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사설] 아파트 짓는 데 시간 걸린다는 것 이제 알았나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또다시 부동산 문제로 고통받는 국민의 염장을 질렀다. “아파트가 빵이라면 밤을 새워서라도 만들었을 것”이라는 발언 때문이다. 김 장관의 말은 정부의 무능을 사실상 자인한 꼴이다. 아파트는 여느 상품과 달리 수요와 공급에 시차가 발생한다는 것쯤은 삼척동자도 안다. 정부는 이런 특성을 고려해 미리 주택 정책을 세워야 한다. 그런 책무를 외면해 오다 문제가 닥치자 엉뚱한 핑계를 댔다.
 

어이없는 김현미의 아파트 빵 발언
정책 무능 자인한 꼴, 경질이 답이다

이제라도 공급 부족을 인정했다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그 와중에 전 정권 탓을 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김 장관은 “2021년과 2022년 아파트 공급 물량이 줄어드는데, 그 이유는 5년 전 아파트 인허가가 대폭 줄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사실관계부터 틀렸다. 서울의 주택 인허가는 2015~2017년 연평균 9만6000가구로 비교적 높은 수준이었다. 그러다 현 정부 출범 이후인 2018년부터 감소 추세를 보였다. 특히 올해는 9월까지 3만9000가구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20%나 감소했다. 서울 지역 공급 감소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재건축·재개발 억제와 현 정부의 각종 규제가 크게 작용했다.
 
백번 양보해 전 정부 정책에 문제가 있다고 치자. 집권 4년이 다 돼 가도록 바로잡지 못했다면 정부의 직무 유기 아니면 능력 부족이다. 현 정부 들어 발표된 24번의 부동산 대책 중 이렇다 할 공급 대책은 찾기 어려웠다. 3기 신도시 건설이나 서울 곳곳 자투리땅 활용 방안이 나오긴 했지만, ‘신발 신고 가려운 곳 긁기’ 격이었다. 수요가 몰리는 서울시내 요지의 공급을 외면했기 때문이다.
 
지금 부동산 시장은 대혼란을 겪고 있다. 실마리를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지 모를 정도로 엉켜버렸다. 주택임대차보호법으로 촉발된 전세 대란은 대기 수요자들의 불안 심리를 자극해 아파트는 물론 빌라 가격까지 들썩이게 했다. 지금 아니면 영원히 낙오하고 만다는 초조감이 ‘패닉 바잉(공포에 따른 매수)’을 불러 지방 도시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부는 내년 봄이면 시장이 안정을 찾을 것으로 기대하지만, 대다수 연구기관은 내년에도 전세난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정책 실패가 거듭되는 동안 정부는 형식적 사과만 했을 뿐 제대로 책임 인정은 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아파트에 대한 환상’ 운운하며 시장 혼란을 국민 책임인 양 호도하고 있다. ‘진투아네트’ ‘빵투아네트’라는 조롱은 무책임한 정부를 향한 국민 분노의 표시다. “정부더러 빵을 만들어 달라고 하지 않는다. 빵 만드는 데 방해만 하지 말라”는 요구가 빗발친다. 계속되는 부동산 실책에 대해 정녕 국민에게 미안하다면 빵 만들기를 방해해 온 정책 책임자부터 경질하는 것이 순서다.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