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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모닝글로리, 잘 나갈수록 욕 먹는 이유

2008년 설립, 2015년 상하이거래소 상장. 중국 문구업계 1위 천광(晨光文具 603899.SH)의 이력이다. 증시 상장 이후로 회사 실적과 주가 모두 꾸준히 상승 중이다. 2019년 기준 연매출 111억 4100만 위안, 순이익 10억 위안을 돌파했다. 시가총액은 2020년 10월 말 현재 750억 위안을 웃돈다. 그러나 천광이 잘 나갈수록 비판의 목소리는 높아지고 있다. 소비자들의 불만은 ‘표절’과 ‘품질’에 집중된다.
[사진 신랑차이징]

[사진 신랑차이징]

 

中 문구업계 1위 '천광문구' 매출 고공행진
'저품질' '표절' 관련한 소비자 고발 이어져

천광의 가장 큰 경쟁력은 제품 종류가 다양하고, 끊임없이 신제품을 선보인다는 점이다. 통계에 따르면, 천광은 연간 신제품 1000종을 출시하며, 소매점에서 취급하는 제품은 1만 종에 달한다. 문제는 이 많은 신제품이 ‘모방’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이다.  
 
쉽게는 PILOT과 같은 필기구에서부터 무지(무인양품) 제품 등 시장에서 인기인 제품이라면 모두 천광의 ‘벤치마킹’ 대상이 된다. (아래 사진 참조)
[사진 텅쉰왕]

[사진 텅쉰왕]

[사진 텅쉰왕]

[사진 텅쉰왕]

 
사실 천광의 ‘모방’ 역사는 회사 설립 시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창시자 천후슝(陈湖雄)은 원래 일본과 한국 제품을 취급하는 문구 대리상이었다. 그래서 설립 당시에는 회사 이름도 ‘중한천광문구(中韩晨光文具)’로 지었다.(나중에 ‘중한’을 빼고 ‘천광’만 남겼다) 브랜드 로고도 M&G로 지었다. 한국의 문구 브랜드 모닝글로리(Moring Glory)를 연상시켰다. 
[사진 텅쉰왕]

[사진 텅쉰왕]

 
물론 천광의 제품이 모두 베끼기만 한 것은 아니다. 디자인과 기술 연구를 통해서도 경쟁력을 확보했다. 하지만, 회사의 연구개발비가 총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4%에 그친다. 연구, 기술직 직원수도 전체의 8%에 불과하다. 이 정도 투자로 매년 1000개 신제품을 오롯이(모방 없이) 출시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중국 매체 텅쉰왕(腾讯网)은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광의 ‘모방’은 성공의 어머니가 됐다. 소규모 업체들이 난립하는 중국 문구 시장에서 승기를 잡았다. 현재 중국 문구업계 3대 브랜드이며, 시장 점유율도 7%로 높은 수치는 아니지만 다른 업체들보다는 앞선다.
중국 문구 시장 경쟁 판도 [사진 텅쉰왕]

중국 문구 시장 경쟁 판도 [사진 텅쉰왕]

 
2011년을 기점으로 매출도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당초 15억 위안에서 111억 위안으로 증가했고, 순이익은 10억 위안을 넘어섰다. 최근 3년 간 천광의 주가도 약 400% 올랐다. 소비자로부터 욕은 먹고 있지만 매출, 주가 상승은 지속되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천광원쥐 실적 데이터 [사진 텅쉰왕]

천광원쥐 실적 데이터 [사진 텅쉰왕]

 
천광이 이처럼 성공할 수 있었던 핵심 경쟁력으로는 ‘판로 구축’도 빼놓을 수 없다. 중국 거리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천광 문구’ 간판. 그러나 사실상 이들이 전부 천광의 정식 가맹점인 것은 아니다. 천광은 문구점 점주의 매장 리모델링을 돕고, 운영 훈련 등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대신 매장 간판에 천광의 로고를 사용하도록 했다. 대다수의 소규모 문구점 주인들은 이 방식에 동의했고, 결과적으로 천광은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
 
이런 식으로 판로를 늘려 나간 결과, 2019년 기준 천광과 거래하는 소매점의 수는 8만 5000곳까지 늘었다.  
 
‘짝퉁’에 기생해 성장한 천광이지만, 앞으로 더 몸집이 커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중국 문구 시장의 성장 전망이 밝은 덕분이다. 문구 산업의 배후에는 방대한 교육 시장이 있다. 2012-2021년 중국 교육 시장 규모는 약 1조 7000억 위안에서 약 3조 7000억 위안으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문구 시장 역시 동반 성장할 것이라는 얘기다.
중국 기초 교육 시장 규모 추이 [사진 텅쉰왕]

중국 기초 교육 시장 규모 추이 [사진 텅쉰왕]

 
첸잔산업연구원(前瞻产业研究院)은, 향후 몇 년 간 중국 문구업계는 제품 및 소비구조 업그레이드를 통해 시장 규모가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는 2024년, 중국 문구 시장 규모는 240억 달러로 관측된다.
 
그러나 천광이 짝퉁 이미지와 제품 품질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올해 상반기, 천광은 소비자 불만으로 검색어에 오르내리는 악명 높은 브랜드였다. “빨리 마른다는 천광의 중성펜으로 번지지 않는다는 천광의 종이에 글을 써보니, 어김없이 잉크가 번졌다”는 네티즌의 제보가 나오자, 천광 제품의 품질에 대한 대중의 불만이 속출했다. 외관은 감쪽같이 베낄 수 있지만, 그 성능까지는 완벽하게 따라할 수 없었던 탓이다.
문구 브랜드 투표 랭킹 [사진 텅쉰왕]

문구 브랜드 투표 랭킹 [사진 텅쉰왕]

 
마이거우왕(买购网)이 진행한 2019-2020년 문구 용품 브랜드 랭킹 투표 결과에서, 천광은 4위에 그쳤다. 시장 점유율과 매출에 비해 브랜드 평판은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뿐만 아니라, 진입장벽이 비교적 낮은 문구 업종 특성상 천광의 경쟁자들이 끊임없이 생겨나고 있다. 해외 유명 문구 브랜드의 소비자가가 저렴해진 것도 천광에게는 위험 요인이다. 모방으로 업계 1위까지 꿰찬 천광은 그 왕좌를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을까. 귀추가 주목된다.
 
 
차이나랩 홍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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