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스타 빼고는 AI로 다 한다" 판 바뀌는 스포츠·엔터 성공방정식

지난달 12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한 차례 연기됐던 미국프로골프협회(PGA) 마스터스 토너먼트가 개막했다. 타이거 우즈, 더스틴 존슨 등 골프 빅스타가 출전했지만 관중 없이 치러진 경기라 현장은 차분했다. 대신, 팬들의 환호는 대회 모바일 앱에서 뜨거웠다. 1번 홀에서 지난해 우승자 타이거 우즈가 첫 버디를 잡자 앱에서 팬들의 '환호 점수(excitement score)'가 빠르게 올라갔다. IBM의 인공지능(AI) '왓슨'이 지난 대회 데이터로 계산한 'AI 관중'의 환호였다. 앱으로 경기를 지켜보던 전세계 곳곳의 골프 팬들은 앱에 환호 점수와 함께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하이라이트 영상을 보며 경기를 즐겼다. 
 

[인터뷰] 노아 사이켄 IBM 스포츠·엔터 파트너십 총괄

AI 코치, AI 작곡가…. 타고난 재능과 감각이 성공 비결이던 스포츠·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도 데이터가 판을 바꾸고 있다. 데이터를 통해 선수 경기력이 달라지는 것은 물론, 팬들의 콘텐트 소비까지도 AI가 좌우한다.
 
124년 전통의 정보기술(IT) 기업 IBM은 이 같은 AI 플랫폼 '왓슨'으로 스포츠·엔터 산업의 대전환을 꿈꾼다. 중앙일보는 최근 노아 사이켄 IBM 스포츠·엔터테인먼트 파트너십 총괄을 e메일로 인터뷰했다. 그는 "AI의 통찰력이 전통적인 스포츠·엔터 산업의 운영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30년 전 IBM이 4대 테니스 대회 중 하나인 US오픈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만들던 때와는 비교할 수도 없을 만큼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진단이다.
 
노아 사이켄 IBM 스포츠&엔터테인먼트 파트너십 총괄 [사진 IBM]

노아 사이켄 IBM 스포츠&엔터테인먼트 파트너십 총괄 [사진 IBM]

"AI가 팬·선수·코치 경험 완전히 바꿀 것"

왓슨은 어떤 스포츠 분야에서 쓰이고 있나.
마스터스 토너먼트(골프), US오픈과 영국 윔블던 대회(테니스) 같은 전통적인 스포츠 대회부터 블리자드의 오버워치 리그(e스포츠), ESPN의 '판타지 풋볼(구단 운영 시뮬레이션 게임)' 같은 '디지털 퍼스트' 조직까지 모두 왓슨의 기술을 쓰고 있다. 특히 실시간 하이라이트 추출 기술이 뛰어나다. 주요 경기 장면이 2분 안에 올라온다.
 
지난달 마스터스 토너먼트에 적용된 기술로 예를 들어준다면.
마스터스 사상 최초의 무관중 경기라 새로운 AI 모델이 필요했다. 과거 대회 데이터를 종합해 '가상의 팬'을 만들었다. AI 팬들이 90여 명의 선수가 5000여 홀을 돌며 날린 2만여 개의 샷에 일일이 '환호 점수'를 매겼다. 여기에 라운드, 홀, 스코어 등의 기본 데이터와 샷 길이 같은 추적 통계를 더해 시청자가 좋아하는 선수나 인기 선수의 '꼭 봐야 할 샷'만 골라볼 수 있게 했다. 방송사가 편집한 화면만 보던 팬들이 AI의 분석을 통해 실시간으로 맞춤형 중계를 볼 수 있었다.
 
지난달 열린 무관중 마스터스 경기에는 IBM 왓슨의 선수별 하이라이트 추출 기술이 적용됐다. [사진 IBM]

지난달 열린 무관중 마스터스 경기에는 IBM 왓슨의 선수별 하이라이트 추출 기술이 적용됐다. [사진 IBM]

사이켄 총괄은 왓슨의 하이라이트 추출 기술이 '데이터 편향성'을 탐지하고 조정한다고도 소개했다. 편향성 조정 기술은 지난해 윔블던 대회부터 적용됐다. 가령, 관중이 남자 단식 우승자인 노박 조코비치에게만 열띤 응원을 보내더라도, 하이라이트 영상에 조코비치만 나오지 않도록 분량을 조절하는 것이다.
 
