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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월 만에 광주 법정 서는 전두환…명예훼손 사건 30일 1심 선고

광주지법, 30일 사자 명예훼손 1심 선고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89) 전 대통령 측이 오는 30일 광주지법에서 열리는 1심 선고공판 때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일각에서는 건강악화설이 제기돼 재판 참석이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있었지만, 자신의 재판 결과를 직접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선고 공판 출석 의무…지난해 첫 출석 이어 세번째

 광주지법 형사8단독 김정훈 부장판사는 오는 30일 오후 2시 광주지법 201호 형사대법정에서 전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을 연다. 전 전 대통령 측 변호인 정주교 변호사는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전 전 대통령은 30일 공판에 당연히 참석한다”며 “본인이 (광주에서 열리는) 재판에 가겠다는 의지가 확실하다”고 말했다.
 
 전 전 대통령은 2017년 4월 자신의 회고록을 통해 1980년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이 광주 시민을 향해 헬기 사격을 했었다고 주장해 온 조 신부를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주장했다가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됐다. 1심 판결까지 3년 7개월이 걸렸다.
 
 피고인은 형사소송법 규칙에 따라 본인 확인을 위한 인정심문과 선고 재판에 출석해야 한다. 피고인 신분인 전 전 대통령은 지난해 3월 11일 처음으로 자신의 재판에 출석한 뒤 지난 4월 27일 재판부 변경 때문에 두 번째로 출석했었다.
 

“헬기 사격 없었다” 주장 유지할 듯 

전두환 전 대통령이 지난 4월 27일 광주지법에 출두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전두환 전 대통령이 지난 4월 27일 광주지법에 출두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전 전 대통령 측은 두 차례 출석을 제외하고 나머지 재판에는 알츠하이머 등 지병을 이유로 불출석해 왔다. 하지만 선고 공판 출석은 법률에 따른 절차이기 때문에 당연히 출석하겠다는 입장이다.
 
 전 전 대통령은 선고 전망과 관련해선 별다른 의견 제시가 없었다는 게 변호인의 설명이다. 정 변호사는 “(전 전 대통령이) 재판 내용을 잘 모르기 때문에 많은 대화는 못 했다”며 “본인이 1980년 5월 당시 광주의 상황을 모르기 때문에 당시 어떻게 하셨느냐는 질문도 할 수 없는 것”이라고 전했다.
 
 재판의 최대 쟁점은 1980년 5월에 광주에서 헬기 사격이 있었는지 여부다. 사자 명예훼손 혐의는 허위 사실로 고인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점이 인정돼야 유죄가 성립되기 때문이다.
 

검찰 “유죄 입증 충분” 1년 6개월 구형

전두환 전 대통령의 변호인 정주교 변호사가 지난 7월 20일 광주지법에서 열리는 사자명예훼손 재판에 앞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전두환 전 대통령의 변호인 정주교 변호사가 지난 7월 20일 광주지법에서 열리는 사자명예훼손 재판에 앞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전 전 대통령은 지난 4월 재판에 출석했을 당시 “(5·18 때) 헬기 사격을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5·18) 당시에 헬기에서 사격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완강히 부인했었다.
 
 이에 검찰은 지난달 열린 결심공판에서 “역사적 아픔을 기억하는 사람들을 조롱했다”며 전 전 대통령에 대해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구형했다. 검찰 측은 헬기 사격 목격자 진술과 국방부 5·18 특별조사위원회 조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전일빌딩 탄흔 감정 결과 등을 근거로 유죄가 충분히 입증된다는 입장이다.
 
 반면 전 전 대통령 측은 향후 선고 결과가 어떻게 될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도 “무죄를 입증하기 위한 근거는 모두 제출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변호인, 450쪽 변론서 제출로 ‘맞불’

전두환 전 대통령이 광주지법에 출석한 지난 4월 27일 광주지법 앞에서 오월 어머니회 회원들이 동상을 때리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전두환 전 대통령이 광주지법에 출석한 지난 4월 27일 광주지법 앞에서 오월 어머니회 회원들이 동상을 때리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정 변호사는 “재판 결과가 나오기 전까진 어떤 이야기도 할 수 없다”면서도 “이번 재판과 관련해 검찰이 주장한 증거와 제가 새로 발견한 내용을 토대로 (헬기 사격이 없었다는) 변론서 450쪽을 제출했는데 이것을 보면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5·18 단체들은 “5·18을 일으키고도 사죄 없이 헬기 사격을 부정한 전 전 대통령에게 책임을 묻기 위해서라도 실형이 선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신의 죄를 뉘우치기보다 회고록으로 조비오 신부의 유족뿐만 아니라 광주시민을 모욕했다는 취지다.
 
 5·18 단체들은 지난 25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전두환이 이번 재판에서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지 않을까 일말의 기대가 있었지만, 참담하게 무너졌다”며 “대법원은 1997년 전두환을 내란 및 내란목적살인죄로 무기징역을 선고한 바 있다. 과거 현명한 사법부의 판단이 오늘날도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했다.
 

5·18 단체와 유족 “엄벌로 정의 세워야”

전두환씨의 사자명예훼손 혐의 재판 공판기일이 열린 6월 22일 오후 광주 동구 광주지방법원 앞에서 고 조비오 신부 조카 조영대 신부가 법원에 들어가기 앞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전두환씨의 사자명예훼손 혐의 재판 공판기일이 열린 6월 22일 오후 광주 동구 광주지방법원 앞에서 고 조비오 신부 조카 조영대 신부가 법원에 들어가기 앞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5·18 단체 변호인인 김정호 변호사는 “국과수 감정을 받은 전일빌딩에 남은 헬기 사격 탄흔이나 조비오 신부 외에 다수의 헬기 사격 목격자, 무장헬기 출동 사실이 있기 때문에 법정에서 유죄를 입증할 증거는 충분하다”며 “앞으로 남은 과제는 전두환이 헬기 사격 사실을 알고도 회고록을 작성했는지 고의 혹은 과실 여부를 따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광역시=진창일 기자 jin.cha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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