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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과학과 빅데이터·AI 결합, 미래 도시전문가 양성”

대학의 길, 총장이 답하다

서순탁 서울시립대 총장이 30일 서울 동대문구 서울시립대 본관에서 중앙일보와 만나 인재 양성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서순탁 서울시립대 총장이 30일 서울 동대문구 서울시립대 본관에서 중앙일보와 만나 인재 양성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요즘은 ‘꿈을 가지라’는 말을 하기도 조심스러워요. 도전하라고 하는 것도 미래를 강요하는 것으로 느낄 수 있죠. 그래서 저는 학생들에게 ‘뭐든지 하고 싶은대로 하라’고 말합니다.”
 

서순탁 서울시립대 총장
‘학생미래설계 교과목’ 신설
소수정예 강의, 창의적 인재 육성
도시 빅데이터·AI연구소 설립
몽골 글로벌 캠퍼스 건설도 추진

서순탁(61) 서울시립대 총장이 가장 최근 읽은 책은 문유석 전 판사가 쓴 『개인주의자의 선언』이다. 2주에 한 번 학생들과 진행하는 독서모임에서 추천받은 책이다. 서 총장은 “학생의 입장을 더 많이 이해해달라는 뜻으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지난해 3월 취임한 서 총장은 대학이 다른 공동체에 비해 구성원의 다양성이 큰 곳이지만 대학 교육은 기존 틀에 갇혀 있다고 아쉬워했다. 이런 틀을 깨기 위해 서울시립대에서 개설한 강의가 ‘학생미래설계 교과목’이라고 한다. 그는 “학생이 원하는 교수에게 원하는 내용을 배우는 강의”라며 “교육 효과와 학습 만족도에서 최고의 성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30일 서울 동대문구 캠퍼스에서 서 총장을 만났다.
 
올해 감염병 확산의 여파가 컸다.
"코로나19로 인해 가보지 않은 길을 걷고 있다. 사회적·경제적 폐해가 컸지만, 긍정적인 효과는 비대면 온라인 교육이 정착하는 계기가 됐다는 점이다. 상반기에는 온라인 수업을 위한 인프라도 부족했고 예산도 없었다. 하지만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2학기부터 안정적으로 학사일정을 운영하고 있다. 내년에도 온라인 중심 교육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단순 지식 위주의 이론 수업은 온라인으로 대체하고 대면 수업은 실험·실습과 현장학습을 강화할 예정이다.”
 
‘코로나 이후’ 계획이 있나.
"과거 방식으로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던 시대가 끝났다. 다른 사람과 협력하는 태도, 다른 학문에 대한 이해와 공감이 중요하다. 서울시립대는 앞으로 ‘T-스타(star)형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주력할 것이다. 알파벳 T자의 가로획처럼 다양한 분야에 대한 지식과 역량을 갖추고, 세로획처럼 분야별 전문성과 창의성을 갖출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신설했다.”
 
T-스타형 인재 프로그램에 대해 소개해달라.
"37개 학과 중 10개 학과에는 ‘학생미래설계 교과목’이 신설됐다. 해당 학과 학생들은 자신이 원하는 과목을 신설할 수 있고 지도교수도 선택할 수 있다. 신청자가 1~2명이어도 수업을 개설할 수 있다. 소수 정예로 실험적·창의적 강의를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학과에는 5000만~1억원의 지원금이 제공된다.”
 
지난 5월 교육부가 주관하는 ‘4차 산업혁명 혁신선도대학’에 선정됐다.
"고등교육을 둘러싼 환경 변화가 오히려 기회라고 생각했고 미래양성 대학을 목표로 삼았다. 앞으로 도래할 사회에서는 기술중심적 역량이 필수적이다. 서울시립대는 도시 관련 분야에 중점을 두고 있다. 과거 도시특성화 연구는 학과 중심, 전문가 중심으로 진행됐다면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다양한 학문의 협력이 불가피하다. 이를 위해 대학원에 스마트시티학과와 도시빅데이터융합학과를 신설했다. 내년에는 학부에도 인공지능학과와 융합응용화학과가 신설돼 대학에 필요한 첨단 역량을 확보할 기회를 얻었다.”
 
지난 6월 도시과학빅데이터·AI연구소를 세웠는데.
"대도시인 서울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분야의 빅데이터를 조사하고 융·복합적으로 분석·연구하는 곳이다. 서울시 공공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개발도상국에서는 서울의 성장 비결을 궁금해한다. 인구가 급증하는 상황에서도 주택·교통·환경 등 각종 도시문제를 잘 해결하고 있는 유일한 국제도시이기 때문이다. 꼼꼼하게 도시 현상을 연구해 도시문제 해결에 기여하고자 한다.”
 
글로벌 캠퍼스도 준비 중이라고 들었다.
"동남아시아와 몽골 등에서 한국의 도시화 과정에 관해 관심을 보였고 그 일환으로 몽골 울란바토르의 신도시 지역에 글로벌 캠퍼스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몽골 정부가 부지를 제공하기로 했고, 현재 건축비를 확보하고 있다. 현지 학생을 3년간 가르친 뒤 1년간 서울캠퍼스에서 교육하는 안을 검토했는데, 아예 저학년은 온라인을 통해 수업한 뒤 고학년에 한국에서 수업을 듣는 방식도 가능할 것 같다.”
 
은평 캠퍼스도 준비 중이다.
"10여년 전부터 논의해온 숙원사업이다. 캠퍼스가 좁고 한쪽에 치우쳐있어 학습공간 확보를 고심해왔다. 서울시에서도 균형 발전을 위해 관내 대학이 없는 은평구 서울혁신파크 부지에 캠퍼스를 신설하는 방안이 논의됐고 최근 진척이 있었다. 현재로는 교양대학을 은평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1학년 2000여 명이 은평캠퍼스에서 교양 수업을 듣고 2학년부터는 동대문캠퍼스에서 전공 수업을 듣는 형식이다.”
 
지난해 기준 서울시립대의 취업률은 68.5%에 이른다. 직업 안정성을 나타내는 ‘1년 유지 취업률’(89.5%)은 서울 소재 대학 중 5위다.
"취업률이 높다는 건 자랑스러운 일이나 한편으론 공무원·공기업 등 안정적인 직장을 선호하는 풍토가 있는 것 같아 안타깝기도 하다. 미래사회엔 고시 등은 유효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학생들이 보다 다양한 진로를 설계하고, 원하는 직업군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학생미래지원센터를 열었다. 탄탄한 중견기업을 창업하고 경영하는 동문을 멘토로 삼아 노하우를 들려주는 프로그램도 신설했다. 요즘처럼 취업이 어려운 상황에서 희망을 던져주는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서순탁 총장
서울시립대 도시행정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뉴캐슬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1년 서울시립대 교수로 부임했고 교무처장·도시과학대학장 등을 역임했다. 2019년 3월 총장에 취임했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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