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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클로 벗고 탑텐·스파오 입어…약진하는 토종 SPA

서울 명동의 스파오 매장. 스파오의 지난해 매출은 3200억원이었고, 올해 350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서울 명동의 스파오 매장. 스파오의 지난해 매출은 3200억원이었고, 올해 350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국내 패션 시장점유율 1위 이랜드그룹은 지난 17일 ‘로엠’ 등 6개 여성복 브랜드를 운영하는 전담 사업부를 독립 법인으로 만든 다음 매각한다고 밝혔다. 이들 브랜드의 지난해 총 매출만 약 3000억원으로 업계 최고 수준이었다. 그럼에도 매각하는 이유는 이 회사가 보유한 제조·유통 일괄형 패션(SPA) 브랜드 ‘스파오’에 더 투자할 여력을 만들기 위해서다. 2015년 약 2400억원이었던 스파오 매출은 지난해 3200억원으로 증가했고, 올해는 3500억원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으로 스파오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 10년 내 연매출 3조원짜리 브랜드로 키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재팬’ 덕에 국산 브랜드 급성장
1위 유니클로 불매운동으로 비틀
자라·H&M은 뻔한 디자인 피로감

코로나에도 패스트패션 수요 회복
가격 거품 덜한 신토불이 옷 인기

스파오를 비롯한 토종 SPA 브랜드가 인기를 얻으면서 국내 패션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 부문의 ‘에잇세컨즈’, 신성통상의 ‘탑텐’ 등도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탑텐의 경우 지난해 매출이 약 3400억원으로 전년보다 36% 증가하면서 스파오를 제쳤다. 두 브랜드 역시 올해 매출이 더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크게 두 가지 배경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하나는 국내 SPA 브랜드 시장에서 부동의 1위인 일본 ‘유니클로’의 질주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대대적 불매 운동으로 멈춘 데 따른 반사이익이다. 국내에서 연매출 1조원 이상을 기록하면서 2조원 달성까지 바라보던 유니클로는 지난해 매출이 약 9750억원(전년 대비 31% 감소)에 머물렀고 적자 전환(영업손실 20억원)했다. 그 대체재 수요를 토종 SPA 브랜드가 파고들고 있다. 예컨대 탑텐이 만드는 겨울용 발열내의 ‘온에어’와 여름용 인견내의 ‘쿨에어’는 각각 국내에서 인기 많던 유니클로 ‘히트텍’과 ‘에어리즘’의 대체재로 입소문이 나면서 매출이 급증했다.
 
다른 하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에 따른 반사이익이다. 코로나19 탓에 외출·치장이 줄면서 전반적인 패션 시장은 위축된 반면, SPA 브랜드 수요는 회복되고 있다. 국내 SPA 브랜드 시장 규모는 지난 2006년 2000억원에서 2010년 1조2000억, 2014년 3조4000억, 2018년 5조원으로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급성장했다.  
 
해외에선 통상 ‘패스트패션’이라 칭하는 SPA 브랜드는 디자인 등 기획부터 생산과 제조, 유통과 판매까지 모든 과정을 하나의 기업이 맡는다. 이 때문에 따로 제조·유통되는 일반 의류에 비해 가격 경쟁력으로 우위를 점할뿐더러, 최신 트렌드를 빠르게 반영하거나 유행이 지난 디자인도 빠르게 교체할 수 있는 이점을 지닌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이에 소비에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중시하는 밀레니얼(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세대를 사로잡고 세계 패션 산업의 대세로 부상할 수 있었다. 2018년 세계 패스트패션 시장 규모는 350억 달러(약 39조원)에 이르렀다. 유니클로 외에도 스페인의 자라, 스웨덴의 H&M 등이 인기를 끌었다. 그러다가 지난해 미국의 인기 SPA 브랜드 ‘포에버21’이 경영난으로 파산을 신청하고, 자라·H&M 등의 오프라인 신규 매장 확대나 실적 성장도 둔화되면서 정체기를 맞은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이런 일부 대형 SPA 브랜드의 획일적 디자인 위주로 시장이 형성된 데 따른 피로감, 경기 불황에 따른 패션 시장 전반의 소비심리 위축 등이 원인으로 지적됐다.
 
하지만 올 들어 코로나19 때문에 재택근무 등의 비대면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외출복 수요와 달리 내의 등 일상복 수요는 오히려 증가했다. SPA 브랜드가 강점을 지닌 분야다. 여기에 실내 운동이나 사람 접촉을 최소화한 등산·캠핑이 인기를 끌면서 일상복 느낌의 가벼운 스포츠웨어 ‘애슬레저(애슬레틱+레저)’도 인기다. SPA 브랜드가 많이 만드는 일명 ‘후리스(fleece)’나 레깅스가 대표적이다. 한국패션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15년 1조5000억원이던 국내 애슬레저 시장 규모는 올해 3조원으로 커질 것으로 추산된다.
 
토종 SPA 브랜드는 이렇게 달라진 시장을 글로벌 브랜드에 비해서도 제대로 공략하고 있다는 평가다. 스파오는 지난 2월 레깅스 등 40종으로 구성된 ‘액티브’ 라인을, 탑텐은 같은 달 요가·필라테스용 ‘밸런스’ 라인을 각각 새로 선보이면서 애슬레저 라인업 강화에 힘썼다. 이들은 비대면 온라인 쇼핑 시장 공략의 중요성이 커진 것에도 빠르게 대응하고 나섰다. 그 결과 에잇세컨즈는 올 1월부터 이달 현재까지 온라인 누적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약 26% 증가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코로나19 여파로 일부 명품 외에는 가성비를 더 깐깐하게 따져보는 소비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가격 거품이 상대적으로 덜하면서 한국인 체형에 잘 맞는 사이즈 등으로 무장한 토종 SPA 브랜드의 인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창균 기자 smi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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