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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문건 압수수색 때, 대검 감찰부-법무부 사전교감 의혹

29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모습. [뉴스1]

29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모습. [뉴스1]

대검찰청 감찰부가 재판부 불법 사찰 의혹과 관련해 수사정보담당관실 압수수색을 진행할 당시 법무부와 사전 교감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일선 검사들은 “수사 상황을 법무부와 교류하는 건 이례적”이라며 “이번 사건은 법무부의 청부수사로 불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검 감찰부는 지난 28일 출입 기자단에 배포한 문자메시지를 통해 “법무부로부터 수사 참고자료를 이첩받아 검토한 결과 신속히 범죄혐의 관련 자료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신속히 집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법무부 장관의 브리핑과 그 내용을 미리 알고 사전에 교감하면서 수사를 진행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이날 언론을 통해 제기된 법무부 사전 교감설을 반박했다.

  

“대검에도 수사 상황 보고 안 하는데, 법무부에 한 설명은 이해 불가”

 
 
하지만 감찰부가 해명 문자를 통해 “검찰보고사무규칙에 따라 법무부에 간단한 사건발생보고를 하자 법무부 관계자들이 구체적인 상황을 물어와 내용을 설명해준 것일 뿐”이라고 밝힌 내용이 추가 논란이 되는 상황이다.  
  

현직 검찰 간부는 “법무부 관계자들에게 ‘설명’한 것이라고 스스로 인정한 셈이 됐다”며 “일선 현장에서는 법무부뿐 아니라 대검에게도 수사 기밀이 노출될 우려 때문에 보고를 잘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같은 지검이나 지청 내에서도 압수수색할 때는 상부에 한장짜리 형식적인 보고를 하는 상황이라, 법무부는 오히려 더욱 조심했어야 했다”고 전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이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29일 법무부 청사가 있는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앞에 근조화환에 이어 꽃상여 차량까지 등장한 모습. [사진 자유연대]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이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29일 법무부 청사가 있는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앞에 근조화환에 이어 꽃상여 차량까지 등장한 모습. [사진 자유연대]

이런 가운데 윤석열 총장 감찰 업무를 맡은 법무부 감찰담당관실에 파견된 검사가 대검찰청의 재판부 사찰 의혹 문건을 법리적으로 검토한 결과 죄가 성립되지 않았다고 밝혀 파문이 일고 있다. 이정화(연수원 36기) 대전지검 검사는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죄 성립 여부에 관해 판시한 다수 판결문을 검토하고 분석한 결과 죄가 성립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면서도 “윤 총장에 대한 수사의뢰 과정에서 제출된 보고서 내용이 일방적으로 삭제됐다”고 밝혔다.
  
이에 법무부 감찰담당관실은 입장문을 내고 “검찰총장의 직무상 의무 위반에 해당해 징계 사유로 볼 수 있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었으나, 현재까지 확인된 사실만으로는 혐의가 성립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이견은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보고서의 일부가 삭제된 사실이 없고, 파견 검사가 최종 작성한 법리검토 보고서는 감찰 기록에 그대로 편철돼 있다”고 해명했다.
  

법무부와 대검 감찰부에 파견된 검사들 내부 폭로 이어져  

  
한 현직 검사는 “파견된 검사가 24일 오후 5시 20분쯤 수사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 대검 관계자와 접촉해 사실 확인을 하는 사이에 법무부는 이날 오후 6시에 총장의 직무배제를 발표했다”며 “이정화 검사가 만든 보고서가 어느 선까지 보고가 됐고, 어떻게 의견이 뭉개졌는지 밝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법무부와 대검 사이 갈등이 거세지면서 파견 검사 문제에서 여러 구설이 나오기도 한다. 검찰 안팎에 따르면 대검 감찰부는 지난 27일 추가 파견 인력을 위해 지방에 있는 검찰청 소속 평검사에게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대검 감찰부는 “진정한 검찰개혁에 동참할 생각이 없느냐”고 물었으나, 요청을 받은 평검사는 이같은 질문 방식을 주변에 문제 제기했다. 검사 출신 변호사는 “추미애 장관의 총장 직무배제가 절차에 맞지 않는다는 점을 깨달은 검사들의 공개 항의는 계속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특검 수사팀에 참여했던 강백신 창원지검 통영지청 부장검사도 이날 검찰 내부망에 “국정농단 수사 과정에서 최고 권력자의 위법·부당한 지시에 대해 직무 명령을 받아들이는 공무원들의 다양한 행태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지시의 위법·부당성을 검토해 수정을 요구하거나 집행을 거부하는 용기있는 공무원들이 처벌을 면하는 경우도 상당수 있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법률전문가로서 고도의 정치적 중립성이 요구되는 법무·검찰 공무원들은 더욱 더 엄정하게 위법·부당한 지시에 대해 대처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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