 만들어졌다. 이 기준대로라면 키가 150cm 이면 몸무게는 33kg 여야 하고, 키가 165cm라면 몸무게는 47kg이어야 한다.  
ⓒ진르터우탸오

ⓒ진르터우탸오

 
브랜디 멜빌이 중국 시장에 등장했을 당시 중국 패션의 판도가 바뀌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많은 여성들은 큰 티셔츠와 헐렁한 바지를 거부하기 시작했다. 한 전문가는 "BM 트렌드는 수년 동안 수면 아래에서 끓어올랐던 좁은 중국 미용 기준에 대한 양식을 표면화 시켰다"고 말한다. BM 트렌드에 참여하기 위해 수많은 여성들은 하루에 계란 두 개, 두유 하나를 먹으며 고된 BM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사회적으로 날씬하고 마른 몸의 이미지를 강요하는 모습이 의류 소비 시장에서도 자연스레 드러났다. 더 마른 몸매를 추구할수록, 쇼핑 업계는 사이즈를 줄이고 또 줄였다. 이렇다 보니 중국 포털엔  "M사이즈를 입는 것은 뚱뚱한 건가요?", "L 사이즈는 누가 입는 건가요?" 등의 질문이 올라오기도 한다.  
 
BM女孩를 검색하면 노출되는 사진들.ⓒ샤오홍슈 캡처

BM女孩를 검색하면 노출되는 사진들.ⓒ샤오홍슈 캡처

물론 중국에 규격화된 기준이 없는 것도 하나의 이유다. 국가에서 정한 여성복 치수가 존재하긴 하나, 권고사항일 뿐 법적 강제 사항이 아니다. 소자본으로도 의류를 제작하는 것이 가능하고 유통 채널이 다양해지다 보니 '규격화'라는 개념이 퍼지기도 전에 수많은 업체들이 생겨났고 재량껏 옷을 만들게 된 것이다.  
 
이는 비단 중국의 문제만이 아니다. 우리나라 역시 마른 몸을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언젠가부터 '55'사이즈가 우리나라의 보편적인 사이즈가 되었고 여성 스스로 대상화하면서 본인의 외모와 미를 검열한다.
 
여성들은 마르고 아름다워야 할 의무가 없다. 자기 자신이 존재하고 싶은 모습 그대로 살아가면 된다. 개인의 체형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는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면,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제품과 사이즈의 폭이 다양해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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