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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총장 직무배제는 위법” 법무부 소속 검사들도 반발

윤석열 직무정지 일파만파 

27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은 윤석열 총장 직무정지와 관련해 검사들의 반발이 이어지자 ’판사 불법사찰 문건의 심각성과 중대성 등을 고려해 조치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날 서울 서초동 대검 앞에는 윤 총장을 응원하는 대형 배너가 세워졌다. [연합뉴스·뉴스1]

27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은 윤석열 총장 직무정지와 관련해 검사들의 반발이 이어지자 ’판사 불법사찰 문건의 심각성과 중대성 등을 고려해 조치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날 서울 서초동 대검 앞에는 윤 총장을 응원하는 대형 배너가 세워졌다. [연합뉴스·뉴스1]

윤석열 검찰총장의 직무정지를 놓고 일선 검사들의 공개적인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27일 오후 법무부 소속 과장(일반 청 부장) 검사들은 “추미애 장관의 윤 총장 직무배제는 위법·부당하다”는 내용이 담긴 문서를 들고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을 찾아가 항의했다. 심 국장은 “장관께 전하겠다”고 이들을 돌려보냈다. 과장 이하 평검사 10여명도 이날 오후 심 국장을 찾아가 윤 총장 직무배제 및 대검 수사정보담당관실 압수수색 등 현 상황을 아울러 “위법하다”고 말했다. 이때에도 심 국장은 “장관께 전하겠다”고 검사들을 추스른 것으로 알려졌다. 각각 면담은 격앙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그러나 심 국장이 추 장관에게 이들 목소리를 보고하는 조건으로, 집단행동은 하지 않기로 일단락됐다고 한다.
 

심재철 검찰국장 찾아가 단체 항의
전국 18개 지검 검사들 모두 성명
중앙지검 부장들도 “재고해 달라”

‘재판부 사찰’ 문건도 논란 이어져
검사 “심판 성향 공유해도 사찰인가”
판사 “적법성 떠나 정당성 큰 우려”

이날도 검찰 내부 통신망에는 실명 의견이 줄을 이었다. 이복현(48·사법연수원 32기) 대전지검 형사3부장 검사가 “법무부 장관은 오로지 총장만을 통해 개별 사건에 대해 수사지휘를 할 수 있다”며 “장관의 의견 표명과 지시는 결국 본질이 수사지휘라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정희도(54·사법연수원 31기) 청주지검 형사1부장 검사도 이날 이프로스에 “대검 감찰부가 법을 위반해 법무부 장관의 지휘 아래 검찰총장과 차장을 패싱하고(뛰어넘어)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며 “수사의 개시와 진행이 이미 검찰청법을 심각하게 위배한 위법이 있어 신속히 수사를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남부지검 평검사와 전주지검 간부급 검사들도 “법무부의 조치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한다”며 윤 총장의 직무정지가 위법이라는 의견을 냈다. 지난 25일 의정부지검부터 이어진 검사들의 단체 성명은 이날 인천지검을 끝으로 전국 18개 지검이 모두 냈다. 특히 이날 서울중앙지검에서 근무하고 있는 부장검사들이 추 장관의 윤 총장에 대한 징계 청구·직무 배제 명령에 대해 “재고해 달라”는 입장을 냈다.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들은 토론을 거쳐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글을 올렸다. 이들은 추 장관의 결정에 대해 “검찰총장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검찰 직무수행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 및 적법절차와 직결된 문제”라며 “검찰총장 임기제의 취지 및 법치주의 원칙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했다. 이어 “법무부 장관은 일선 검사들의 충정 어린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검찰총장에 대한 처분을 재고해 달라”며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와 검찰권 남용 방지라는 검찰개혁 방향에 공감하고, 국민에게 신뢰받을 수 있도록 각자 위치에서 본연의 업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법무부가 제기한 ‘판사 불법 사찰’ 문제를 놓고서도 논란이 이어졌다. 복수의 검찰 관계자들은 전 수사정보2담당관실에서 작성한 해당 문건이 사찰인지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그 ‘목적’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차호동 대구지검 검사는 27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해외 대형법률정보 사이트에서 구매할 수 있는 정보를 게시했다. 한 미국 판사의 성격과 품행, 평가 등이 내용에 담겼다. 차 검사는 “공소유지와 무관한 경찰, 국정원 등이 법관의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것과 공소유지 당사자인 검사가 법관의 정보를 취합·분석하는 것은 논의의 평면과 차원 자체가 다르다”고 지적했다.
 
공판 업무 매뉴얼에는 재판부별 성향과 진행 방식에 차이가 있을 수 있는 만큼 특성을 파악해 적절히 대처해야 한다고 적혀 있다. 이를 위해 판사의 스타일과 선호 성향을 파악하는 것이고, 이는 특정인에게 불이익을 주기 위한 목적의 사찰과는 다르다는 것이 검찰 쪽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홍승욱 대전지검 천안지청장은 “코치가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심판의 경력과 경기 운영방식, 스트라이크 존 인정 성향, 선수들 세평 등을 분석해서 감독에게 보고하고 선수들과 공유하면 심판에 대한 불법사찰이 되는 무서운 세상”이라고 말했다. 윤 총장 측이 전날 공개한 문건에는 판사들의 출신 학교 및 주요 판결, 세평 등이 기록됐다. 대구지검 소속 평검사도 “법무부 역시 국제분쟁 중재인들과 관련, 비슷한 문건을 만든 적이 있다”면서 “미국에서도 그렇듯 소송 당사자로서 재판부 관련 문건을 만드는 건 지극히 정상적”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국제분쟁 사건 중재판정부는 변호사와 교수 등 자격을 가진 자로 일회적으로 구성되고, 구성 방식도 국내 형사소송 재판부와는 전혀 다르다”고 직접 반박했다. 추 장관은 “검사들이 이번 판사 불법사찰 문건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고 당연시하는 듯한 태도를 보고 또 다른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적법성을 떠나 문건 자체를 비판하는 판사들도  있다. 장창국(53·32기) 제주지법 부장판사는 지난 25일 법원 내부 통신망에 “검사가 증거로 재판할 생각을 해야지 재판부 성향을 이용해 유죄 판결을 만들어내겠다는 것은 재판부 머리 위에 있겠다는 말과 같다”는 글을 올렸다. 여기에는 “어떠한 형태로든 검찰이 법관에 대한 정보를 수집·보관·보고하는 것이 적법성을 떠나 과연 정당한 일인가 큰 우려를 가질 수밖에 없다”는 댓글이 달렸다.
 
김민상·나운채·김수민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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