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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충전소 없다는데···10억원서 131억 된 '수소차 예산'

“지난 5월에 4대밖에 요구하지 않았는데 두 달 사이에 무슨 일 있었던 건가.”(박수영 국민의힘 의원)

 
정성호 소위원장이 20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등조정소위원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스1

정성호 소위원장이 20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등조정소위원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스1

지난 16일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원회에선 국방부의 ‘수소 차량 획득 사업’이 논란이 됐다. 내년도 예산안에 책정된 금액만 131억원이 넘는다. 당초 부처에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3대와 저상형 버스 1대를 도입할 비용만(약 10억원) 요구했다고 한다. 하지만 지난 7월 정부가 한국판 그린뉴딜 정책 추진 기조를 밝히며 책정된 예산은 10배 이상 급격히 늘어났다. 이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국가 재정 부담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친(親)환경’ 정책 기조에 맞춘 무리한 사업 확대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이날 예산안조정소위에선 전년 대비 129억원 증액된 국방부 ‘수소 차량 획득 사업’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두 달 사이에 무슨 일 있어서 증액을 요구한 것이냐”며 “전국에 51곳뿐인 충전소 숫자를 생각해보면 의욕적으로 (사업 추진만) 하고 막상 충전하긴 어려울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임이자 의원은 아직 개발되지도 않은 ‘광역형 수소 버스’ 예산이 포함된 것을 두고 “연구 개발 중 사업이니 내년 연말 출시를 기다렸다가 2022년도에 광역형 수소 버스로 바꾸는 것이 합리적이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월 30일 친환경 미래차 현장인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을 방문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함께 수소차 넥쏘 생산라인을 살펴보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월 30일 친환경 미래차 현장인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을 방문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함께 수소차 넥쏘 생산라인을 살펴보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국방부의 대대적인 수소 차량 도입에 대해 ‘성급한 행보’라는 지적이 나오는 건 수소충전소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군 교육기관인 자운대에 설치 예정인 1곳(2021년 6월 도입 예정)을 제외하면, 아직 국방부에서 자체적으로 확보한 충전소는 단 한 곳도 없다. 국방부 산하 기관과 군부대가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충전소 문제를 단기간에 해결할 수 없을 거란 전망도 나온다. 박 의원은 27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수소충전소도 없는데 차부터 도입하는 건 말이 안 된다”며 “비싼 수소차를 구매만 해놓고 현장에선 경유차를 그대로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부는 민·군 겸용 수소충전소 설치가 가능한 군 용지 50개소를 추가로 발굴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지난해 강릉 수소저장 탱크 폭발 사고 이후 수소충전소 자체를 위험 시설로 간주하는 주민들이 많다는 게 문제다. 일각에선 정부가 이번 사업을 계기로 전국 군 부지에 수소충전소를 지으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전문가는 “결국 각 지역에서 사고 우려로 수소충전소 건설 피하려고 하니, 정부 방침을 거절할 수 없는 군에서 떠안게 하겠다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은 27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정부의 무리한 뉴딜 예산 도입은 결국 다음 세대의 부담만 부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은 27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정부의 무리한 뉴딜 예산 도입은 결국 다음 세대의 부담만 부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여당은 일단 수소 경제를 열어젖히는 마중물로 수소 차량 구매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박재민 국방부 차관은 지난 16일 예산안 조정 소위에 출석해 “전기차 사례와 같이 국가나 공공기관이 시범적으로 (수소 차량을) 사용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한다”고 답했다. 여당 의원들도 “수소 시대를 맞이하는 차원에서 국방부 비롯해서 범정부적으로 관용 차량이나 운용 차량을 도입해서 보다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고 거들었다. 국방부는 도입 수소 차량을 “수소 SUV는 업무용 차량으로, 수소 버스는 각종 행사지원 및 출·퇴근 노선 지원 등 장병복지 향상을 위한 다양한 목적으로 운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국방부 ‘수소 차량 획득 사업’은 일단 예산안조정소위 감액심사에서 여야가 합의를 이루지 못해 현재 보류된 상황이다. 특히 이번 주 들어 여야가 3조6000억원 규모의 ‘3차 재난지원금’ 예산 편성에 공감하는 만큼, 감액 가능성도 없진 않다. 조의섭 예결위 수석전문위원은 “아직 여야 논의를 거쳐야 하지만, 수소충전소 설치 가능 지역에서 먼 군부대를 중심으로 일부 감액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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