AI의 통찰력은 중계와 선수 훈련에도 활발히 쓰인다. 왓슨은 지난 6월 프랑스 피파(FIFA) 여자 월드컵 폭스(FOX) 스포츠 중계진에 프리킥 키커의 과거 프리킥 결과, 상대 골키퍼의 예상 움직임, 공격 및 수비팀의 전술 등을 분석한 결과를 실시간으로 전달했다. 경기가 끝난 후엔 선수 경기력을 분석한 자료를 코치진에게 넘겨 훈련을 도왔다.
 
IBM 왓슨이 적용된 사례.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IBM 왓슨이 적용된 사례.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시상식엔 정보, 작곡가엔 영감 주는 AI

연예 산업에선 왓슨이 어떻게 쓰이고 있나.
지난해부터 미국 그래미 시상식(Grammy Award)에 IBM의 자연어처리 기술, 트렌드 수집·분석 기술 등이 들어간 '왓슨 디스커버리'가 활용되고 있다. 올해 1월 그래미에선 왓슨이 수상 후보들에 관한 설명을 실시간 레드카펫 중계 화면에 올리는 데 성공했다. 1500여 명의 후보와 관련된 1800만여 개의 기사와 프로필·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비디오 등을 분석한 내용을 해당 아티스트가 화면에 등장하는 순간 띄웠다.
 
IBM 왓슨이 적용된 올해 초 그래미 시상식 레드카펫. 중계화면에 나오는 아티스트의 정보를 자동으로 보여주고 있다. [사진 IBM]

IBM 왓슨이 적용된 올해 초 그래미 시상식 레드카펫. 중계화면에 나오는 아티스트의 정보를 자동으로 보여주고 있다. [사진 IBM]

 
왓슨은 'AI 작곡가'도 겸하고 있다. 지난 2016년 왓슨과 유명 프로듀서 알렉스 다 키드와의 협업으로 탄생한 곡 '낫 이지(Not Easy)'에는 왓슨의 통찰력이 배어있다. 왓슨은 5년치 영화 대본, SNS, 판결문, 뉴욕타임스(NYT) 기사 등 사회·문화 트렌드와 빌보드 탑100에 오른 2만여 히트곡의 가사와 코드 진행 등을 학습했다. 그리고 학습 결과를 색깔, 패턴, 질감으로 시각화한 방 형태로 만들어 프로듀서에게 제공했다. 팬에겐 아티스트의 정보를 모아서 보여주고, 아티스트에겐 영감을 주는 '큐레이터' 역할을 AI가 한 셈이다.
 
이 밖에 팬들이 즐길만한 스포츠 콘텐트를 창작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ESPN의 구단 운영 시뮬레이션 게임 '판타지 풋볼'에는 선수와 관련된 뉴스, 블로그, 각종 순위, 팟캐스트나 트위터의 어조(정서) 등이 실시간으로 반영된다. 왓슨이 선수들의 잠재력을 예측하기 위해 모으는 데이터가 팬들의 즐거움을 위한 재료로도 쓰이는 것.
 
2016년 유명 프로듀서 알렉스 다 키드와 협업한 IBM 왓슨 [사진 IBM]

2016년 유명 프로듀서 알렉스 다 키드와 협업한 IBM 왓슨 [사진 IBM]

"스포츠·엔터 데이터화해도 스타는 대체 못해"

왓슨이 모은 스포츠·엔터 데이터의 진정한 가치는.
스포츠·엔터 산업의 운영 방식을 '데이터 산업'으로 완전히 바꿀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미국 테니스협회와 함께 출시한 '코치 어드바이저' 같은 프로그램이 좋은 예다. 이 프로그램은 선수의 키와 체중, 움직임 속도, 평소 경기력 등을 반영해 선수의 피로도를 계산하고 훈련 강도 조절을 도와준다. 코치의 감(感)과 경험에 의존하던 부분을 데이터화할 수 있게 된 것이다.
 
AI 운동선수, AI 가수도 곧 나올까.
왓슨의 목적은 어디까지나 팬과 스타를 가깝게 이어주고 데이터를 통해 코치와 선수를 돕는 것이지, 이들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다. 스포츠·엔터 산업은 인간 고유의 감성이 차지하는 부분이 크다. 팬과 스타가 주고받는 힘과 에너지, 팀 간 선의의 경쟁 같은 가치는 AI가 결코 복제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관련기사

김정민 기자 kim.jungmin4@joongang.co.kr
 
기술이 바꿀 세상, 나랑 무슨 상관? → https://url.kr/qmvPIX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