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오브라이언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코로나19 유행 속 나흘 간 동남아 2개국을 방문했다. [AP=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11/27/ea20b444-ec66-4c58-ad29-2197d99b1912.jpg)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코로나19 유행 속 나흘 간 동남아 2개국을 방문했다. [AP=연합뉴스]
오브라이언 보좌관 등 미국 대표단은 미·베트남 수교 25주년을 맞아 20일부터 이틀간 일정으로 베트남 하노이를 방문했다. 이때 미 대표단을 맞이한 베트남 측은 과하다 싶은 수준의 방역 시스템을 가동했다고 한다. 미 대표단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보호 장비를 착용한 관계자들 앞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또 베트남 측은 대표단이 머무는 공간을 호텔 한 층으로 제한하고, 룸서비스 식사는 호텔 방 문 앞에 남겨두고 갔다. 미 대표단이 타고 온 비행기와 승무원들은 베트남이 아닌 태국에 머물게 했다.
블룸버그는 “베트남 당국자들이 오브라이언 보좌관 일행을 '인간 세균배양 접시(human petri dish)'로 여긴 것”이라고 풀이했다.
미 대표단에 강력한 방역 수칙을 요구한 건 필리핀도 마찬가지였다. 베트남만큼 엄격하지는 않았지만, 오브라이언 보좌관 팀이 실내 공공장소에 머물 땐 필리핀 정부의 방역수칙에 따라 마스크 위에 플라스틱 안면 보호대를 이중으로 착용하라고 요구했다.
베트남과 필리핀 당국이 긴장한 건 백악관에서 대거 확진자가 나온 탓이다. 실제 미 대표단과 비행기에 동승한 승무원 한 명도 베트남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참모 2명 등이 필리핀 마닐라 호텔에 격리됐고, 미 대표단은 이들을 남겨둔 채 미국으로 돌아왔다. 이후 또 다른 승무원 2명이 추가로 확진됐다고 NSC 측은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로버트 오브라이언 국가안보보좌관. [AP=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11/27/d8614199-38d7-4567-9d93-dc1173380cb7.jpg)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로버트 오브라이언 국가안보보좌관. [AP=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일례로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이후 백악관 집무실 회의에서 “이번 대선 결과를 뒤집지 못할 경우 2024년 대선에 출마할 계획”이라고 말했는데, 오브라이언 보좌관이 “우리는 당신과 100% 함께하겠다. 이 방에 있는 모든 사람이 같은 생각일 것”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반면 차기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아무 말 없이 미소만 지었다고 한다.
이런 행보에 그가 트럼프의 후계자 자리를 노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고 한다. 하지만 이에 대해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나는 현재 내 직책에 만족한다. 이 자리에서 물러나면 민간인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