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그룹은 2011년 CI 작업을 통해 현재의 엠블럼과 사명을 확정해 사용했다. 내년 기아자동차가 사명과 엠블럼을 교체하는데 이어, 현대자동차와 그룹명 역시 변경을 검토 중이다. 현대차는 정식 명칭에는 '자동차(Motor)'라는 이름이 들어가 있지만 영문 표기에는 '현대'라는 이름만 쓰고 있다. 사진은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전경. 뉴스1
사명 변경 검토 돌입
기아차 이어 현대차도 사명 변경 검토
사명 변경에선 기아차가 한발 앞서 있다. 기아차는 올 초 발표한 중장기 전략 ‘플랜S’에서 기업 정체성(CI)과 브랜드 정체성(BI), 디자인 정체성(DI)까지 변경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기아차는 기존 타원형 엠블럼 대신 지난해 제네바모터쇼에서 선보인 콘셉트카 ‘이매진 바이 기아’에 달렸던 새 엠블럼을 내년부터 적용한다.

기아자동차는 기존 타원형 엠블럼 대신 새 엠블럼 적용을 확정했다. 내년 3월 출시하는 준대형 세단(프로젝트명 GL3)부터 순차적으로 적용할 예정이다. 사진은 지난해 제네바모터쇼에 공개한 콘셉트카 '이매진 바이 기아'에 달린 로고.
GL3는 기존 K7의 후속 모델이지만, 이름을 K8으로 바꾸는 방안도 거의 결정 단계다. 프리미엄 브랜드가 따로 없는 기아차가 플래그십(최고급) 세단 K9과 함께 ‘프리미엄 라인업’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GL3는 현대차의 플래그십 세단인 그랜저보다 고급 사양을 장착하고 4륜구동 시스템도 선보일 예정이다.
“미래 방향성 담는 이름 고민 중”

대표적인 전기차 업체 테슬라도 초기 '테슬라 모터스'라는 사명을 썼지만 지금은 '테슬라'라는 이름만 사용한다. 사업 영역이 확대된 상황에서 굳이 회사의 정체성을 자동차에 한정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큰 변화 없이 사명을 바꿀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지금도 현대차 대리점 등엔 영문으로 ‘HYUNDAI’라는 이름만 달려 있다. 기아차처럼 대규모의 CI 교체 작업은 필요하지 않다는 의미다. 현재 사용 중인 ‘H로고’는 국내외에서 인지도가 높고 호감도가 높아 유지하자는 의견이 많다고 한다.
그룹 명의 변경은 좀 더 신중하게 검토하는 단계다. 현대차그룹은 2000년 계열 분리 이후 현대·기아차그룹 등 명칭을 혼용하다 2011년 CI 변경을 통해 ‘현대자동차그룹(HYUNDAI MOTOR GROUP)’으로 확정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2011년 기업 정체성(CI) 작업을 통해 현재의 이름을 쓰고 있다. 사진 현대자동차그룹
아직 논의 초기 단계지만 ‘현대그룹’ 명칭을 사용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관련 논의에 정통한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갈등의 소지가 있는 명칭보다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을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현대 모빌리티 그룹’처럼 미래 사업의 정체성을 담은 이름을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