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일 대구 동구에서 열린 ‘사랑의 김장김치 나눔 행사’에서 봉사자가 이웃에 전달할 배추를 양념에 버무리고 있다. 뉴스1
‘Kimchi’는 국제적 고유 명사
중국은 2019년부터 파오차이의 국제표준화에 나서기 시작했다. 지난해 중국은 터키, 세르비아, 인도, 이란 등 5개국과 함께 ISO에 김치 국제표준에 대한 사안을 안건으로 올렸다. ISO는 주로 기술 분야 표준을 인정하는 비정부 기구다. 당시 한국식품연구원은 “해당 안건은 김치가 아니라 파오차이라는 제품에 대한 표준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며 “파오차이는 김치에 대한 표준에 범접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의견을 전달했다. ISO도 이번 발표에서 김치와 파오차이가 다른 음식(해당 식품 규격이 김치에 적용되지 않는다)이란 점을 분명히 했다.
“김치가 유명해서 중국도 갖다 붙인 것”

중국이 주도하는 김치산업 국제표준이 24일 국제표준화기구(ISO)에서 인가를 받았다. 사진 중국 환구망 캡처

중국 시장의 감독관리 사항을 다루는 ‘중국시장감관보(中國市場監管報)’는 지난 26일 중국이 주도하는 김치산업 국제표준이 탄생했다고 보도했다. 사진 중국 환구망 캡처
이번 ISO 표준 제정에 쓰촨(四川)성 메이산(眉山)시가 앞장섰다는 점도 파오차이의 한계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임영조 과장은 “쓰촨에서 생산하는 파오차이는 심지어 한국의 김치와 비슷하지도 않다”며 “한국에서 수입해 먹는 ‘중국산 김치’는 대부분을 산둥(山東)성 지역에서 생산한다”고 설명했다.
김치와 파오차이는 만드는 법부터 다른 음식이다. 파오차이는 김치처럼 양념에 버무리는 단계가 없다. 소금에 절인 채소를 바로 발효하거나 끓인 뒤 발효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하연 대한민국김치협회 회장은 “세계적으로 채소를 절인 음식은 피클이나 사워크라우트(독일) 등 많지만, 5가지(고춧가루, 젓갈, 마늘, 생강, 파) 이상의 양념에 버무려서 발효 숙성한 음식은 김치가 유일하다”며 “김치가 그만큼 독창적이고 독보적인 음식이기 때문에 중국의 주장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세종=임성빈·하남현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