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감옥살이 피하게 된 피싱범…윤석열 비상상고 제기한 이유

[사진 연합뉴스TV]

[사진 연합뉴스TV]

지난해 2월 보이스피싱 총책으로부터 가담 제의를 받은 이모씨는 중국 청도로 건너가 콜센터에서 근무했다. 국내 불특정 다수에게 전화해 “신용대출 회사 대리인데, 기존 대출금을 상환하면 낮은 금리로 추가 대출을 해주겠다”고 속여 돈을 가로채는 상담원 역할이었다. 350만원 정도를 편취했던 이씨는 한 달 만에 콜센터 관리자와의 갈등을 이유로 그만두고 다시 한국에 돌아왔다. 하지만 콜센터에서 함께 일하던 동료로부터 이번에는 피해자들의 돈을 인출해 중국으로 송금하는 일을 제안받고 보이스피싱 범죄를 이어갔다.
 
보이스피싱 조직원이 피해자에게 전화해 “대출을 받아 바로 상환하는 방법으로 신용점수를 올려 저금리 대출을 해주겠다”며 “사용하는 계좌의 체크카드를 보내주면 기업 고객으로 등록해 대출 상환 수수료를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속인다. 카드 수거책이 계좌번호와 체크카드를 건네받으면 다른 피해자에게는 해당 계좌번호를 알려준다. 피해자가 신고하면 다른 피해자 계좌를 추적하게 하는 것이다. 이런 방법으로 갈취한 사기 피해 금액은 1억9400여만원에 달했다.  
 
1심 재판부는 “보이스피싱 범행은 불특정인을 상대로 계획적, 조직적으로 이루어지고 다수의 피해자를 양산하므로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며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4명을 제외한 나머지 피해자들과 모두 합의했고, 이씨가 반성하며 “다시는 범행을 저지르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있다며 그에게 징역 3년 6월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검사와 이씨 모두 항소하지 않아 이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그렇게 감옥에 가는 건 피하게 된 이씨 사건에 대해 윤석열 검찰총장은 비상상고를 제기했다. 비상상고는 판결이 확정된 후 사건 심판이 법령을 위반한 것을 발견한 때에 검찰총장이 신청하는 비상구제 절차다.  
 
형법은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벌금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선고할 경우 정상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집행을 유예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1심은 3년 6월의 징역형을 선고했기에 집행을 유예할 수 없음에도 5년간 집행을 유예한 건 심판이 법령을 위반한 경우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검찰총장이 지적한 비상상고 주장은 이유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집행유예 부분을 파기했고, 이씨는 3년 6월의 징역형을 선고받게 됐다. 다만 비상상고의 경우 피고인에게 유리한 부분만 적용하기에 이씨에 대한 구속 및 형집행은 실행되지 않는다. 이씨가 같은 범죄를 저질렀을 경우 과거 징역형을 선고받은 점이 참작돼 더 높은 형을 선고받을 가능성이 높다.
 
3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하면서도 집행유예를 선고하는 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앞서 집행유예와 관련한 비상상고는 주로 성범죄 판결에서 이뤄졌다. 성폭력 범죄를 범한 피고인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하면서 보호관찰은 명령하지 않은 채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부착하게 한 건 법령에 어긋난다는 주장이다. 특정 범죄자에 대한 보호관찰 및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법원은 형의 집행을 유예하면서 보호관찰을 명하는 때에만 전자장치를 부착하도록 명령할 수 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2011년과 2014년 모두 비상상고의 이유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