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네이버와 현대자동차그룹이 모빌리티 분야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오른쪽 두번째)와 현대·기아차 전략기술본부 지영조 사장(왼쪽)이 참여했다.
네이버와 현대자동차가 모빌리티 사업을 위해 손잡았다. 인터넷 플랫폼 최강자와 자동차 최강자의 만남이다.
네이버와 현대자동차그룹은 미래 모빌리티 사업 제휴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29일 밝혔다. 정보기술(IT) 분야와 자동차 분야 기술·비즈니스 역량을 합쳐 차량과 IT를 결합한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겠다는 것. 두 회사는 앞으로 ▶콘텐트·서비스 사업 협력 ▶모빌리티 서비스 시너지 창출 ▶중소상공인(SME) 대상 상생 모델 개발 등에서 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현대차 시스템에 네이버 콘텐트 결합
네이버 알림을 통해 차량 주행정보와 연동된 정비 알림을 받거나, 정확한 주차 위치에 기반한 길 안내를 제공받을 수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디지털 키와 네이버 아이디(ID)를 결합해 네이버 지도에 등록된 세차장과 주차장에서 픽업과 배송, 세차 서비스도 연계하는 등 다양한 서비스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지도와 상점을 결합해 예약·결제를 해 주는 '네이버 플레이스'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또 인공지능(AI) 기반 맞춤형 맛집 추천 ‘뭐 먹을까’ 서비스도 조만간 내놓는다. 이런 서비스가 자동차와 결합하면 검색·길안내·예약·주문·결제가 한 번에 이뤄질 수 있고 네이버는 간편결제(네이버페이) 시장에서도 유리해질 수 있다.
네이버의 로봇·3D맵·클라우드, 현대차와 만나면
현대차는 그간 차량 소프트웨어(SW)에 투자하며, 네이버 출신 전문가를 영입해 왔다. 네이버랩스 대표였던 송창현 대표의 스타트업 포티투닷(옛 코드42)에 전략 투자했고, 역시 네이버랩스 출신의 인공지능(AI) 전문가 김정희 리더를 인공지능연구소 실장으로 영입했다. 네이버 출신 인사를 영입해 온 현대차가 이제는 회사 차원의 협력에 나선 모양새다.
기아차도 모빌리티 전문기업 퍼플엠을 세우고 카풀 스타트업 ‘풀러스’ 출신 서영우 씨를 대표로 임명했다. 서 대표는 “전기차 위에 올라가는 다양한 IT 서비스를 기획·개발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네이버, 연예·물류·금융 '강자'와 제휴 전략

네이버랩스가 제작한 서울 전역의 3D 맵. 3D 정밀 지도는 자율주행 기술의 핵심이다. 사진 네이버
이번 현대차와의 협업도 연장 선상의 일이다. 네이버는 그간 서울시 전역의 3D 정밀지도를 제작하고 자율주행과 무인로봇, 스마트시티에 필요한 연구개발(R&D)에 투자하면서 모빌리티 기반 기술력을 차곡차곡 쌓아왔다. 이번 현대차와의 협업으로 기술을 실전에 접목해 구체적인 모빌리티 사업모델을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온오프라인 최강자인 네이버-현대차의 등장으로 국내 모빌리티 업계 경쟁은 격화될 전망이다. 이미 국내 모빌리티 시장은 최강자 카카오모빌리티와 택시·대리 등으로 본격 확장 중인 쏘카·VCNC(타다), 우버와 손잡은 SK텔레콤(티맵모빌리티)까지 쟁쟁한 기업들이 경쟁 중이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모빌리티 산업은 사용자들에게 많은 변화를 줄 수 있는 분야인만큼 현대차와 함께 다양한 실험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서현 기자 shshim@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