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은행 명예퇴직 신청 시작

서울 중구에 위치한 농협은행 본점 전경. 농협은행
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 다른 시중은행들도 내년 1월 안으로 명예퇴직 신청을 받는다. 노사 협의를 거쳐 곧 퇴직 신청 관련 공고를 낼 예정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은행들은 55세 전후 행원들을 내보낼 방침이다. 대다수 은행은 56세부터 임금피크제를 적용한다. 임금피크제 이후 은퇴까지 받게 될 급여와 명퇴로 받게 될 특별퇴직금 사이에서 고연차 행원들의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한 은행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명예퇴직 신청자에게 지급되는 특별퇴직금은 임금피크제 적용 후 정년을 채우기까지 사측에서 줘야 하는 임금보다 비싸지만, 비용을 더 쓰더라도 고연차 직원들을 내보내겠다는 것이 회사 입장”이라며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점포 감소 속도가 빨라진 데다 보직을 뗀 고연차 직원들이 많아지면 조직 활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1년 치 월급 더 준다는 은행도
최근 몇 년간 은행 직원 수는 지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신한·국민·하나·우리·SC제일·한국씨티 등 6개 시중은행 직원 규모는 2016년 총 7만4106명에서 2017년 6만9830명, 2018년 6만7581명으로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6만7781명으로 소폭 늘었지만 비정규직의 증가에 기인한 측면이 크다.
신규 채용도 축소하는 추세다. 올해 신한·국민·우리·하나·농협·기업 등 6대 은행에 새로 입사한 인원은 2000명가량으로 지난해(2779명)보다 30% 정도 줄었다.
은행 관계자들은 인건비 절감은 장기적으로 생존의 문제라고 말한다.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은행들이 급부상하고 비대면 모바일뱅킹이 대세가 되면서 점포와 인력 감축은 피할 수 없는 숙제가 됐다. 영업이익경비율(CIR)을 낮추는 것도 주요 과제다. 영업이익에서 인건비를 포함한 관리비가 차지하는 비중을 보여주는 CIR은 우리은행 53.7%, 국민은행 48.6%, 신한은행 44.2%, 하나은행 43.7% 순이다. 일반적으로 CIR이 낮을수록 경영 효율이 높다고 본다. 오프라인 영업점을 운영하지 않는 카카오뱅크의 CIR은 2020년 1~3분기 기준 약 164%이지만 영업이익 규모가 커지면 장기적으로 30%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