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이틀 앞둔 1일 오후 방역팀이 경북 포항지역 시험장인 장성고등학교 시험실 곳곳을 소독하고 있다. [뉴스1]](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12/02/a326a962-cd9d-4552-a0cd-9702faf58358.jpg)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이틀 앞둔 1일 오후 방역팀이 경북 포항지역 시험장인 장성고등학교 시험실 곳곳을 소독하고 있다. [뉴스1]
또다른 수험생 정모(18ㆍ서울 동작구)군은 수능 뒤 입시 전형이 마무리되면 제주 여행을 떠날 예정이다. 정군은 “수능 공부하느라 누구나 힘들다지만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더 스트레스가 컸다. 친구들과 열흘 정도 여행을 떠나기로했다. 부모님들 허락도 다 받았다”라고 전했다.
49만여명의 수험생이 치르는 수능 시험을 앞두고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대규모 인원이 밀폐된 공간에 모이는 수능시험 자체도 위험 요인이지만 수능을 치른 이후 수험생들이 교실 밖으로 대거 쏟아져나가면서 3차 대유행을 부를 수 있다는 전망이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제2부본부장은 1일 언론 브리핑에서 “수험생들은 수능 전날까지 다중이용시설, 학원, 교습소 등의 이용은 자제하고 원격수업을 활용하면서 수능을 준비하는 것이 감염 기회를 최소화하는 방안이 될 것”이라며 “중앙방역대책본부에서는 확진 그리고 격리수험생 파악을 위한 전담 핫라인을 구축하고, 근무조를 편성ㆍ운영하겠다”라고 밝혔다. 그는 “국내 코로나19 발생 상황이 기로를 맞았다. 현재 더 큰 확산으로 갈지, 억제될지 중대한 순간이다”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수능 이후 각 대학의 논술ㆍ면접시험이 이어지면서 지역간 이동이 활발해지고, 수험생들이 큰 시험을 끝낸 해방감에 그동안 하지 못했던 여가활동에 나서면서 자칫 집단 감염이 폭발할 수 있다고 예측한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수능 자체도 그렇고 그 이후 몸과 마음이 자유로워진 10대 후반~20대 초반 수험생들이 많이 움직일 수 밖에 없어서 집단 감염이 우려된다. 특히 12월~1월 초까지 이어지는 대학 입시 전형이 걱정스럽다”라고 지적했다.
엄교수는 “수백~수천명이 대학 단위로 논술 시험 등을 보는데 그때가 더 위험할 수 있다. 수능은 일정한 면적에 일정한 수의 수험생이 들어가고 상당한 인력이 관리를 해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낮다. 하지만 각 대학이 그렇게 관리하기는 힘들다”라며 “전국 단위로 수많은 학생이 모이는데, 이들만 모이는게 아니라 보호자들이 따라서 움직인다. 특정 기간 며칠에 딱 끝나는게 아니라 1월초까지 이어져서 굉장히 큰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방역당국은 10대 후반~20대 초반 수험생 세대에게 코로나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줄 수 있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이들 세대에 영향력이 큰 인플루언서 등과 함께 반복적인 캠페인을 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또 각 대학 입시 전형에서 방역 수칙이 제대로 지켜지는지 점검하고 인력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